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다.

더 심각한 현실은 부산에 사는 학생이나 시민들이 경기가 안 좋다고 말만 할 뿐 현실적인 대안을 찾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31일 KBS스페셜에서 방영된 '오래된 미래 CO-OP,볼로냐·부산 두 도시 이야기'에서 부산이 볼로냐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부산은 한국 제2의 도시임에도 실업률은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부산 학생들은 이 같은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면 곧바로 실업난에 부딪히게 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김동현 학생(광명고 2년)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나와도 취업을 못 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다"며 허탈한 감정을 표출했다.

반면에 윤대림 학생(다대고 2년)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 안 한다. 부산에서 취업할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며 부산이 실업률 1위의 도시란 점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표정이다.

실제로 부산에 살고 있는 학생임에도 대학이나 직장은 서울에서 다닐 생각을 갖고 있는 학생이 무척 많다.

특히 성적이 좋은 상위권 학생들은 '상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단순히 부산을 떠나는 게 해결책은 아니다.

부산을 살리기 위해서는 부산 지역에서 생산된 물건을 많이 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태수 학생(부산대동고 1년)은 "값이 싸고 품질이 좋은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마트에서 부산지역 상품을 고르지는 않는다"며 평소 시장 볼 때의 습관을 얘기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산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을 사지 않으며,어떤 것이 부산에서 생산된 것인지도 모른다.

대개는 전단지를 보고 하나 더 주는 상품이나 할인상품을 선택한다.

이런 상품은 부산 기업들이 생산한 상품을 시장에서 밀어내버렸다.

왜 그럴까? 마트의 가격인하정책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은 상품값을 낮추기 위해 제품 공급자들에 더 낮은 납품단가를 요구한다.

그 결과 낮은 납품단가를 견딜 수 있는 대기업 제품은 늘지만 지역 상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취를 감추게 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크린랩'이란 회사도 부산 마트들이 요구하는 낮은 납품단가에 맞추기 위해 인건비가 낮은 지역으로 회사를 이전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현상이 지속되다 보니 부산의 대형마트에서 찾을 수 있는 부산 제품은 부산우유와 어묵 정도다.

부산의 학생과 시민들이 부산 토종 기업들의 제품을 사준다면 부산의 기업 유출 현상이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산의 경기 침체와 실업률이 심각한 때일수록 작은 일이라도 서로 도우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김재유 생글기자(부산광명고 2년) lovemec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