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학교 2009학년도 논술고사의 특징

한양대학교는 2009학년도 정시에서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논술시험을 폐지한다.

그러나 수시에서는 우선선발에서 80%,일반선발에서 50%를 반영하고,전체 인원 중 55%를 선발하기 때문에 논술의 중요성은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논술시험이 작년과 달리 인문논술이 인문사회계열, 상경계열로 구분되어 실시되는데,특히 상경계열에서는 수학,통계적 지식을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한양,학업우수자,한양글로벌금융인,국제학부,입학사정관제 등 다양한 전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므로,수험생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사전에 파악하여 공략하는 것이 좋다.

문제 유형은 작년과 같은 '통합논술'로 출제될 것이 예상된다.

통합논술에서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지식들이 모두 제시문을 통해 주어지므로,독해를 통해 필요한 지식을 도출해 내고 논제의 요구에 따라 정확하게 서술할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한양대학교에서 발표한 논술 해설 자료집에서도 문맥의 의미 파악,창의력,사고력,논리력,분석력,문제해결력 등의 종합적인 사고력을 평가하는 문제였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한양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지식을 암기하는 것보다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겠다.

⊙ 제시문 분석 및 논술 방향

2008학년도 한양대 수시 2-2논술에서는 각각 독립적인 3개의 문제를 출제했다.

문제마다 다른 주제의 제시문을 배치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다른 대학들이 하나의 주제로 향하는 제시문들에 여러 문제를 배치하고 있는 것과 구분되는 형식이다.

또한 문제마다 평가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제시문 내용을 활용하여 논제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글을 생산해야 한다.

[문항 1]

문항 1은 지문 (가)를 통해 알 수 있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이 지문 (나)에 제시된 신에 대한 세 입장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를 밝히고,그 이유를 (가)와 (나)를 비교 분석하면서 설명하는 문제이다.

지문 (가)에서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자연을 통해 보는 것이 매우 불완전하게만 이해할 수 있는 장엄한 구조인데,이것이 인간을 겸손한 느낌으로 충만하게 한다는 데서 종교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문 (나)는 유신론자,이신론자,범신론자에 대한 글이다.

먼저 유신론자는 신이 초자연적이며 초월적 존재로 인간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신론자는 신을 초자연적 존재라고 믿지만,인간의 삶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범신론자는 초자연적이거나 초월적인 존재 자체를 믿지 않으며 질서 정연한 법칙에 따라 우주가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법칙에 자연 현상이 지배되므로,인간은 제한된 지적 능력을 통해 이 법칙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경이롭게 여긴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은 범신론자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문 (가)에서 '종교적이다'는 표현은 신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인간의 지적 능력으로 완전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우주의 질서 정연한 법칙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배후에 어떤 장엄한 구조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희미하게 인식하지만 의인화하지 않기 때문에 유신론,이신론과 구분된다.

[문항 2]

문항 2는 제시된 조건을 충족시키며 문맥에 맞게 두 단락의 글을 서술하는 것이다.

이때 작성된 글은 지문의 내용과 일관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체 글의 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지문은 현대사회의 속도가 인간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다.

환상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양면을 가진 가속도는 너무도 매혹적이어서 그 환상에 도취되면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까지도 파괴된다.

속도에 빠진 사람은 수단과 목적 및 과정과 결과에 대한 분별력을 잃어버리고 순간에 매달려 환각의 상태에 빠지며,과거와 미래로부터 단절된다.

또한 자유와 자율성을 박탈하고,수동적이 되어 감각적인 시차를 극복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가속도를 더해 인간의 육체는 병들고 지성을 말라비틀어지게 한다.

문제가 지문에 이어지는 글을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속도가 인간의 삶에 부정적이다'는 논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제시된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다.

첫 번째 조건이 첫 단락은 "또 한편 아슬아슬한 질주와 추월의 추격 장면을 보여주는 영화는 관객의 감수성을 수동적으로 만든다"는 주제문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므로,자기 글의 처음에는 무조건 이 문장을 배치해야 한다.

이 문장은 구체적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관객이 자동차 추격 장면에 흠뻑 빠져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이성적 판단보다 도리어 대리만족을 느끼며 영화에 몰입한다는 내용을 서술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 번째 조건은 마지막 단락은 "속도는 사람들의 정서적 불균형을 일으키고 배타적인 사회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는 주제문으로 시작하되 전체 글의 주장을 요약하고 강조하며 마무리하는 것이다.

역시 반드시 지켜야 되는 조건이므로 이 문장으로 두 번째 문단을 시작하여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일관성있게 서술하다 '현대사회의 속도가 인간의 분별력을 잃게 하고,수동적인 존재로 만드는 등 인간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식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문항 3]

문항 3은 지문 (가)와 (나)의 문제 상황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고,지문 (다)를 바탕으로 (나)의 문제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시민,시장이 마땅히 취했어야 할 태도와 행동을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가)에서 대중음악 경연대에서 심사위원과 청중 사이의 견해가 충돌할 때 심사위원은 청중을 설득하여 갈등을 해소하지 않는다.

이때 청중은 심사위원이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결여했거나 청중을 무시했다고 간주하는데,심사위원은 자신이 전문가이므로 굳이 청중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때 문제는 심사위원이라는 소수가 다수인 청중을 무시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나)의 의사는 전문가로 온천물이 오염되었기 때문에 온천 개발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민들은 온천 개발을 위해 의사의 주장을 부정하며 말을 못하게 하고,시장은 다수인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의사의 주장을 궤변이라며 묵살하고 있다.

이 문항에서도 논제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가)와 (나)의 공통점이 구성원들 사이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문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고,차이점이 (가)는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나)는 다수가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임을 파악하여 반드시 밝혀주어야 한다.

한편,(다)는 어떤 견해든 가질 수 있는 자유와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자유가 필수적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참일 가능성이 있는 견해를 억압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어떤 견해도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충돌하는 견해를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파악하지 못한 부분을 알아낼 수 있으며,참이라 하더라도 대안적 견해 역시 고려해야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하면,의사는 온천물이 오염된 것이 사실이더라도 시민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설득해야 한다.

또한 시민,시장은 서로 충돌하는 견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을 알아내고 전체적으로 참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 소수라도 의사의 발언에 귀기울여야 한다.

의사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것은 참일 가능성이 있는 견해를 억압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은희 S·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