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인덱스 파생펀드, 주가 하락에 베팅…연 수익률 39%도
증시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작년 11월을 고점으로 코스피지수는 연일 내리막이다.
1500선이 마지노선이라고 했던 증권사들은 이제 1300선에서 맴돌고 있는 지수를 보고 저점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국내 상황만은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번졌다.
이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월스트리트(금융시장)만의 문제가 아닌 메인 스트리트(실물 경제)의 문제로 전이되고 있다.
이 같은 조짐에 뉴욕증시는 4년 만에 심리적인 지지선인 1만선 아래로 떨어졌으며, 아이슬란드는 국가 부도 위기에 놓였다.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는 하루에도 10% 이상씩 주가가 빠지는 상황도 연출된다.
증시 전문가들이 증시 하락세 진정에 대해 "아직 멀었다"고 말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에 따라 주식투자와 펀드 가입으로 주식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대다수의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의 손실폭도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서만 주식시장에서 104조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보유주식 시가총액은 62조7000억원 이상 줄었고, 주식형펀드에서도 41조5000억원 정도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 증시 폭락에도 수익을 내는 펀드
이같이 전 세계적인 증시 폭락세에도 수익을 내는 펀드가 있다.
채권형펀드나 오피스빌딩을 매입하는 부동산펀드가 아니라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그렇다는 말이다.
HI자산운용의 'CJ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의 이달 1일 기준 1년 수익률은 39.78%에 달한다.
국내 모든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이 펀드에 1000만원을 넣은 투자자는 397만원을 수익금으로 챙기게 된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5.61% 하락했고, 608개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도 -24.31%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65.39%의 초과 수익을 낸 셈이다.
이러한 펀드가 국내에는 '하나UBS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K'와 '삼성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 '한국부자아빠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A' 등 8개가 현재 운용 중이다.
이 중 1년 수익률이 30%를 넘는 것은 총 6개에 달한다.
나머지 2개 펀드도 1년 수익률이 26%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니 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30% 정도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펀드 이름에 정답이 나와 있다.
일단 인덱스펀드라는 말의 뜻을 알 필요가 있다.
인덱스펀드란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와 달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00개의 우량주를 구성해 만든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해 증시 상승폭과 수익률을 같이하는 펀드다.
시중에 팔고 있는 8개 펀드의 이름엔 '인덱스'라는 말과 함께 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는 '리버스(reverse)'도 붙어 있다.
리버스인덱스펀드라는 말은 지수에 투자해서 시장 수익률만큼의 수익을 내는 펀드인데, 반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증시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고,상승하면 손실이 나는 구조라는 얘기다.
⊙ 증시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
리버스인덱스파생펀드의 투자처는 지수선물과 풋옵션이다.
지수선물이란 코스피200지수(증시라고 판단해도 무방)의 미래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이 지수가 오를 것 같으면 지수선물을 매수하면 되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매도하면 된다.
선물은 현재 보유하지 않고 있어도 미리 팔아놓고 미래의 정해진 날(통상 3·6·9·12월 둘째주 목요일)까지 사서 갚으면 된다.
따라서 증시가 향후 하락하게 되면 미리 매도(판) 가격보다 떨어진 가격에 되사는(매수) 것이어서 그만큼 수익을 낸다.
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은 이 지수선물을 매도하면서 증시가 하락하는 데 베팅을 하는 것이다.
또 지수선물을 사고팔 수 있는 계약인 옵션도 투자 대상이다.
다만 증시가 상승할 경우 이익이 나는 콜옵션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증시가 하락해야 수익을 내는 풋옵션에 투자한다.
리버스인덱스파생펀드는 이 두 가지 상품에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의 60% 이상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시장의 급등락에 따른 위험을 보전하기 위해 안정적인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에 넣고 있다.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를 요구할 경우에 대비해 단기자금 투자처인 MMF(머니마켓펀드)와 같은 현금성 자산에도 일부 투자한다.
⊙ 위험 관리 차원에서 투자해야
하지만 투자자들은 증시가 앞으로 하락할지 상승할지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증시가 올해 이처럼 하락할 것을 알았다면 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의 펀드 설정액은 수백조원을 기록했을 것이다.
하지만 8개 리버스인덱스펀드의 설정액은 이달 1일 기준으로 249억원에 불과하다.
국내외 주식형과 채권형, 부동산펀드까지 합한 전체 펀드의 설정액이 348조원 정도이니 전체 펀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07%에 그치는 셈이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리버스인덱스펀드는 대개 '엄브렐러' 펀드의 일부로 들어가 있다.
엄브렐러펀드란 리버스인덱스펀드 외에도 인덱스펀드와 채권형펀드 등 다른 구조의 상품을 이름처럼 '우산'안에 같이 넣어놓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산에 들어가 있는 펀드 안에서 환매 수수료 없이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즉 투자자 입장에선 한 펀드를 가입하는 것처럼 여러 유형의 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되고, 투자자의 증시 전망에 따라 증시가 상승해야 수익이 나는 인덱스펀드나 하락해야 수익을 내는 리버스인덱스펀드, 그리고 어떠한 증시 상황에도 은행 금리만큼의 수익이 안정적으로 나는 채권형펀드로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 같은 구조에도 투자자들의 선택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40%에 가까운 수익률을 낸 경우라면 증시가 2000선을 넘었을 작년에 증시 하락을 예상하고 리버스펀드로 갈아탔다는 얘긴데, 보통 증시 상승세가 한창일 때 주가 하락에 베팅하기가 투자자로선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리버스인덱스펀드는 한 방향성에 대한 베팅 투자보다는 다른 주식형펀드에 대한 위험 관리 차원에서 소액을 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재후 한국경제신문 기자 hu@hankyung.com
증시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작년 11월을 고점으로 코스피지수는 연일 내리막이다.
