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에서도 수리적 이해 묻는 논제 나올 것이다"

언어의 귀재이든,외국어라고는 전혀 경험한 적이 없는 이건 누구나 최소 두 가지의 언어를 사용한다.

하나는 모국어이고,또 다른 하나는 숫자와 도식이다.

수식 또한 하나의 언어이다.

그를 매개로 사고하고 교류하기 때문이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이전부터 깨우치고 활용하는 언어가 바로 수학적 언어이다.

기초적인 셈을 배우고,주위의 사물을 계량하는 순간부터 이미 수학적 언어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논술 시험은 대학에서의 수학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며 지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목적이 있다.

대학에서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전공을 막론하고 수학적 언어를 재주껏 다뤄 외부의 지식을 흡수하고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표현해야 한다.

그래서 대입 논제들은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 매개 수단이 되는 한국어(물론 한국어가 기본이지만 세계 공용어의 지위를 얻은 영어 지문도 슬슬 재등장하는 추세이다)와 수식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

고려대 또한 '통합논술'이라는 기치에 맞게 '수리적 이해'를 테스트하는 논제를 출제하고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고려대학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이 '수리' 논술이 아니라 '수리적 이해'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논술 시험을 출제한다는 것이다.

공식을 암기하거나 복잡한 배경 지식이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수리적 이해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한다.

그러나 문과를 선택한 학생들은 숫자와 도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수학이 싫어서 문과에 갔다는 학생 여럿 보았다),뭔가 수식이 등장하기만 하면 잔뜩 긴장하거나 골치가 아파서 문제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는 학생이 상당수 있다.

어떤 학생들은 간혹 수리적 이해를 요구하는 논제 답안을 백지로 제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국어인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수학적 언어 또한 어릴 때부터 매일 접하고 사용해온 언어이니 만큼 당황하지 말고 차근차근하게 논제에 접근하면 된다.

대부분의 수리적 논제는 기본적인 소양을 묻는 문제이므로 정확히 읽기만 해도 거의 다 풀린다.

그러면 제시문 (라)에서 설정한 조건에 따라 논제의 요구를 충족시켜 보자.

논제 3은 두 가지 요구 사항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1) 제시문에 근거하여 사회 구성이 일정하게 유지될 일반적 조건을 서술하고,그 다음 (2) 제시문에서 기술된 특정한 경우에 사회 구성을 일정하게 유지할 p와 s의 관계를 설명해야 한다.

우선 (1)의 요구사항,사회 구성이 일정하게 유지될 일반적 조건에 해당하는 풀이에 들어가자.

설문에 의하면,혁신가의 보수의 기댓값이 모방자의 보수의 기댓값보다 크면,모방자 중 일부는 혁신가로 변한다.

즉,혁신가의 수는 늘어나고 모방자의 수는 줄어든다.

반대로 혁신가의 보수의 기댓값이 모방자의 보수의 기댓값보다 작으면,혁신가 중 일부는 모방자로 변한다.

즉,혁신가의 수는 줄어들고 모방자의 수는 늘어난다.

따라서 혁신가의 보수의 기댓값과 모방자의 보수의 기댓값이 같다면 두 그룹 간의 상호 '변이'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두 그룹의 기댓값이 동일할 경우 구 그룹의 비율,다시 말해 사회 구성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 다음 (2)의 요구사항,제시문과 같은 특정 경우에 사회 구성이 일정하게 유지될 p와 s의 관계를 구해야 한다.

혁신가의 보수의 기댓값과 모방자의 보수의 기댓값이 같기 위해서 p와 s가 어떤 관계를 만족시켜야 하는지를 구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 중 혁신가의 비율이 p이며,설문에 따르면 혁신가가 아니면 무조건 모방자이므로,모방자의 비율은 혁신가의 여집합에 해당하는 1-p이다.

값 s는 혁신가이건 모방자이건 자신과 동일한 유형의 사람과 짝을 맺을 확률이며,값 1-s는 혁신가이든 모방자이든 무작위로 누군가와 짝을 맺을 확률이다.

