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장 33일 연속 순매도·8조9910억원 팔아치워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셀 코리아(Sell Korea)'를 지속하고 있다.
사상 최장 기간 순매도에 이어 사상 최대 규모 순매도 기록도 갈아 치웠다.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해엔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가의 매수세가 강세를 보여 주가가 사상 최고치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다 미국발 신용위기 우려까지 겹쳐 개인과 기관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제동을 걸지 못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얼마나 팔았고, 왜 팔고 있는지 알아보자.
외국인의 국내 증시 탈출 러시는 미국의 신용위기 탓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외국인 장기투자펀드와 헤지펀드들이 본국 투자자들의 환매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지점 관계자들은 "외국인이 보유한 종목이 유망한지 여부를 따져 매도주문을 내기보다는 보유종목의 비중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매도주문을 내는 경우가 많다"며 "'주식(위험자산)이라서 판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들은 "그동안 미국과 영국계에 집중됐던 매도주문 주체도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모든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증시이탈 현상은 이머징마켓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한국이 집중 타깃으로 떠올랐다.
올 들어 최근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대비 2.8%의 금액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대만과 인도의 비중(각 1%)에 비해 상당히 높다.
국내 증시가 이머징마켓 중에서 그나마 지수가 꿋꿋한 흐름을 보여 외국인의 순매도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어떤 주식을 주로 팔고 있을까.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 순매도 금액이 1조7744억원에 달했다.
이어 국민은행 LG전자 포스코 삼성화재 하나금융지주 현대자동차 LG화학 신한지주 KT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이 종목들 중에서 LG전자 주가가 이 기간 21.43% 하락해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SK 삼성물산 현대미포조선 기업은행 대우증권 대우인터내셔널 우리금융 LG디스플레이 등이었다.
외국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이 종목들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 외국인 매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
외국인 순매도를 촉발시킨 신용위기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 확보를 위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에 지난해 11월까지 5년간 들어온 자금의 38%가 최근 7개월 동안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외국인 장기 투자펀드들이 환매요구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동반 급락하면서 상당수 헤지펀드가 청산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외국인 순매도 지속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신용위기가 한풀 꺾인다손 치더라도 고유가에 따른 성장둔화 우려가 또 다른 복병이란 지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고유가로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외국인의 주식 매도를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유가가 다소 떨어져도 하락 원인이 경기둔화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때문으로 받아들여져 성장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더라도 기관 투자가의 매수세가 살아나면 증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달 들어 10일과 16일 코스피지수가 장 중 1500선이 깨지는 약세장이 이어지자 기관은 매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미국발 신용위기가 잦아드는 조짐이 감지되면 기관의 매수세는 회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longrun@hankyung.com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셀 코리아(Sell Korea)'를 지속하고 있다.
사상 최장 기간 순매도에 이어 사상 최대 규모 순매도 기록도 갈아 치웠다.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해엔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가의 매수세가 강세를 보여 주가가 사상 최고치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다 미국발 신용위기 우려까지 겹쳐 개인과 기관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제동을 걸지 못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얼마나 팔았고, 왜 팔고 있는지 알아보자.
외국인의 국내 증시 탈출 러시는 미국의 신용위기 탓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외국인 장기투자펀드와 헤지펀드들이 본국 투자자들의 환매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지점 관계자들은 "외국인이 보유한 종목이 유망한지 여부를 따져 매도주문을 내기보다는 보유종목의 비중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매도주문을 내는 경우가 많다"며 "'주식(위험자산)이라서 판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들은 "그동안 미국과 영국계에 집중됐던 매도주문 주체도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모든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증시이탈 현상은 이머징마켓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한국이 집중 타깃으로 떠올랐다.
올 들어 최근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대비 2.8%의 금액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대만과 인도의 비중(각 1%)에 비해 상당히 높다.
국내 증시가 이머징마켓 중에서 그나마 지수가 꿋꿋한 흐름을 보여 외국인의 순매도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어떤 주식을 주로 팔고 있을까.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 순매도 금액이 1조7744억원에 달했다.
이어 국민은행 LG전자 포스코 삼성화재 하나금융지주 현대자동차 LG화학 신한지주 KT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이 종목들 중에서 LG전자 주가가 이 기간 21.43% 하락해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SK 삼성물산 현대미포조선 기업은행 대우증권 대우인터내셔널 우리금융 LG디스플레이 등이었다.
외국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이 종목들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 외국인 매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
외국인 순매도를 촉발시킨 신용위기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 확보를 위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에 지난해 11월까지 5년간 들어온 자금의 38%가 최근 7개월 동안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외국인 장기 투자펀드들이 환매요구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동반 급락하면서 상당수 헤지펀드가 청산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외국인 순매도 지속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신용위기가 한풀 꺾인다손 치더라도 고유가에 따른 성장둔화 우려가 또 다른 복병이란 지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고유가로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외국인의 주식 매도를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유가가 다소 떨어져도 하락 원인이 경기둔화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때문으로 받아들여져 성장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더라도 기관 투자가의 매수세가 살아나면 증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달 들어 10일과 16일 코스피지수가 장 중 1500선이 깨지는 약세장이 이어지자 기관은 매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미국발 신용위기가 잦아드는 조짐이 감지되면 기관의 매수세는 회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