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생활 속에 배우는 논술’이란 주제로 서울 용화여고 이인수 선생님의 글을 연재합니다.
이인수 선생님은 올해 4월부터 서울시 사이버 논술지원단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고교 꿀맛사이버논술대회와 서울 노원구 인문계고 사이버논술대회의 채점위원도 역임했습니다.
제1회 생글생글 논제공모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던 이 선생님은 용화여고 3학년 일반사회를 담당하며 논술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 들어가며…
지난 7월,여름방학과 동시에 한 주 동안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왜냐하면 서울시 교육청에서 공교육 내에서의 '맞춤형 논술지도' 기치를 내걸고 7월21일(월)부터 25일(금)까지 운영한 '2009 대학별 수시논술 지도 거점학교' 일정 때문이었다.
우리 학교가 서울 시내 11개 거점 학교 중 하나인 성북·북부권역 거점 학교로 선정되어 학교 논술 담당자인 내가 관련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번 거점학교 논술 강사에도 선정되어 더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이번 강사진은 논술 전문교사로 구성된 교육청 소속 '독서 토론 논술 지원단'과 각 학교별 학교장 추천을 받은 논술지도 교사 중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되었다.
평소부터 논술에 관심이 많았던 우리 학교에서는 이번에 교육청 소속 독서지원단 선생님 1명,학교장 추천을 받은 선생님 4명 등 총 5명(인문계열 3명,자연계열 2명)이 거점학교 강의를 맡아 외부에 출강하게 되었다.
출강 전 교육청에선 강사 사전 워크숍이 있었는데 교재를 받고 계열별 수업 시연 및 논술수업 진행 관련 안내를 받았다.
한마디로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쌓아 온 논술 지도 경험을 우리 학생들에게 최대한 발휘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번 강의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논술 수업 수강생 모두가 3학년인데도 논술에 대한 기초가 제대로 안 되어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 논술을 어려워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단순히 특정 몇 개 대학의 기출 문제를 푸는 것보다 논술에 대한 기초 실력을 길러 주고 또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해 주는 것이었다.
아직도 우리는 논술 하면 선천적으로 능력을 타고난 일부 학생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거나 힘들게 넘어야 할 산이고,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그 실체를 모르는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자기가 희망하는 대학의 기출 문제를 풀면서도 스스로 해결해 볼 생각은 하지 않고,인터넷 검색을 통해 모범 답안부터 찾으려 한다.
심지어 학원가에서는 특정 주제와 관련된 배경 지식을 암기시키는 경우도 있다 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 이번 주부터 필자는 학교 현장에서 5년 동안 논술을 지도하면서 느꼈던 바를 중심으로 '입시 논술'이라는 큰 산을 넘기 위해 어떻게 하면 논술을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지에 대해 10회 분량으로 정리하여 아이디어를 제공하고자 한다.
선생님이 제공하는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골라 꾸준히 실천한다면 오래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논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다만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중요한 건 아는 것보다 실천하려는 의지이며,노력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아울러 그동안 내 논술 수업이 새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늘 아낌 없는 조언을 해 준 수강생들에게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논술은 글쓰기가 아니다
2008년 7월28일 오후 2시.용화여고 본관 5층 사회교과 교실엔 11명의 학생이 모여 있다.
여름방학 방과 후 학교 '2009 수시대비 논술특강' 수업이 시작되었다.
작년 겨울 방학 때 논술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도 있고,처음 시작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 논술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가끔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논술을 언제 시작하는 게 좋으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나는 1학년 여름 방학부터나 아니면 늦어도 2학년 여름 방학쯤엔 시작해야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으리라 본다.
왜냐하면 논술은 적어도 단기간에 끝나는 암기 과목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하는 장기간의 레이스이기 때문이다.
내 수업은 여느 수업과 달리 시작부터 독특하다.
예전에 회사 연수원에서 교육 진행을 해 본 경험이 있어서 배워 둔 것인데,모든 수업에서 수업 시작 전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다.
맞춤식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사전에 수강생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으로 수강생의 인적사항,수강 동기,이번 수업에서 꼭 배워 가고 싶은 것 등을 미리 준비된 양식지에 간단히 기록한 후 제출하게 한다.
그러면 먼저 이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이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그때부터 맞춤식으로 수업 준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다음 간단한 수업 안내가 이루어지고 나면,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칠판에 다음과 같이 써 놓고 학생들에게 빈 칸을 채우고 왜 그런지 대답해 보라고 질문한다.
'논술은 ○○○이다. '
첫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생각이다"라고. 왜냐하면 논술에서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하니까.
두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독서이다"라고. 왜냐하면 논술은 독서를 통해 실력이 길러지는 것이니까.
세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눈사람이다"라고. 왜냐하면 논술은 처음 시작이 어렵지만 나중에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쉬우니까.
네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돋보기이다"라고. 왜냐하면 논술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돋보기로 보듯이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하니까.
