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로 들어서면서 투자자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은행 예금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시중자금은 예금에서 속속 이탈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실질금리 마이너스로 인해 자금이동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기사가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도 지난 7일자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 기사 등에서 이 같은 현상을 자세히 소개했다.
최근엔 유가와 물가 상승 압박으로 주가지수도 1800선 밑으로 내려가자 투자자들은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나섰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란 무엇인지,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은 어디로 쏠리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실질금리 마이너스란
예금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돈을 은행에 맡기면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은행에 가면 연간 4%대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요?"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차이를 명확히 몰라서 생기는 의문이다.
보통 은행에서 "예금하면 몇% 금리를 드려요"라고 말할 때의 금리는 명목금리를 말한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금리다.
연초에 명목금리 4.5%를 받기로 하고 100만원을 예금했다고 하자.
그런데 1년 사이 물가상승률이 5%를 기록했다면 실질금리는 -0.5%가 된다.
100만원을 1년간 저축했는데 오히려 5000원을 손해봤다는 얘기다.
실제로는 105만원을 받겠지만 실제 돈값어치(구매력)는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상황도 비슷하다.
은행 저축성예금의 평균금리인 연 5.46%에서 이자소득세(15.4%)를 제외하면 금리는 사실상 연 4.62%다.
반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9%에 달해 실질금리는 -0.28%가 된 것이다.
계산이 빠른 투자자들은 예금에서 서둘러 돈을 빼고 있다.
예금에서 빠진 돈이 어디로 갈까.
대기자금 형태로 돈이 몰리는 곳이 있다.
바로 머니마켓펀드(MMF)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상품들이다.
MMF란 투자신탁회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초단기금융상품이다.
CMA는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CP나 양도성예금증서(CD)·국공채 등의 채권에 투자해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MMF와 CMA 모두 은행 예금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예치해 놓아도 펀드운용 실적에 따라 이익금을 받을 수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5월 한 달간 MMF에 10조9000억원이 몰렸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예탁금도 9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달 MMF와 CMA의 증가액과 비교해 각각 두 배 수준이다. ⊙ 절세상품·ELS 등 안정적 상품 관심 증가
MMF나 CMA에 잠시 들른 자금은 서서히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게 마련이다.
고위험이면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주식이나 주식형펀드로 몰릴 수 있지만 최근과 같이 치솟는 유가와 물가가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보다는 안정적인 절세상품이나 파생상품 등이 인기를 끈다.
대표적인 절세 상품으로 장기주택마련 저축 및 펀드를 들 수 있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동시에 받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만 18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이거나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1주택(공시가격 3억원 이하) 소유자만 가입할 수 있다.
만기 7년이며 이자소득세는 비과세된다.
납입금액의 40% 범위 안에서 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또 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개인연금저축도 연간 3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관심을 끈다.
종신보험 건강보험 자동차보험 암보험 등 순수 보장성보험은 연간 납입 보험료 기준으로 1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증권사가 주력 판매하는 파생상품 주식연계증권(ELS·Equity Linked Securitie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ELS는 개별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은행 예금처럼 안정성이 있으면서 예금이자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상품이다.
대체로 '언제까지 주가가 몇 % 밑으로 빠지지 않으면 몇 %의 수익을 보장'하거나 또는 '지수가 만기 전 한 번이라도 목표 지수에 도달하면 향후 주가 변동과 관계없이 애초 제시한 수익을 보장'하는 식의 조건부 상품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ELS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초자산이 주식 이외에도 금리 환율 유가 금 원자재 등으로 확대돼 다양한 상품들이 있다.
상품 구조는 ELS와 같지만 기초자산을 이런 원자재로 하면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라고 부른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인 전환사채(Convertible Bond·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ond with Warrant·BW)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CB는 채권(Bond)으로 발행됐으나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을 말한다.
BW는 채권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Warrant)가 더해진 상품이다.
CB와 비슷하지만 채권과 워런트가 분리돼 있어 사채 투자금을 중도상환 받고도 만기 전에 워런트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할 수 있다.
CB는 만기 전에 중도상환 받으면 주식전환권리가 소멸된다.
CB와 BW는 모두 원금에 따른 이자와 함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남동규 우리투자증권 자기자본투자(PI) 팀장은 "BW나 CB에 투자할 때는 발행하는 기업의 현금흐름과 자산을 확인하는 게 필수"라며 "자칫 회사가 부도나면 원금도 까먹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대상을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형 한국경제신문 기자 u2@hankyung.com
은행 예금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시중자금은 예금에서 속속 이탈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실질금리 마이너스로 인해 자금이동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기사가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도 지난 7일자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 기사 등에서 이 같은 현상을 자세히 소개했다.
