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1 ; 30%, 500~600자>

[가]에서 지적된 '연고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밑줄 친 부분의 의미를 실현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의 논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논술하라.

나와 절친한 관계에 있는 사람만을 사랑하고 타인에게 무관심할 때,이러한 사랑은 자칫하면 폐쇄적인 '집단 이기주의'로 변질되기 쉽다.

한국 사회의 병폐로 지목되는 '연고주의'나 '정실주의'는 바로 이러한 집단 이기주의의 다른 표현이다.

사랑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구성원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에서 출발하지만,이러한 사랑은 열린 마음으로 낯선 타인에게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교육인적자원부,'고등학교 전통 윤리'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강한 연줄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만큼 해소될 수 있는가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이 같은 변화의 미시적 토대는 강한 연줄의 안주로부터 벗어나와 약한 연줄망을 적극적으로 형성하려는 시도에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강한 연줄'로부터 '약한 연줄'로의 변화는 전통적인 공동체로부터 산업사회적 질서로,'위로 뻗어 올라가기'에서 '옆으로 뻗기'로의 질적 전환을 의미한다.

― 김선업, '연줄망과 연고주의'

여성은 언어를 잘 다루는 경향을 보인다.

말하자면 상대방의 자세나 몸짓,얼굴 표정,목소리로 사람을 읽을 줄 아는 능력,훌륭한 직감,날카로운 상상력,인내,감정,특히 동정심을 표현하는 능력,자식과 혈족과 공동체를 부양하려는 책임감,타인들과 평등한 관계를 구축할 줄 아는 재능,네트워킹을 향한 욕망,협상에 윈-윈 전략으로 임하는 태도,정신적 유연성,그리고 문제와 결정에 폭넓고 장기적이며 전후관계를 살피는 접근방식 등이 그런 것들이다. …중략…

이 세상은 여성 고유의 재능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오늘날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시청자 및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방송되고 있다.

이런 방송매체들은 언어적 기교가 뛰어난 사람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 기교야말로 여성들의 공인받은 장기가 아닌가.

그리고 읽고 쓰기를 배우는 사람이 더욱 늘어남에 따라 신문이나 도서,잡지도 더 많이 팔리고 있다.

늘어가는 편집인,작가,저널리스트,전문적 저술가들의 자리를 여성들이 채워가고 있다. …중략…

전통적인 기업들은 엄격히 계급적이었던 사무실 구조 일부를 해체하고 동등한 팀에 바탕을 둔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분권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사무실 네트워크를 세우고 유지하는 데는 특히 여성들이 강할 것이다.

잡종 조직(hyborg)이 나타나면서 여성들에게는 유연한 근로시간이 주어지고 있다.

일과 가족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여성들은 이런 기업들에 끌리게 될 것이다.

또한 시장에서는 프리랜서들을 더 많이 고용하고 있다.

소규모 사업을 벌이는 여성들도 늘어가고 있다. …중략…

건강 관리의 행태도 변하고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예방의학이나 대안치료뿐 아니라,보다 섬세한 손길을 요하는 방식으로 서양 치료법이 보완되기를 원한다.

이런 분야 역시 다수의 여성들이 지배하고 있다.

세계 인구가 나이를 더해 감에 따라 어디 할 것 없이 온갖 종류의 건강 서비스가 더 필요하게 될 것이다.

노인들을 돌보는 데도 여성들이 훨씬 유능하다.

여성들이 지닌 동정심과 넓은 사회관,언어 및 사교술은 현재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법률 직종에서도 그들의 진출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소송을 좋아하는 미국에서 중재와 조정은 비용 부담이 큰 법률적 행위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분야 역시 윈-윈 전략을 선호하는 태도와 '사람을 읽는' 재능을 갖춘 여성들이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중략…

전통 깊은 남성의 영역이었던 국가까지도 점진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으로 보충되고 있다.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비영리,비정부 기구들의 대부분은 여성처럼 '사고'한다.

그 기구들은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장기적이고 전후관계를 고려하는 시각으로 접근하며,사무 처리에 있어서도 서열이나 계급이라는 덫을 거의 두지 않는다.

이들 비영리 연합체들은 여성들의 대인기술과 네트워크로 일할 줄 아는 능력,삶을 보는 총체적인 시각,그리고 사람과 사회와 환경을 기꺼이 '양육'하려는 태도를 필요로 한다.

― 헬렌 피셔, '제1의 성'

<문제2 ; 30%, 500~600자>

다음 [나]와 [다]의 논지를 구체적으로 원용하여 [가]의 취지를 심층적으로 설명하라.

인터넷의 정보 공유 문화를 반영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카피레프트(copyleft) 선언이다.

저작권(copyright)의 독점적 사용에 반대하여 지식을 공공(public)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둔다는 카피레프트 선언은,유닉스 에디터를 개발한 리처드 스톨만이 처음 만든 것이다.

지적 생산물을 공공이 자유롭게 사용,배포,수정할 수 있는 요지의 이 선언은 수많은 프로그램에 반영되었는데,리눅스(LINUX)상에서 실행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카피레프트를 따르고 있다.

― 김범주 외,'고등학교 법과 사회'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아 실현에 있다.

하지만,맥퍼슨(Macpherson,C. B.)은 만인의 '자아 실현'을 위해서는 서구의 자유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은 체제라고 비판한다.

맥퍼슨에 따르면,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본성은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이며,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나의 이윤 추구 과정에 남의 힘을 내 목적에 맞도록 이용함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맥퍼슨은 이러한 논리를 '힘의 전이'라고 하며,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힘의 전이'가 생기는 것은 시장 경제의 구조에서 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하였다.