다섯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처음과 끝이다"라고. 왜냐하면 여름방학 방과 후 학교 보충수업 1교시를 논술로 시작해서 4교시를 논술로 끝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야기한다.
"논술은 글쓰기가 아니다"라고. 왜냐하면 요즘 통합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오히려 '글 읽기'이고 '생각 쓰기'이기 때문에.
나는 논술 수업에서 늘 강조한다.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고.
바꿔 말하면,논술은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이를테면,문제지에서 우선 논제(출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제시문 또한 제시문 간의 연결 관계를 고려하여 논제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하고,그 다음 내 생각을 정리한 후에야 비로소 글을 쓰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물론 여기서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된 다음엔 '개요 작성'이라는 절차를 거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요 작성이라는 형식적 과정에 집착하기보다 더 중요한 건 머리 속에 내가 써야 할 내용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림을 마치 집을 지을 때 미리 그리는 설계도와 같다고 설명한다.
또는 미술 시간에 찰흙 작품을 만들 때 미리 철사로 세우는 뼈대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때 밑그림은 너무 상세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대충 그려 놓으면 나중에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제한된 시간 내에 정해진 분량을 채워야 하는데,생각이란 게 한 번 떠오르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각 항목을 단어나 어구로 간결하게 진술한 '화제 개요'보다는 화제 개요를 문장으로 표현한 '문장 개요'이다.
특히 사전 준비 과정에서 내가 제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읽기 능력'과 '생각하는 힘'이다.
독해력은 평소 여러 분야의 다양한 글을 정독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사고력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혹은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는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호기심을 키워 나가는 연습이 곧 사고력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그래서 논술 수업시간에 늘 해 주는 말이 하나 있다.
"논술은 'Why?'로 시작해서 'Why?'로 끝나는 하나의 공부 방법"이라고.
⊙ 마무리하며…
이상에서 간단히 정리해 보면,논술은 글쓰기가 아니라 '글 읽기'이며 '생각 쓰기'이다.
왜냐하면 논술은 글쓰기까지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전 준비엔 논제 파악부터 제시문 분석하기,개요 작성하기,짧은 글쓰기 등 많은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논술에 필요한 사전 준비를 선생님과 함께 해 보는 건 어떨까?
다음 회부터는 우리에게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인 논술을 생활 속에서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이 방법들을 참고로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1~2개 정도 찾아 보자.
작심삼일(作心三日)처럼 반짝 노력으로만 그친다면 아무 소용이 없겠지만,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실천하다 보면 분명히 달라진 자신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논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들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여러분의 실천 의지와 노력이다.
이인수 서울 용화여고 교사 smile9061@naver.com
이인수 선생님은 올해 4월부터 서울시 사이버 논술지원단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고교 꿀맛사이버논술대회와 서울 노원구 인문계고 사이버논술대회의 채점위원도 역임했습니다.
제1회 생글생글 논제공모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던 이 선생님은 용화여고 3학년 일반사회를 담당하며 논술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 들어가며…
지난 7월,여름방학과 동시에 한 주 동안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왜냐하면 서울시 교육청에서 공교육 내에서의 '맞춤형 논술지도' 기치를 내걸고 7월21일(월)부터 25일(금)까지 운영한 '2009 대학별 수시논술 지도 거점학교' 일정 때문이었다.
우리 학교가 서울 시내 11개 거점 학교 중 하나인 성북·북부권역 거점 학교로 선정되어 학교 논술 담당자인 내가 관련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번 거점학교 논술 강사에도 선정되어 더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이번 강사진은 논술 전문교사로 구성된 교육청 소속 '독서 토론 논술 지원단'과 각 학교별 학교장 추천을 받은 논술지도 교사 중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되었다.
평소부터 논술에 관심이 많았던 우리 학교에서는 이번에 교육청 소속 독서지원단 선생님 1명,학교장 추천을 받은 선생님 4명 등 총 5명(인문계열 3명,자연계열 2명)이 거점학교 강의를 맡아 외부에 출강하게 되었다.
출강 전 교육청에선 강사 사전 워크숍이 있었는데 교재를 받고 계열별 수업 시연 및 논술수업 진행 관련 안내를 받았다.
한마디로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쌓아 온 논술 지도 경험을 우리 학생들에게 최대한 발휘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번 강의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논술 수업 수강생 모두가 3학년인데도 논술에 대한 기초가 제대로 안 되어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 논술을 어려워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단순히 특정 몇 개 대학의 기출 문제를 푸는 것보다 논술에 대한 기초 실력을 길러 주고 또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해 주는 것이었다.
아직도 우리는 논술 하면 선천적으로 능력을 타고난 일부 학생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거나 힘들게 넘어야 할 산이고,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그 실체를 모르는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자기가 희망하는 대학의 기출 문제를 풀면서도 스스로 해결해 볼 생각은 하지 않고,인터넷 검색을 통해 모범 답안부터 찾으려 한다.