최근엔 유가와 물가 상승 압박으로 주가지수도 1800선 밑으로 내려가자 투자자들은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나섰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란 무엇인지,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은 어디로 쏠리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실질금리 마이너스란
예금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돈을 은행에 맡기면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은행에 가면 연간 4%대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요?"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차이를 명확히 몰라서 생기는 의문이다.
보통 은행에서 "예금하면 몇% 금리를 드려요"라고 말할 때의 금리는 명목금리를 말한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금리다.
연초에 명목금리 4.5%를 받기로 하고 100만원을 예금했다고 하자.
그런데 1년 사이 물가상승률이 5%를 기록했다면 실질금리는 -0.5%가 된다.
100만원을 1년간 저축했는데 오히려 5000원을 손해봤다는 얘기다.
실제로는 105만원을 받겠지만 실제 돈값어치(구매력)는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상황도 비슷하다.
은행 저축성예금의 평균금리인 연 5.46%에서 이자소득세(15.4%)를 제외하면 금리는 사실상 연 4.62%다.
반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9%에 달해 실질금리는 -0.28%가 된 것이다.
계산이 빠른 투자자들은 예금에서 서둘러 돈을 빼고 있다.
예금에서 빠진 돈이 어디로 갈까.
대기자금 형태로 돈이 몰리는 곳이 있다.
바로 머니마켓펀드(MMF)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상품들이다.
MMF란 투자신탁회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초단기금융상품이다.
CMA는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CP나 양도성예금증서(CD)·국공채 등의 채권에 투자해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MMF와 CMA 모두 은행 예금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예치해 놓아도 펀드운용 실적에 따라 이익금을 받을 수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5월 한 달간 MMF에 10조9000억원이 몰렸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예탁금도 9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달 MMF와 CMA의 증가액과 비교해 각각 두 배 수준이다. ⊙ 절세상품·ELS 등 안정적 상품 관심 증가
MMF나 CMA에 잠시 들른 자금은 서서히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게 마련이다.
고위험이면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주식이나 주식형펀드로 몰릴 수 있지만 최근과 같이 치솟는 유가와 물가가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보다는 안정적인 절세상품이나 파생상품 등이 인기를 끈다.
대표적인 절세 상품으로 장기주택마련 저축 및 펀드를 들 수 있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동시에 받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만 18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이거나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1주택(공시가격 3억원 이하) 소유자만 가입할 수 있다.
만기 7년이며 이자소득세는 비과세된다.
납입금액의 40% 범위 안에서 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또 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개인연금저축도 연간 3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관심을 끈다.
종신보험 건강보험 자동차보험 암보험 등 순수 보장성보험은 연간 납입 보험료 기준으로 1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증권사가 주력 판매하는 파생상품 주식연계증권(ELS·Equity Linked Securitie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ELS는 개별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은행 예금처럼 안정성이 있으면서 예금이자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상품이다.
대체로 '언제까지 주가가 몇 % 밑으로 빠지지 않으면 몇 %의 수익을 보장'하거나 또는 '지수가 만기 전 한 번이라도 목표 지수에 도달하면 향후 주가 변동과 관계없이 애초 제시한 수익을 보장'하는 식의 조건부 상품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ELS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초자산이 주식 이외에도 금리 환율 유가 금 원자재 등으로 확대돼 다양한 상품들이 있다.
상품 구조는 ELS와 같지만 기초자산을 이런 원자재로 하면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라고 부른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인 전환사채(Convertible Bond·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ond with Warrant·BW)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CB는 채권(Bond)으로 발행됐으나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을 말한다.
BW는 채권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Warrant)가 더해진 상품이다.
CB와 비슷하지만 채권과 워런트가 분리돼 있어 사채 투자금을 중도상환 받고도 만기 전에 워런트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할 수 있다.
CB는 만기 전에 중도상환 받으면 주식전환권리가 소멸된다.
CB와 BW는 모두 원금에 따른 이자와 함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남동규 우리투자증권 자기자본투자(PI) 팀장은 "BW나 CB에 투자할 때는 발행하는 기업의 현금흐름과 자산을 확인하는 게 필수"라며 "자칫 회사가 부도나면 원금도 까먹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대상을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형 한국경제신문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