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숨겨진 재능과 끼를 살리고 취미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학교마다 격주로 실시되고 있는 CA(club activity).

미국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CA를 장려해 학생들이 그룹으로 취미생활을 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수준을 높이고 있고, 이를 대학입시에 반영할 정도로 활성화됐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제대로 활동을 하는 CA부서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 예로 서울 D고 CA부서 중 하나인 '인터넷 바둑반' 학생들은 출석체크와 동시에 CA가 끝나 귀가했으며, E중학교 '인터넷검색반' 학생들은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으로 CA활동을 했다.

왜 CA가 이처럼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진학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학업성적을 제외하고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풍토 때문이다.

재정적인 지원도 거의 없다.

CA가 추가되는 경우도 없고 기존 CA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학교 시설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며 재정지원까지 해 주는 선진국들과는 대조적이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CA부서가 엉망일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CA 참여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서울 D고 이군은 "처음 CA 부서를 선택할 때 빨리 끝나는 부서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부서가 인기 있다" 며 "밴드부나 마술부처럼 공연을 따로 갖거나 하지 않는 이상 C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원하는 CA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정원 미달인 비인기 부서에 배정받게 된다.

당연히 관심과 참여도가 떨어지게 된다.

또 이런 비인기 부서 담당선생님들은 이런 실태를 알고 있기 때문에 CA활동을 제대로 준비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공부에 대한 부담도 CA활동을 방해하는 요소다.

작년에 학교 CA부서의 공연에 참가했던 권영진군(동북고1)은 "시험과 공연날짜가 비슷해 공연 준비를 빼먹고 기말고사 대비 공부를 했다"며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고 있는데 공연 연습을 하는 게 약간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CA활동이 침체돼 있음에도 교육당국이나 학교들은 CA 제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공부시간을 빼앗긴다며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사회과 교사인 H선생님은 "CA 제도는 학생들의 재능,취미,특기를 살릴 수 있어 참 좋다. 작게 본다면 그룹활동을 통해 학생들 개개인의 사회 생활력 및 인성을 기르고 학생들의 국제 경쟁력 또한 높아질 것이다. 제대로 개선된다면 학생들에게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CA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제는 교육당국이 나서 CA활동이 수준 높은 교육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국진호 생글기자(동북고 1년) kuk353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