1500선이 마지노선이라고 했던 증권사들은 이제 1300선에서 맴돌고 있는 지수를 보고 저점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국내 상황만은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번졌다.
이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월스트리트(금융시장)만의 문제가 아닌 메인 스트리트(실물 경제)의 문제로 전이되고 있다.
이 같은 조짐에 뉴욕증시는 4년 만에 심리적인 지지선인 1만선 아래로 떨어졌으며, 아이슬란드는 국가 부도 위기에 놓였다.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는 하루에도 10% 이상씩 주가가 빠지는 상황도 연출된다.
증시 전문가들이 증시 하락세 진정에 대해 "아직 멀었다"고 말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에 따라 주식투자와 펀드 가입으로 주식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대다수의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의 손실폭도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서만 주식시장에서 104조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보유주식 시가총액은 62조7000억원 이상 줄었고, 주식형펀드에서도 41조5000억원 정도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 증시 폭락에도 수익을 내는 펀드
이같이 전 세계적인 증시 폭락세에도 수익을 내는 펀드가 있다.
채권형펀드나 오피스빌딩을 매입하는 부동산펀드가 아니라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그렇다는 말이다.
HI자산운용의 'CJ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의 이달 1일 기준 1년 수익률은 39.78%에 달한다.
국내 모든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이 펀드에 1000만원을 넣은 투자자는 397만원을 수익금으로 챙기게 된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5.61% 하락했고, 608개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도 -24.31%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65.39%의 초과 수익을 낸 셈이다.
이러한 펀드가 국내에는 '하나UBS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K'와 '삼성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 '한국부자아빠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A' 등 8개가 현재 운용 중이다.
이 중 1년 수익률이 30%를 넘는 것은 총 6개에 달한다.
나머지 2개 펀드도 1년 수익률이 26%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니 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30% 정도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펀드 이름에 정답이 나와 있다.
일단 인덱스펀드라는 말의 뜻을 알 필요가 있다.
인덱스펀드란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와 달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00개의 우량주를 구성해 만든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해 증시 상승폭과 수익률을 같이하는 펀드다.
시중에 팔고 있는 8개 펀드의 이름엔 '인덱스'라는 말과 함께 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는 '리버스(reverse)'도 붙어 있다.
리버스인덱스펀드라는 말은 지수에 투자해서 시장 수익률만큼의 수익을 내는 펀드인데, 반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증시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고,상승하면 손실이 나는 구조라는 얘기다.
⊙ 증시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
리버스인덱스파생펀드의 투자처는 지수선물과 풋옵션이다.
지수선물이란 코스피200지수(증시라고 판단해도 무방)의 미래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이 지수가 오를 것 같으면 지수선물을 매수하면 되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매도하면 된다.
선물은 현재 보유하지 않고 있어도 미리 팔아놓고 미래의 정해진 날(통상 3·6·9·12월 둘째주 목요일)까지 사서 갚으면 된다.
따라서 증시가 향후 하락하게 되면 미리 매도(판) 가격보다 떨어진 가격에 되사는(매수) 것이어서 그만큼 수익을 낸다.
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은 이 지수선물을 매도하면서 증시가 하락하는 데 베팅을 하는 것이다.
또 지수선물을 사고팔 수 있는 계약인 옵션도 투자 대상이다.
다만 증시가 상승할 경우 이익이 나는 콜옵션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증시가 하락해야 수익을 내는 풋옵션에 투자한다.
리버스인덱스파생펀드는 이 두 가지 상품에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의 60% 이상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시장의 급등락에 따른 위험을 보전하기 위해 안정적인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에 넣고 있다.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를 요구할 경우에 대비해 단기자금 투자처인 MMF(머니마켓펀드)와 같은 현금성 자산에도 일부 투자한다.
⊙ 위험 관리 차원에서 투자해야
하지만 투자자들은 증시가 앞으로 하락할지 상승할지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증시가 올해 이처럼 하락할 것을 알았다면 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의 펀드 설정액은 수백조원을 기록했을 것이다.
하지만 8개 리버스인덱스펀드의 설정액은 이달 1일 기준으로 249억원에 불과하다.
국내외 주식형과 채권형, 부동산펀드까지 합한 전체 펀드의 설정액이 348조원 정도이니 전체 펀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07%에 그치는 셈이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리버스인덱스펀드는 대개 '엄브렐러' 펀드의 일부로 들어가 있다.
엄브렐러펀드란 리버스인덱스펀드 외에도 인덱스펀드와 채권형펀드 등 다른 구조의 상품을 이름처럼 '우산'안에 같이 넣어놓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산에 들어가 있는 펀드 안에서 환매 수수료 없이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즉 투자자 입장에선 한 펀드를 가입하는 것처럼 여러 유형의 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되고, 투자자의 증시 전망에 따라 증시가 상승해야 수익이 나는 인덱스펀드나 하락해야 수익을 내는 리버스인덱스펀드, 그리고 어떠한 증시 상황에도 은행 금리만큼의 수익이 안정적으로 나는 채권형펀드로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 같은 구조에도 투자자들의 선택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40%에 가까운 수익률을 낸 경우라면 증시가 2000선을 넘었을 작년에 증시 하락을 예상하고 리버스펀드로 갈아탔다는 얘긴데, 보통 증시 상승세가 한창일 때 주가 하락에 베팅하기가 투자자로선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리버스인덱스펀드는 한 방향성에 대한 베팅 투자보다는 다른 주식형펀드에 대한 위험 관리 차원에서 소액을 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재후 한국경제신문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