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에 네식구가 살면서도 나는 죽기살기로 운동을 했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박세리 키즈' 선두주자 입증
[기획] 골프 선수 '신지애' 성공 스토리
올 상반기 국내 여자골프 주요기록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신지애는 그린 적중률 1위(80.30%),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3위(255.55야드)에 올랐다.

드라이버샷 페어웨이 안착률도 10위(71.42%)다.

이렇다 보니 평균타수 70.39타,평균 퍼트수 25.39개로 1위를 휩쓸었다.

기술적으로는 정확하면서 멀리 치니까 좋은 성적을 내는 셈이다.

신지애는 2006년 시즌 평균 69.72타를 쳐 국내 여자프로골프 사상 최초로 60대 타수를 달성한 바 있다.

박세리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잘 친 스코어가 70.79타였고 김미현은 71.75타였다.

60대 타수는 미 투어에서도 로레나 오초아와 아니카 소렌스탐 두 선수만 기록했을 정도다.

⊙ 창조적이고 다양한 연습 시도

신지애는 어렸을 때부터 남자들처럼 연습했다.

풍족한 지원이 없던지라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면 하체를 단련했다.

손목 힘과 허리 탄력을 기르기 위해 타이어를 때리는 연습도 하면서 야구방망이 5∼6개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정확성과 임팩트 능력을 키우기 위해 아이언으로 맨땅 흙을 파내는 연습도 했다.

7시간 연속 퍼팅 연습을 하기도 했다.

무작정 연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다양한 연습을 했다.

연습을 하면서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한다.

그립을 달리하거나 볼의 위치를 바꿔보고 볼 앞으로 더 다가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본다.

이같은 시도를 하면 자신의 단점을 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치면 볼의 구질이 변하기 마련이다.

훅이 나기도 하고 슬라이스 구질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면 실제 필드에서 훅이나 슬라이스가 날 때 '아,전에 이렇게 스윙을 했더니 이런 구질이 나왔지'하는 생각이 떠오르게 된는 것이다.

현재 어떤 점이 잘못돼 있는 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지속적인 이미지 트레이닝

신지애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데는 정신력 강화 훈련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라운드 전날 눈을 감고 실전하듯이 18홀 라운드를 한다.

단순히 골프장 이미지만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홀의 바람,잔디상황 등을 모두 떠올려 실제 샷을 하는 것과 같은 스피드와 감각으로 '이미지 샷'을 한다.

신지애는 스포츠 심리학 전문가(우선영 박사)로부터 꾸준히 심리훈련 지도를 받아왔다.

스트레칭을 통해 긴장된 근육 풀어주는 '이완 훈련'과 함께 초조함이나 불안감을 해소하는 '심리 훈련'을 동시에 익혔다고 한다.

경기가 잘 안 풀릴때는 전화로 도움을 받기도 한다.

신지애는 "좋은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면 실제 그런 상황이 그대로 재현된다.

이미지 훈련을 하다보면 코스에 대한 안목도 넓어진다"고 말했다.

⊙ 마음의 평온 유지하기

아버지가 목사인 만큼 신지애는 자연스레 신앙을 가지게 됐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기도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극복해가는 법을 생활화했다.

신지애는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전날 밤에도 흥분이 돼 잠을 자지 못하고 너무 긴장이 되자 찬송가를 듣고 성경구절을 되뇌었다고 밝혔다.

한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