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파이낸싱·빌딩 매입…집값영향 거의 안받아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면서 건설사들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매매 차익의 일정 부분을 내는 세금) 등으로 주택 매매가 크게 줄어든 데다, 2002년 이후 국내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유동성 홍수'가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번지면서 '유동성 위기'로 돌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집값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불패 신화'라던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올 들어 최고 30%가량 떨어진 곳도 나오고 있다.
반포에 새로 입주를 앞둔 유명 건설사의 대단지 아파트도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않고, 팔아달라는 매물만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데 그렇다면 부동산펀드는 안전할까.
⊙ 부동산펀드는 주식형펀드와 달라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주식형펀드는 투자처가 주식시장이다.
약관에는 모인 자금의 60% 이상을 주식 매매를 해서 운용하고 나머지는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면 된다.
모든 주식형 펀드는 이 기준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국내 주식시장이 올해처럼 크게 하락하면 주식형펀드도 당연히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펀드 매니저가 아무리 운용을 잘한다고 해도 통상 30개가 넘는 종목을 편입해 운용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증시 전체 상승률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8일 기준으로 국내 50억원 이상의 돈이 모인 국내 주식형펀드 422개 가운데 올 들어 플러스 수익률을 낸 펀드는 단 한 개도 없다.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7.6%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폭(17.6%)과 같다.
그렇지만 부동산펀드는 집값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동산펀드는 집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주로 PF나 빌딩을 매입
부동산펀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형과 실물 매입형이다.
PF는 건설사 등 사업자가 대규모 아파트를 짓거나 큰 사업을 할 때 모자란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건설사가 대규모 아파트를 짓기 위해 부족한 자금을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차입해도 모자란 경우 부동산펀드가 이를 빌려준다.
실제 2005년 한 중소형 건설사가 부산에 1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기 위해 PF 자금이 5000억원 이상 모인 적이 있다.
이 경우 부동산펀드는 주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지만,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이 주택 가격에는 크게 상관이 없다.
건설사에 아파트 부지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빌려준 돈에 대한 보장해 주는 이자가 곧 수익률이 된다.
부동산펀드의 다른 유형은 최근에 늘고 있는 실물 부동산 매입형이다.
이 경우에도 주택을 사는 것은 아니다.
통상 부동산펀드는 일반 투자자가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가입할 수 없는 사모펀드 형식으로 운용된다.
사모펀드는 큰 금액을 투자하는 자산가나 기관투자가 등이 주로 참여하기 때문에 높진 않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 한다.
따라서 월세 문화가 아직 자리잡지 않은 국내 주택 시장에서 집을 매매할 경우 이 같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
이에 따라 실물 부동산 매입형 펀드들이 주로 사는 것은 회사가 입주하는 오피스 빌딩이다.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크게 치솟자 정부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과 서울의 강남북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벌이기에 바빴다.
이곳들은 대부분 아파트로 재분양됐으며,오피스 빌딩의 공급은 극히 미약했다.
이 때문에 현재 서울의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오피스 빌딩에서 비어있는 비율)은 1%대 수준으로, 자연히 생긴다는 자연 공실률 3%에 훨씬 못미친다.
공실률은 뉴욕이 15%선이며 도쿄는 10%대다.
부동산펀드들은 이러한 오피스빌딩을 매입, 임대를 주면서 연 10%에 약간 못미치는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연 10%의 이자는 은행 정기예금의 2배 수준이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CMA(자산종합관리계좌)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대개 뭉칫돈이 투자되는 것이어서 이 정도 수익률은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동산펀드 운용에 가장 적극적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올해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43층짜리 시티그룹 빌딩을 매입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 아파트 사는 부동산펀드도 곧 나온다
일반 사람들의 생각과 같이 아파트를 사는 부동산펀드도 현재 준비 중이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다올부동산자산운용이라는 회사는 미분양 아파트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다올랜드칩 아파트투자 특별자산펀드 1호'를 올초부터 준비해왔다.
이 펀드는 투자자에게서 모집한 자금으로 시행사나 시공사가 소유하거나 개발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의 신탁수익권을 싼 가격으로 취득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미분양 아파트 물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펀드 출시 시기는 늦어지고 있다.
사모형태와 함께 일반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는 공모형태의 펀드도 있다.