심지어 학원가에서는 특정 주제와 관련된 배경 지식을 암기시키는 경우도 있다 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 이번 주부터 필자는 학교 현장에서 5년 동안 논술을 지도하면서 느꼈던 바를 중심으로 '입시 논술'이라는 큰 산을 넘기 위해 어떻게 하면 논술을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지에 대해 10회 분량으로 정리하여 아이디어를 제공하고자 한다.
선생님이 제공하는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골라 꾸준히 실천한다면 오래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논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다만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중요한 건 아는 것보다 실천하려는 의지이며,노력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아울러 그동안 내 논술 수업이 새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늘 아낌 없는 조언을 해 준 수강생들에게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논술은 글쓰기가 아니다
2008년 7월28일 오후 2시.용화여고 본관 5층 사회교과 교실엔 11명의 학생이 모여 있다.
여름방학 방과 후 학교 '2009 수시대비 논술특강' 수업이 시작되었다.
작년 겨울 방학 때 논술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도 있고,처음 시작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 논술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가끔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논술을 언제 시작하는 게 좋으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나는 1학년 여름 방학부터나 아니면 늦어도 2학년 여름 방학쯤엔 시작해야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으리라 본다.
왜냐하면 논술은 적어도 단기간에 끝나는 암기 과목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하는 장기간의 레이스이기 때문이다.
내 수업은 여느 수업과 달리 시작부터 독특하다.
예전에 회사 연수원에서 교육 진행을 해 본 경험이 있어서 배워 둔 것인데,모든 수업에서 수업 시작 전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다.
맞춤식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사전에 수강생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으로 수강생의 인적사항,수강 동기,이번 수업에서 꼭 배워 가고 싶은 것 등을 미리 준비된 양식지에 간단히 기록한 후 제출하게 한다.
그러면 먼저 이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이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그때부터 맞춤식으로 수업 준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다음 간단한 수업 안내가 이루어지고 나면,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칠판에 다음과 같이 써 놓고 학생들에게 빈 칸을 채우고 왜 그런지 대답해 보라고 질문한다.
'논술은 ○○○이다. '
첫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생각이다"라고. 왜냐하면 논술에서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하니까.
두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독서이다"라고. 왜냐하면 논술은 독서를 통해 실력이 길러지는 것이니까.
세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눈사람이다"라고. 왜냐하면 논술은 처음 시작이 어렵지만 나중에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쉬우니까.
네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돋보기이다"라고. 왜냐하면 논술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돋보기로 보듯이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하니까.
다섯 번째 학생이 이야기한다.
"논술은 처음과 끝이다"라고. 왜냐하면 여름방학 방과 후 학교 보충수업 1교시를 논술로 시작해서 4교시를 논술로 끝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야기한다.
"논술은 글쓰기가 아니다"라고. 왜냐하면 요즘 통합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오히려 '글 읽기'이고 '생각 쓰기'이기 때문에.
나는 논술 수업에서 늘 강조한다.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고.
바꿔 말하면,논술은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이를테면,문제지에서 우선 논제(출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제시문 또한 제시문 간의 연결 관계를 고려하여 논제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하고,그 다음 내 생각을 정리한 후에야 비로소 글을 쓰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물론 여기서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된 다음엔 '개요 작성'이라는 절차를 거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요 작성이라는 형식적 과정에 집착하기보다 더 중요한 건 머리 속에 내가 써야 할 내용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림을 마치 집을 지을 때 미리 그리는 설계도와 같다고 설명한다.
또는 미술 시간에 찰흙 작품을 만들 때 미리 철사로 세우는 뼈대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때 밑그림은 너무 상세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대충 그려 놓으면 나중에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제한된 시간 내에 정해진 분량을 채워야 하는데,생각이란 게 한 번 떠오르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각 항목을 단어나 어구로 간결하게 진술한 '화제 개요'보다는 화제 개요를 문장으로 표현한 '문장 개요'이다.
특히 사전 준비 과정에서 내가 제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읽기 능력'과 '생각하는 힘'이다.
독해력은 평소 여러 분야의 다양한 글을 정독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사고력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혹은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는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호기심을 키워 나가는 연습이 곧 사고력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그래서 논술 수업시간에 늘 해 주는 말이 하나 있다.
"논술은 'Why?'로 시작해서 'Why?'로 끝나는 하나의 공부 방법"이라고.
⊙ 마무리하며…
이상에서 간단히 정리해 보면,논술은 글쓰기가 아니라 '글 읽기'이며 '생각 쓰기'이다.
왜냐하면 논술은 글쓰기까지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전 준비엔 논제 파악부터 제시문 분석하기,개요 작성하기,짧은 글쓰기 등 많은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논술에 필요한 사전 준비를 선생님과 함께 해 보는 건 어떨까?
다음 회부터는 우리에게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인 논술을 생활 속에서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이 방법들을 참고로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1~2개 정도 찾아 보자.
작심삼일(作心三日)처럼 반짝 노력으로만 그친다면 아무 소용이 없겠지만,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실천하다 보면 분명히 달라진 자신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논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들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여러분의 실천 의지와 노력이다.
이인수 서울 용화여고 교사 smile90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