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은 우리 삶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다.

우리의 삶이 경제,정치,문화,과학,수학 등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될 수 없는 것과 같이 논술 그 자체도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통합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과거의 논술에 대한 준비가 개별 교과 위주의 단순한 암기식·주입식으로도 가능했다면,요즘 출제되는 통합 교과형 논술은 말 그대로 이 교과에서 저 교과로 뛰어넘는,통합적 사고 능력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논리적인 상황 전개력이나 사고력 등을 길러주는 논술 교육을 하고 있을까?

일부 학교에서는 교내에서 논술지도 동아리를 만들어 논술을 체계적으로 지도하지만,대부분 학교들은 국어교사에게 논술지도를 전담하게 하거나 외부 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학생들을 오히려 사교육 시장으로 내보내는 것.

광주광역시 소재의 'ㅅ' 고등학교 3학년 박모양은 "담임선생님께서 이번 여름방학 동안 서울에 있는 논술학원에 다닐 것을 권유하셨다"며 2주간 서울에 있는 친척집에 머물며 학원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교육 스스로 논술 교육의 한계를 인정한 셈이다.

물론 이러한 사정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주입식 또는 암기식 교육이 체질화되어 있다 보니 통합적 사고 능력을 요구하는 교육이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힘든 면도 있다.

더구나 일선 고교에서는 소위 논술을 치는 대학들의 출제 경향을 일일이 파악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으로 일부 학교에서는 아예 외부 학원 강사를 학교로 초빙해 논술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문제를 근본적을 해결하지 못한다.

학교에 파견되는 강사는 일명 '인기 없는 강사'이거나,학원과 관련이 없는 계약직 강사들이 적지 않다.

또한 학교에서 해야 할 논술 교육을 외부 강사에 계속 맡긴다면 학부모들 사이에 '공교육 신뢰'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주입식 교육이 만연한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논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논술은 아직까지 정규 과목으로 채택되지 않고 있다.

전담 교사가 없고 효율적인 논술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되지 않고 있다.

입시제도 따로,공교육 따로 움직이는 셈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논술을 정규 과목으로 지정하고 전담 교사도 배치해야 하지 않을까?

정민선 생글기자(순천 강남여고 3년) haraceoliv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