이 무작위 비율 중에는 자신과 동일한 유형과 짝을 맺는 경우와 자신과 반대인 유형과 짝을 맺는 경우,두 가지 경우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우선 혁신가와 모방자가 무작위로 짝을 맺게 되는 경우에 대해서 산출하자.

혁신가가 다른 혁신가와 만날 확률 또는 모방자와 만날 확률은 혁신가와 모방자의 비율인 p와 1- p에 의해 결정이 된다.

혁신가가 다른 혁신가를 만날 확률은 p이고,반대 유형인 모방자와 만날 확률은 1- p이다.

그리고 각각의 경우 보수는 모두 1의 값을 가진다.

그러므로 혁신가가 무작위로 누군가와 만나는 경우에 있어 보수의 기댓값은,

p × 1 + (1 - p) × 1 이다. …… ①

이와 같은 맥락에서 모방자가 무작위로 누군가와 만나는 경우에 있어서의 보수 기댓값은,

p × 2 + (1 - p) ×0 이다. …… ②

모방자는 혁신가를 만날 경우 2의 보수를,다른 모방자와 만날 경우 0의 보수를 얻는다.

두 경우 기댓값이 같기 위해서는 ①과 ②가 같다고 등식에 넣고 p에 관한 일차방정식을 풀어 p의 값을 구하면 된다.

또한 설문의 문제에는 s라는 별개의 확률 변수가 나타나 있다.

값 s는 혁신가 내지 모방자가 자신과 같은 유형의 사람과 확실히 짝을 맺을 확률이다.

우선 혁신가의 경우를 따지면 경우의 수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혁신가는 확실히 다른 혁신가와 만나거나 아니면 무작위로 다른 혁신가와 만나거나 모방자와 만나게 된다.

혁신가가 확실히 다른 혁신가와 만날 확률은 p × s 이다.

혁신가가 무작위로 누군가와 만날 확률은 s의 여집합에 해당하는 값을 도입한,p × (1 - s)이다.

여기에는 혁신가가 다른 혁신가와 만나는 경우와 모방자와 만나는 경우가 포함되어 있다.

혁신가가 무작위로 만나는 경우에 대해서 기댓값을 구하면 다음과 같다.

p × 1 + (1 - p) × 1 …… ①

단, 혁신가가 무작위로 누군가와 만나는 경우 하에서의 사건이므로 ①의 값에다 혁신가가 무작위로 누군가와 만날 확률인 p × (1 - s)를 곱해 주어야 한다.

즉,혁신가가 무작위로 누군가와 만나는 경우의 보수의 기댓값은,p(1 - s)p × 1 + p(1 - s)(1 - p) × 1 이다.

여기에 혁신가가 확실히 다른 혁신가와 만나는 경우의 보수의 기댓값을 더해준다.

최종적으로 혁신가가 확실히 혹은 무작위로 누군가와 만나는 경우의 보수의 기댓값은 다음과 같다.

① ps × 1 + ② p(1 - s)p × 1 + p(1 - s)(1 - p) × 1

① 확실히 혁신가가 다른 혁신가와 만나는 경우의 보수의 기댓값

② 무작위로 혁신가가 다른 혁신가와 만나거나 모방자와 만나는 경우의 보수의 기댓값

모방자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다만,모방자는 혁신가와 만나면 2의 보수를 얻고,다른 모방자와 만나면 0의 보수를 얻는다는 점은 혁신가의 경우와는 다르다.

모방자의 경우에도 경우의 수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모방자는 확실히 다른 모방자와 만나거나 아니면 무작위로 혁신가를 만나거나 다른 모방자와 만나게 된다.

