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기출문제 풀이] 2008학년도 서울대 수시논술(인문·사회 계열) 해제
2008학년도 서울대 수시 문제는 대학측에서 발표했던 대로 교과서 개념을 충분히 활용하며 학생들의 합리적,창의적 사고 능력을 중시한 문제유형이다.

정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문제지만,한 문제에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어 실전연습용으로 적당하다.

문제의 간단한 골격을 살펴보자.

⊙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시장 경제원리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 보편화된 경제체제를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이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측면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분업의 방식을 통해 생산의 효율을 꾀한다.

또 분업은 교환가능성과 시장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다.

이 때 교환되는 잉여생산물의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상품의 가격이 형성되며,그 가치는 기본적으로 노동의 양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시장경제의 교환가치의 척도는 사실상 화폐가 대신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격은 생산된 재화를 분배한다.

따라서 초과수요 상태일때는 더 높은 지불 의사가 있는 사람들만 소비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제시문 (가)의 체제는 경제적 약자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제시문 (나-1)은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에 대한 글이다.

계획경제는 원칙적으로 국가가 가격을 결정한다.

경쟁적 시장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입장이 나뉜다.

부정적인 입장은 생산재가 공유화되면 시장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이는 곧 자의적인 자원배분 상태가 된다고 본다.

사회주의 경제가 논리적으로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자원의 합리적 배분을 긍정하는 쪽은 국가가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계산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이론상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일부 도입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제시문 (나-2)는 야프 섬의 화폐를 소개하고 있다.

(가)에서는 화폐를 교환가치의 척도로 평가하나 나-2는 사용가치로서의 화폐를 말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화폐만이 모든 것을 평가하는 가치척도가 되지 않음을 말하는 것으로 (가)의 일반적 화폐기능을 보완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제시문 (나-3)은 중세 봉건사회의 장원제도에 대한 설명이다.

이 경제체제는 '자급자족 경제'라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흉년'이라는 상황적인 악조건에도 영주가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이 체제는 분업의 세밀화가 오늘날에 비해 덜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제시문 (나-4)는 야마기시즘 공동체를 소개하고 있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공동으로 생산활동에 임하지만 무소유를 지향하므로 분배의 원칙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화폐가 필요 없고 화폐가 인간을 지배하는 물신화 현상도 없다.

⊙ 답안작성 방향

우선 논제를 분석해 보자.

(나)의 경제적 특성을 (가)와 대비하여 비교 분석하는 것이 첫 번째 요구다.

그 다음 (가)의 경제체제를 대체하거나 문제점을 보완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서술하라고 했다.

우선 첫째 비교 분석에서는 (가)의 시장경제와 (나-1)의 계획경제를 비교할 수 있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뚜렷이 부각시키는 표현이 필요하다.

(나-2)에서는 화폐의 교환가치와 사용가치에 대한 비교가 가능하다.

교환가치적인 성격을 긍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 속성을 서술할 수 있다.

(나-3)은 분업과 자급자족이라는 노동의 형태를 말하면 된다.

(나-4)는 개인의 소유를 중시하는 (가)에 대비되는 무소유,화폐라는 교환가치 수단의 존재성에 대해 언급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제시문 (가)는 일반적인 시장경제체제의 다양한 속성들을 의미하고 (나)의 제시문들은 이와 대척점에 놓여 있는 특수한 상황과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에 나와 있는 요소들에 대해 빠짐없이 정리하고 (가)와 비교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가)에 대한 요약과 분석이 먼저 배치되고 (나)의 경제적 특성을 도출하면서 다시 (가)와 연결하는게 좋겠다.

이 때 앞서 설명됐던 (가)의 분석 내용을 다시 한 번 장황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의 요소별로 간략하게 요약하고 비교하도록 한다.

두 번째는 (가)의 경제체제를 대체하거나 문제점을 보완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서술하는 것이다.

우선 (가) 경제체제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는 경제적 약자에 대한 소비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

또 분업이라는 노동형태가 광범위하게 정착될 수록 인간소외나 인간의 부속화 현상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또 화폐에 대한 물신화 현상이 일어나 주객이 전도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도출한 후 (나)의 경제체제를 창의적으로 조합하거나 선택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서술하면 된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도 제각각 문제점(실현가능성,봉건적체제,현대사회 특성 무시 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나)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주장할 경우 보다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가능성의 여부를 따지라고 했으므로 대체나 보완이 가능하지 않을 경우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나 근거 제시는 제시문을 참고로 하되 역사적 사례나 현상을 덧붙이며 남과 다른 근거 도출이 있으면 좋겠다.

김윤환 s.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