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한창인 8월이지만 충남의 K고등학교 교실은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다.

바로 방학 중 방과 후 학교,속칭 '보충 수업' 때문이다.

이 학교의 경우 선생님들 간의 회의를 통해 이번 여름방학 보충 수업에 전교생이 참여하도록 결정한 뒤,수강을 희망하지 않은 학생들 대부분을 반 강제적으로 보충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3학년 학생들 중 유일하게 보충 수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김 모군은 "선생님께 보충 수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더니 그간 받아온 장학금을 취소해 버리겠다고 협박당하고 욕설까지 들어야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사정은 다른 학교들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K고등학교 인근의 Y고등학교,B고등학교 등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방학 중 보충 수업이 학생들의 희망에 의해서가 아닌, 학교의 강제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보충 수업이 타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보니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보충 수업 대신에 자기 주도적 학습 또는 사설 학원 수업의 수강을 계획하고 있었던 학생들의 경우 반 강제적으로 참여하게 된 보충 수업 때문에 기존의 계획을 포기하거나 대폭 수정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억지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때문에 수업 분위기가 흐려져서 다른 학생들의 학습에 지장을 주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학교의 입장에서는 모든 학생들을 한번에 관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방학 중 보충 수업을 실시하는 것이겠지만 학교에 의한 일방적인 통제보다는 학생들 개개인을 믿고 자율에 맡기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인행 생글기자(공주고 3년) inhangn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