① (1 - p)s × 0 + ② (1 - p)(1 - s)p × 2 + (1 - p)(1 - s)(1 - p) × 0

① 확실히 모방자가 다른 모방자와 만나는 경우의 보수의 기댓값

② 무작위로 모방자가 혁신가와 만나거나 다른 모방자와 만나는 경우의 보수의 기댓값

따라서,

혁신가의 보수의 기댓값은 ps × 1 + p(1 - s)p × 1 + p(1 - s)(1 - p) × 1 = p이고,

모방자의 보수의 기댓값은 (1 - p)s × 0 + (1 - p)(1 - s)p × 2 + (1 - p)(1 - s)(1 - p) × 0 = (1 - p)(1 - s)p × 2 이다.

두 경우의 기댓값이 같을 때 p와 s의 관계를 구해야 하므로 p = 2(1 - p)(1 - s)p의 p에 관한 이차방정식을 풀면 된다.

다만 값 p와 s는 확률 수치이기 때문에 0 이상,1 이하의 값을 가져야 한다.

p와 s의 크기는 0 < p < 1,0 < s < 1임을 유의해야 한다.

자,이렇듯 3번 논제에 접근하면 된다.

고려대학교는 2009학년도 수시 논술과 정시 논술에 있어서도 2009학년도 모의논술을 존중하는 논제를 출제한다고 하니,실전에 있어서도 수리적 이해를 묻는 논제가 등장할 것이다.

작년에도 '수리적 이해'를 가늠하기 위한 논제가 수시와 정시에서 모두 출제되었다.

2008학년도의 '수리적 이해' 논제 문항은 다음과 같다.

<2008 수시 3번 문항>

[논술 기출문제 풀이] 고려대학교 2009 모의논술(인문계) 논제 3번 해제
논제3.

<표>에 나타난 보건 및 사회복지 사업 종사자 수의 추이를 한국 사회의 변화와 관련하여 설명하시오.

그리고 제시문들을 참고하여 이들 종사자들의 사회적 삶에 관해 논하시오. (40점)

→ 2009학년도 모의논술이 구체적인 산술 과정을 요했던 것과는 달리,2008학년도 수시의 3번 문항은 도표의 특징을 읽고 그 이면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는 문제였다.

도표는 산업별 종사자 수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 표를 통해 1·2·3차 산업구조의 전반적인 변화 추세를 파악하고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지 설명하면 된다.

그리고 '돌봄 노동'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보건 및 사회복지 사업 종사자들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점을 논술해야 한다.

즉,수험생이 사회변동의 원인을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종사자들의 구체적인 사회 경험을 추론하는 능력을 구비하는지 평가하기 위한 문항이었다.

<2008 수시 4번 문항>

[논술 기출문제 풀이] 고려대학교 2009 모의논술(인문계) 논제 3번 해제
설문 ; 한국인들의 사회적 신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아래와 같은 두 개의 질문을 하였다.

질문 1.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질문 2. 사람을 고용할 때,친구나 친척보다는 모르더라도 유능한 사람을 선택하겠습니까?

위의 질문들에 대한 응답을 바탕으로 사회적 신뢰 유형을 <표 1>과 같이 나누고,이에 따라 신뢰와 소득 간의 관계를 <표 2>와 같이 정리하였다.

3번 논제.

제시문 (4)의 <표 2>에서 유형 Ⅰ과 유형 Ⅳ의 특징을 각각 설명하고,두 유형 간의 차이에 내포된 의미를 해석하시오.

그리고 제시문들을 참조하여 한국 사회의 불신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술하시오. (40점)

→ 2008학년도의 3번 논제는 수험생들의 논리적 사고 능력 및 통계적 자료의 해석 능력을 측정하고,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견해를 전개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3번 논제의 두 가지 요구사항 가운데 우선 첫 번째 요구에 답하기 위해서는 도표를 꼼꼼하게 읽고,신뢰유형 Ⅰ과 Ⅳ가 각각 무엇을 의미하며 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각 유형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에 대해 분석해야 한 뒤,상이한 성격을 가진 유형 Ⅰ과 Ⅳ를 비교하여 한국사회의 신뢰 구조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또한 두 번째로는,제시문들을 적절히 참조하여 한국사회에 만연한 불신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체계적이고 설득력 있게 정리하여야 한다.

홍보람 s.논술 선임연구원 nikebbr@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