맥퍼슨의 비판은 능력과 업적에 따라서 분배가 결정되는 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인간의 존엄성과 자아 실현이라는 민주주의의 이념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진교훈 외,'고등학교 철학'

짐멜(Simmel, G.)은 "모든 문화는 자기 자신에 이르는 영혼의 길이다"고 하였다.

인간은,안으로는 생물학적으로 미완성의 상태로 태어나고,밖으로는 세계에 대해 개방성을 지니면서 자기 자신을 완성하며,자신의 실존(實存) 안으로 뻗쳐 오는 빈 공간을 채우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문화를 형성한다.

인간은 누구든지 완전한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도 않다. 인간 그 자체는 무정형(無定形),즉 가소성(可塑性)을 가진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되어 가고 있는 존재이다.

우리말에서 '사람이 된다'는 말은 그 속에 이미 윤리성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인간은 본질적으로 윤리적 존재이며,문화의 본질도 윤리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우리는 문화의 윤리성을 깊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문화는 인간에 의해서 창조되지만,창조된 문화가 인간을 형성시키기도 한다.

― 진교훈 외,'고등학교 철학'

<문제3 ; 40%, 1,200~1,400자>

다음 제시문에서 밑줄 친 ⓐ, ⓑ, ⓒ, ⓓ는 각각 어떤 삶의 상황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전복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그 전복 대상과 방식의 특징을 간략히 정리한 다음, ⓓ의 입장에서 ⓐ, ⓑ, ⓒ의 입장을 비판하라.

사이렌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요정으로,그녀의 노래가 너무나 아름다워 사람들이 그 노래를 들으면 유혹에 이끌려 물에 빠져 죽게 됨]의 노래를 들은 자는 누구도 죽음으로부터 빠져나갈 수가 없다. …중략…

죽음에 대해서나 행복에 대해서나 적대적인 ⓐ오디세우스는 그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두 개의 가능성만이 있음을 안다.

그 중 하나의 가능성을 그는 선원들에게 지시한다.

그는 그들의 귀를 밀랍으로 봉하고는 온 힘을 다해 노를 저어갈 것을 명령한다.

살아남고 싶은 자는 되돌릴 수 없는 유혹을 들어서는 안 된다.

그는 들을 수 없을 때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노동하는 사람은 건강한 몸과 집중된 마음으로 앞만을 보아야 하며 옆에 있는 것은 내버려두어야 한다.

기분을 전환하고 싶은 충동마저 그들은 긴장을 풀지 않고 새로운 여분의 노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오디세우스는 다른 가능성을 택한다.

그는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듣는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을 돛대에 묶게 하고,그렇게 무력한 상태에서만 들을 수 있다.

유혹이 클수록 그는 더욱 더 강하게 묶도록 만든다.

― 호르크하이머·아도르노,'계몽의 변증법'

디오니소스 종교의 핵심은 광란적인 춤을 통해 무아경에 빠져드는 것이다.

가면을 쓴 ⓑ여신도들은 한겨울 밤에 손에 횃불을 들고 춤을 추며 산에 오른다.

북과 피리소리는 귀가 멍할 정도로 시끄럽게 울려댄다.

음악소리가 고조될수록 춤도 점점 더 빨라진다.

여인들은 무아경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땅에서는 꿀과 젖이 솟아 나오는 듯한 황홀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격렬한 춤에 취한 여신도들은 신들린 상태에 이른다.

광기가 그들의 감각을 지배한다.

현실세계는 사라지고 신과 한 몸이 되는 절정감에 온몸을 떨기 시작한다.

산속에서 야생짐승을 만나면 이는 곧 디오니소스의 현신이다.

앞장을 선 여신도가 디오니소스의 지팡이 '튀르소스'를 흔들며 그 짐승에게 덤벼든다.

신의 몸과 피를 먹고 신성의 일부를 나누어가지려는 욕망에서 여신도들은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짐승보다도 더 빨리 더 힘차게 뛰어가서는 그 짐승을 잡아 무서운 기세로 찢어 죽인다.

모두가 피를 흘리며 미친 듯이 짐승의 살과 피를 날로 먹어 치운다.

이제 신이 그들의 몸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아니 그들 자신이 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신과 하나가 된 것이다.

이때쯤이면 무아경은 절정에 이른다.

여신도들은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을 만큼 지치면 땅바닥에 쓰러진다.

이제 제정신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이들은 기진맥진한 채 아침을 기다린다.

― 유재원,'그리스 신화의 세계'

요는,프로야구를 통해 우리가 분명 속았다는 것이지.

속아? 그럼. 전부가 속았던 거야.

'어린이에겐 꿈을! 젊은이에겐 낭만을!'이란 구호는 사실 '어린이에겐 경쟁을! 젊은이에겐 더 많은 일을!' 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돼.

우리도 마찬가지였지.참으로 운 좋게 삼미 슈퍼스타즈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우리의 삶은 구원받지 못했을 거야.

삼미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와도 같은 존재지.

그리고 그 프로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모든 아마추어들을 대표해 그 모진 핍박과 박해를 받았던 거야.

이제 세상을 박해하는 것은 총과 칼이 아니야.

바로 프로지! 그런 의미에서 만약 지금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예수가 재림한다면 그것은 분명 삼미 슈퍼스타즈와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나는 생각해. …중략…

삼미는 결국 1985년 전기에 18연패(連敗)라는 금자탑과 더불어 자신의 화려한 절정기를 꽃피우게 되지.

삼미의 마지막 리그였던 그 1985년의 전기 리그는 실로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이야.

왜? 삼미는 결국 끝까지 걸어갔고,그 리그의 한복판에서 비로소 '자신의 야구'를 완성했으니까.

이는 정말 위대한 업적이야.

전성기의 뉴욕 양키스나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결코 '자신의 야구'를 완성하지 못했어. …중략…

그 '자신의 야구'가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