김재후 한국경제신문 기자 hu@hankyung.com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매매 차익의 일정 부분을 내는 세금) 등으로 주택 매매가 크게 줄어든 데다, 2002년 이후 국내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유동성 홍수'가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번지면서 '유동성 위기'로 돌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집값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불패 신화'라던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올 들어 최고 30%가량 떨어진 곳도 나오고 있다.
반포에 새로 입주를 앞둔 유명 건설사의 대단지 아파트도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않고, 팔아달라는 매물만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데 그렇다면 부동산펀드는 안전할까.
⊙ 부동산펀드는 주식형펀드와 달라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주식형펀드는 투자처가 주식시장이다.
약관에는 모인 자금의 60% 이상을 주식 매매를 해서 운용하고 나머지는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면 된다.
모든 주식형 펀드는 이 기준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국내 주식시장이 올해처럼 크게 하락하면 주식형펀드도 당연히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펀드 매니저가 아무리 운용을 잘한다고 해도 통상 30개가 넘는 종목을 편입해 운용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증시 전체 상승률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8일 기준으로 국내 50억원 이상의 돈이 모인 국내 주식형펀드 422개 가운데 올 들어 플러스 수익률을 낸 펀드는 단 한 개도 없다.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7.6%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폭(17.6%)과 같다.
그렇지만 부동산펀드는 집값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동산펀드는 집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주로 PF나 빌딩을 매입
부동산펀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형과 실물 매입형이다.
PF는 건설사 등 사업자가 대규모 아파트를 짓거나 큰 사업을 할 때 모자란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건설사가 대규모 아파트를 짓기 위해 부족한 자금을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차입해도 모자란 경우 부동산펀드가 이를 빌려준다.
실제 2005년 한 중소형 건설사가 부산에 1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기 위해 PF 자금이 5000억원 이상 모인 적이 있다.
이 경우 부동산펀드는 주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지만,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이 주택 가격에는 크게 상관이 없다.
건설사에 아파트 부지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빌려준 돈에 대한 보장해 주는 이자가 곧 수익률이 된다.
부동산펀드의 다른 유형은 최근에 늘고 있는 실물 부동산 매입형이다.
이 경우에도 주택을 사는 것은 아니다.
통상 부동산펀드는 일반 투자자가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가입할 수 없는 사모펀드 형식으로 운용된다.
사모펀드는 큰 금액을 투자하는 자산가나 기관투자가 등이 주로 참여하기 때문에 높진 않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 한다.
따라서 월세 문화가 아직 자리잡지 않은 국내 주택 시장에서 집을 매매할 경우 이 같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
이에 따라 실물 부동산 매입형 펀드들이 주로 사는 것은 회사가 입주하는 오피스 빌딩이다.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크게 치솟자 정부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과 서울의 강남북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벌이기에 바빴다.
이곳들은 대부분 아파트로 재분양됐으며,오피스 빌딩의 공급은 극히 미약했다.
이 때문에 현재 서울의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오피스 빌딩에서 비어있는 비율)은 1%대 수준으로, 자연히 생긴다는 자연 공실률 3%에 훨씬 못미친다.
공실률은 뉴욕이 15%선이며 도쿄는 10%대다.
부동산펀드들은 이러한 오피스빌딩을 매입, 임대를 주면서 연 10%에 약간 못미치는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연 10%의 이자는 은행 정기예금의 2배 수준이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CMA(자산종합관리계좌)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대개 뭉칫돈이 투자되는 것이어서 이 정도 수익률은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동산펀드 운용에 가장 적극적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올해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43층짜리 시티그룹 빌딩을 매입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 아파트 사는 부동산펀드도 곧 나온다
일반 사람들의 생각과 같이 아파트를 사는 부동산펀드도 현재 준비 중이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다올부동산자산운용이라는 회사는 미분양 아파트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다올랜드칩 아파트투자 특별자산펀드 1호'를 올초부터 준비해왔다.
이 펀드는 투자자에게서 모집한 자금으로 시행사나 시공사가 소유하거나 개발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의 신탁수익권을 싼 가격으로 취득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미분양 아파트 물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펀드 출시 시기는 늦어지고 있다.
사모형태와 함께 일반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는 공모형태의 펀드도 있다.
김재후 한국경제신문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