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늘따라 가오잡고 있네~" "야,그거 메리트는 있냐?" "아줌마,여기 요지가 다 떨어졌네요"

"여기 있던 키 못 봤니?" "그거 한 세트에 얼마야?" "너 폰 넘버가 뭐냐?" "엄마,타월이 다 젖었어요"

"책 커버가 예쁜데~" "나 오늘 뷰티숍 가" "오늘 리허설 들어갑니다" "너는 나의 베스트 프렌드야"

"박스오피스에 가보자" "나 캐시 충전했어" "나는 화이트가 좋아. 너는 무슨 색이 좋아?"

"엠티 가자" "나 오늘 퍼펙트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이 낮설지 않을 것이다.

우리말의 현주소다.

한국 사회에서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섞어 쓰는 말은 도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화에서뿐만 아니라 거리에 걸린 간판부터 입는 옷, 나도 모르게 나오는 감탄사까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외국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왜 외국어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가란 질문에 조승진 학생(광양제철고)은 "별다른 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외국 문화가 많이 유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광고, 신문, TV 등의 매체에서도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말에도 어감이 좋은 것이 많다. 이것을 익숙하게 사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학교 김수진 학생은 "사람들이 외국어를 많이 사용하는 건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외국어를 사용하면 유식하게 보인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외국어를 사용해도 의사소통에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사용하게 된다는 의견과 우리말 쓰기 운동이 미흡한 탓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이처럼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한글로 된 단어가 있는데도 외국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외국어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박인화 학생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기간을 정해서 순화할 외국어를 선정해 캠페인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말 쓰기 모임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공익광고와 지속적인 캠페인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어의 남용에 손상돼 가는 한글'에 관한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회자돼 진부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글학회가 창립 100돌을 맞은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우리의 한글 사용 실태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헤살(일을 짓궂게 훼방함 또는 그런 행동), 함함하다(①털이 보드랍고 반지르르하다 ②소담하고 탐스럽다), 애오라지('겨우' 또는 '오로지'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등의 순수한 우리말이 친숙하게 느껴질 날을 기대한다.

지미란 생글기자(광양제철고 2년) kes915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