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3일 '2008년 하계 한국은행 청소년 경제 캠프'에서 42명 청소년들이 조별 경제토론을 펼쳤다.

소수만 참여하는 학교 행사와 달리 이번 캠프는 토론자들이 토론 준비부터 발표 평가까지 직접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입소 전 조별 토론 주제와 분량을 이메일로 공고받았다.

토론 주제는 두 가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위치에서 한국경제를 위하여 추진하고 싶은 정책을 제안하는 것과 한국경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각자 자유롭게 보고서를 작성해 입소한 날 제출했다.

보통 청소년 캠프는 밤 프로그램을 레크리에이션 위주로 편성된다.

하지만 '한국은행 청소년 경제 캠프'는 이색적으로 밤 프로그램을 토론 준비 시간으로 정했다.

매일 밤 조별로 모여 자정을 훌쩍 넘길 때까지 토의했다.

각자 작성해 온 자료를 바탕으로 반박하고 보충하며 가장 적합한 주제를 선정했다.

돌려 읽고 고쳐 가면서 토의 결과물을 공동으로 작성했다.

토론 진행 과정은 10분 발표와 15분 질의응답으로 구성됐다.

조별로 한 명의 대표 학생이 보고서를 발표했고,다른 조 구성원들은 주의 깊게 들었다.

조별 토의 때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논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주제의 흐름을 빨리 파악할 수 있었다.

경제 정책의 핵심 주제인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에 대한 토론에서 이제용군(미국 Chaminade College Preparatory School 10학년)은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은 대립한다.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역설이다" 며 발표한 조의 의견을 물었다.

약 15분간 질의응답을 하며 청소년들은 본인이 제시한 제안의 한계점을 인식하거나 자신들의 제안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토론을 마친 후 학생들과 한국은행 관계자가 각 조를 비교 평가했다.

발표 내용, 적극성 등으로 세분화된 평가표가 주어져 학생들이 보다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

김영하양(부산 부흥고3)은 "한국은행 관계자의 질문을 듣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을 배웠다"며 토론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재원군(싱가포르 Overseas Family School 12학년)은 "사회에 나가면 토론할 기회가 많을 텐데 평소에 진지하게 토론할 기회가 적어 아쉬웠는데 오늘 토론하면서 하나하나 배워갈 수 있었다"며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토론을 진행한 한국은행 윤영식 차장은 "여러 정책 중에서 방안을 선택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방법을 토론을 통해서 느껴 보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캠프에서 각 조가 선택한 소주제가 달랐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보고서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참가자 모두가 토론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다른 캠프보다 유익했다고 본다.

이은경 생글기자(명덕외고 1) sophia2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