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대만과 중화권 경제통합 '잰걸음'

중화경제권이 하나로 뭉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을 가졌으며 세계의 생산기지인 중국과 아시아의 금융허브인 홍콩, 그리고 세계 정상급 하이테크기술을 보유한 대만이 하나로 합쳐지면 중화권 경제 통합은 시너지효과를 내며 세계경제에 태풍의 핵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대기시간을 포함해 12시간 걸리던 대만과 중국간 비행기 이동시간이 이번 주말(7월 4일)부터 최단 1시간30분으로 줄어든다.

또 중국 위안화(인민폐)가 대만 전국의 은행에서 환전된다.

홍콩과 중국 선전에선 두 도시 증시의 통합지수가 이달말 선보이고 홍콩-선전 경제특구 개발도 논의되고 있다.

중국과 대만 홍콩간 경제협력이 강화되며 'EU(유럽연합)식 차이나 연합'의 탄생이 구체화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 '차이완(중국+대만)' 시대
[Global Issue] 'EU식 차이나 연합' 탄생하나
홍콩과 중국 선전의 경제통합은 '일국양제(一國兩制; 중국이라는 1국가 아래 중국과 홍콩의 2체제가 공존)'가 한단계 더 발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국 지도부는 개혁·개방의 상징도시인 선전을 앞으로 세계화된 차세대 경제발전 모델로 만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선 홍콩과의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중국 지도부는 갖고 있다.

선전시 정부는 이달초 홍콩-선전 통합안을 발표했다.

세부 내용으로는 홍콩과 선전의 무인 접경지대로 96만㎡ 크기의 록마차오 지역을 개발해 홍콩과 선전 주민들이 공동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홍콩과 선전의 통합경제특구를 건설한다는 내용도 선전시 정부의 통합안에 포함돼 있다.

홍콩과 선전이 국제공항을 공동으로 운용하고 과학기술 공동개발 체제를 확립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두 도시를 통합해 글로벌 금융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우선 홍콩증권거래소는 홍콩과 중국 증시를 통합한 항셍차이나지수를 개발했다.

선전시는 지난달 '선전경제특구 금융발전촉진 조례'를 제정해 두 도시 증권거래소간 협력을 강화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동시에 금융선물 등을 거래하는 금융파생상품 시장과 원유선물 등을 취급하는 석유선물거래소를 홍콩과 선전의 증권거래소가 공동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또 창업판(중국판 코스닥) 시장을 홍콩의 창업판 시장과 합병해 운영하는 것도 주요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이런 중국과 대만 홍콩의 경제통합 움직임을 세계 경제를 움직일 큰 축의 탄생으로 바라보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의 시장조사업체인 건홍리서치 모영주 사장은 "중국의 강력한 경제력이 사실상 대만과 홍콩을 흡수하면서 첨단기술과 글로벌화된 금융시장을 양손에 각각 하나씩 쥐게 된 모양"이라며 "다른 지역의 중국 자본들도 힘을 더하는 '범차이나 경제'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기열 한국경제신문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