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작년부터 우리 학교에서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인 '멘토링(Mentoring)'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특별활동부가 주관이 돼 멘토링 대상 졸업생과 재학생을 모집하고,멘토링 결연식을 가진 후 6개월~1년 정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학습지도 및 생활지도,진학 및 진로지도까지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한 도움을 주는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이미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대단하다.

올해는 '멘토링' 신청 재학생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 대상 학년,학급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잘만 하면 논술에도 적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 생활에서 배우는 논술방법인 자신의 '논술 멘토(Mentor)' 찾기다.

멘토라는 말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로 출정하면서 아들 텔라마코스를 절친한 친구인 멘토에게 맡겼는데,그는 오디세우스가 돌아올 때까지 아들의 친구,선생,조언자,아버지 역할을 맡아 잘 돌봐주었다.

그 후로 멘토는 지혜와 신뢰로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를 뜻하게 됐다.

그러면 오늘은 자신의 '논술 멘토'는 어떻게 찾을지 그 방법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 논술 잘하려면 자신의 멘토를 찾아라

['스마일 쌤'의 생활속에 배우는 논술] 10. 논술 잘하려면 자신의 멘토를 찾아라!<끝>
'글쓰기의 전략'이라는 책을 펴낸 연세대 정희모·이재성 교수님의 인터뷰 기사에 의하면 좋은 글을 쓰려면 "닮고 싶은 작가의 글을 섭렵하라"고 한다.

정희모 교수님은 요즘 학생들은 어려운 단어만 골라 쓰려는 버릇이 있는데,좋은 글은 쉬우면서 깊은 내용을 담은 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성 교수님은 "논술식 글쓰기만 배운 학생들은 서론,본론,결론으로 딱 나뉘는 판에 박힌 글을 쓰는데 모든 글을 그렇게 써서는 안 되며 다양한 구성과 문형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문장을 쓰려면 정확한 문법은 물론 좋은 문형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 첫 단계로서 자기가 닮고 싶은 작가가 있다면 그 사람의 글을 구해 읽는다.

같은 글을 여러 번 읽어도 좋고,그가 쓴 글을 전부 섭렵해도 좋다.

만약 특별히 닮고 싶은 작가가 없다면 신문 기사에서 칼럼을 읽고 술술 잘 읽히는 글을 선택하자.

술술 잘 읽히는 글이 자신의 문장 호흡과 일치되는 글이기 때문에 이 문형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 교수님은 "좋은 글을 읽는 것은 좋은 문형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좋은 문형을 많이 익히면 굳이 따로 문법을 익힐 필요조차 없다"고 말한다. (조선일보 2007년 8월15일자 참고)

최근엔 공부도 인생도 길잡이가 필요한 사회가 돼 가고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상의 멘토-멘티 모임이 활발하며,기업체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멘토링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 수험생 포털사이트인 '오르비 옵티무스(일명 '오르비',www.orbi7.com) '내 선배에게 물어 보세요'라는 게시판은 다양한 질문과 댓글이 2만여개나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전교 회장을 하면 리더십 전형 외에도 이점이 있나요?"부터 "잠이 너무 많아 걱정이에요" "살이 쪄서 외모에 자신이 없는데 어떡해야 하나요?" 등 학교생활 관련 질문이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댓글은 상식적인 수준이거나 '힘내라'는 응원을 해주는 글이 주로 올라오지만 온라인에서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조언해 줄 상대를 찾는 시도는 끊이지 않는다. (조선일보 2008년 4월15일자 참고)

한편 필자는 학교에서 논술 수업을 하면서 틈틈이 논술로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진학한 졸업생을 초청해 '선·후배 간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오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졸업생으로는 작년 겨울방학 논술 수업에서는 2008학년도 수시 2학기 모집에 '중앙대 영어교육과'를 논술로 합격한 혜연이가 있다.

혜연이는 1학년 때부터 필자의 논술 수업을 수강한 수(秀)제자인데,성격이 적극적이고 밝은 아이였다.

한번은 논술 시험에 영어지문이 나온다고 하여 수업과는 별도로 영어 시사주간지인 타임(TIME)을 같이 공부했던 적도 있었다.

2학년에 올라가서는 필자의 수업을 수강하는 1학년 후배들의 글을 첨삭해주는 수고를 기꺼이 해주기도 한 고마운 제자이기도 하다.

3학년이 되고선 내신이 수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태여서 수시 합격을 목표로 일찌감치 내신과 논술을 준비했는데,눈물겨운 사연도 많다.

한번은 한꺼번에 많은 학생이 진학관리부로 상담하러 오는 바람에 2시간 이상을 기다렸다가 논술지도를 받은 적이 있는데,2시간 정도 기다렸는데도 차례가 오지 않자 중간에 울고 일어난 일도 있었다.

다행히 곧바로 쫓아가 겨우 달랬지만,이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수시로 쓴 여러 대학 가운데 1~2군데를 남겨놓고 대부분 불합격하고서 실의에 잠겨 있을 때 그만한 일로 우느냐고 했더니 목놓아 울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수시 2학기에서 상향 지원한 중앙대에 무사히 합격하고서야 이젠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

가끔씩 학교를 찾아올 때면 후배들에게 좋은 이야기 좀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대부분 아이들은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보다 선배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여 듣는 경향이 있다.

또한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도 더 많다.

아마도 언니처럼 편하게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현재 혜연이는 우리 학교 '멘토링' 프로그램에 멘토(Mentor)로 참가해 열심히 후배를 지도하고 있다.

⊙ 마무리하며…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한 곳은 숙명여대다.

2003년부터 시작된 숙명여대 멘토링 프로그램은 각계 각층의 리더들을 초빙,특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단순히 강의를 듣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의 리더를 직접 만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현재 대학에서 이뤄지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대학생이 직접 멘토로 활동하며 선·후배나 중·고생을 돌보는 경우가 하나이고,학과 교수나 사회로 진출한 선배 등을 멘토로 삼아 대학 생활과 취업 준비에 관한 도움을 받는 경우가 또 하나다.

연세대의 튜터링 시스템이 전자라면 숙명여대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후자를 대표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논술에서도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단 오프라인 상에서는 졸업생이나 재학생 선배 중에서 논술로 대학을 가거나 각종 경시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거나 조언을 해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온라인상에서는 학습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평소 논술관련 궁금한 내용을 언제든지 질문하고 답변하는 형태로 운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필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학습 커뮤니티를 소개하면 다음 카페 '아사&사'(cafe.daum.net/goodsocietyclass) 가 있다.

이곳에서는 논술뿐 아니라 진로,진학 정보 및 사탐영역 중 일반사회(정치,경제,사회문화,법과사회) 관련 콘텐츠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10회에 걸쳐 '생활 속에 배우는 논술'을 주제로 평소 학교에서 논술을 지도하면서 생각해 두었던 바를 간단히 소개해 보았다.

부족한 글이지만 열심히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필자가 소개했던 여러 방법 중 하나라도 실천에 옮긴 학생이 있다면 계속해서 밀고나가길 바란다.

혹시 중간에 하다가 잘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지 메일을 보내주길 바란다.

논술로 소중한 꿈을 이루는 그 순간을 위해 늘 노력하는 여러분이 되길 바라며,마지막 회를 마칠까 한다. 다시 한 번 필자의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인수 서울 용화여고 교사 smile90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