학교 야간 자율학습 시간.

몇몇 빈자리가 보인다.

야간 자율학습을 이용해 학원에 간 학생들의 자리다.

야자가 끝난 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등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생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집이 아니라 학원이다.

우리나라의 사교육비는 연간 20조에 육박하고 있으며, 입시학원만 3만여개가 넘는다.

이러한 사교육 과열화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학원비 경감 종합대책을 지시했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서 사교육을 그만두겠다는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ㅅ고등학교 A양은 "어차피 규제를 해도 학원들은 다 운영을 하는 데다 규제를 하면 오히려 학원비가 더 오른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학원이 정부 규제에 대한 위험성을 학생들에게 전가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왜 이렇게 많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학원을 찾는 것일까?

그 답은 현행 입시제도에 있다.

정부는 학원비 규제를 하면서도 국제중학교 설립 추진, 고교 등급제, 영어 몰입교육 등을 통해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학원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으면서도 사교육을 줄이려는 정책을 편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순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의 목적이 '대학 입시'에 맞춰져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우리나라의 입시제도 하에서는 모든 학생들을 1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기를 시킬 수밖에 없다.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기르기보다도 성적표에 찍혀 나오는 숫자에 급급한 것이 현재의 학교 모습이다.

B양은 "학원을 가면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도 배울 수 있고 미리 예습을 하고 학교 수업을 받을 수 있어서 성적이 빨리 오르기 때문에 학원에 다닌다. 또 다른 친구들은 학원을 다니는 데 혼자 다니지 않으면 성적이 떨어질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결국 사교육이 이토록 과열된 것은 획일화된 입시제도와 그 입시제도를 공고히 받쳐주어야 할 공교육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교육에 대한 가장 지속적이고도 확실한 대책은 사교육비의 규제가 아니라 공교육의 내실화라고 할 수 있다.

공교육이 바로 서면 사교육 현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을 공교육 쪽으로 돌려세울 수 있을 것이다.

공교육의 내실화를 기하는 정부의 정책을 기대해 본다.

전효빈 생글기자(전주상산고 1년) bingo7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