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시문 분석

[문항 3]은 서울대 논술의 특징 중 하나인 '과학적,수리적 사고능력에 대한 평가'에 해당한다.

교과서에서 추론된 내용을 이해하고,이를 사회 현상과 국가 정책에 적용했을 때 발현되는 창의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한다.

이는 지난 5월에 서울대 측에서 발표한 '출제의도'에서 밝히는 바이다.

때문에 인문계 학생들이라 하더라도 수학적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며,이러한 개념을 사회적 현상과 연결시켜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제시문 (가)는 물질적 풍요가 삶의 질을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이 아니며 오히려 개인의 만족감을 더욱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고도의 경제성장과 사회변동이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와 삶의 목표를 바꾸고 있다.

기본적 생계수단이 확보되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사랑,존경,소속감 등의 욕구가 커지고 정신적 심미적 만족을 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별 행복도를 조사한 보고서의 내용을 제시하고 있는데,부유한 나라의 경우 물질적 만족감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소득 증가가 개인의 행복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소폭의 소득 증가도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제시문 (나)는 부의 증가로 생기는 효용(심리적 가치,즉 만족도를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은 이미 소유하고 있는 재화의 양에 반비례하는데,이와 같은 관계를 로그함수가 잘 반영한다고 말하고 있다.

제시문 (다)는 수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효용(만족도),평균만족도,국민만족도지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수학적 도식과 개인 소득 분포와 개인 만족도 분포를 나타낸 그래프를 제시하고 있다.

그래프를 보면 고소득자가 만족도 평균에 기여하는 바가 적음을 알 수 있다.

⊙ 논술 방향

[논술 기출문제 풀이] 2008학년도 서울대 정시 논술(인문계열) 해제
[논제 1]는 소득의 증가가 반드시 삶의 질과 행복으로 정비례하여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로그함수의 특성으로 설명하고,국민만족도 지수 8168달러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서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행복도가 소득에 정비례하지 않은 이유는 제시문 (나)에서 설명했듯이 소득과 만족도의 관계가 로그함수이기 때문이다.

제시문 (나)에 나오는 예를 다음 그림으로 설명하면 이해가 쉽다.

소득과 만족도의 관계가 로그함수이므로 100만원 소득이 사람이 110만으로 증가할 때 증가하는 만큼의 만족도를 얻으려면 1000만원 소득인 사람은 100만원을 더 벌어야 한다.

국민만족도지수 8,168달러가 의미하는 바는 제시문 (가)에서 서술하고 있는 것처럼 '물질적 만족감의 일정 수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즉 8,168달러의 소득을 기준으로 개인이 물질적 풍요보다 사랑,존경,소속감 등과 같은 정신적 심미적 만족을 더욱 더 추구하게 될 것임을 추론해 낼 수 있다.

[논제 2]에서는 소득분포가 다른 세 나라의 사례를 보면서 국민소득과 국민만족도지수 간에 차이를 설명한 후 각각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서술해야 한다.

국민만족도지수=√nof(소득₁)(소득₂)....(소득 )이다.

예를 들어 세 나라의 평균 소득이 10으로 일정한 A,B,C가 있다고 하자.

이 세 나라의 소득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A ; 5,15

B ; 7,13

C ; 10,10

이때 국민만족도지수는

A ; √75

B ; √91

C ; √100

세 나라의 평균 소득은 10으로 갖지만 소득불균형 현상이 심한 A가 국민만족도지수가 제일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논제 2에 나오는 그래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또한 이런 국민만족도지수의 차이가 나오는 이유는 국민만족도지수가 기하평균으로 정의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변량들의 차이가 클수록 기하평균은 작아지므로 소득 격차가 클수록 국민만족도지수는 떨어지는 것이다.

[논제 3]에서는 논제 2에서 답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A,B,C 국가가 수립할 수 있는 정책을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교과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을 사회 현상과 국가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논제 2에서는 A<B<C 국가순으로 국민만족도지수가 나타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를 근거로 '모든 국민의 행복 추구'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려면,각 국가의 국민만족도지수의 차이가 소득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소득격차가 큰 국가인 A국가에서는 '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세금정책에 반영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이 좋은 사례이다.

또한 소득격차는 없지만 절대적인 저소득문제를 안고 있는 B국가의 경우는 '성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제시문(가)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가난한 나라는 소폭의 소득 증가도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 국가 중 국민만족도지수가 가장 높은 C국가에서 물질적인 소득의 증가는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C국가의 국민들의 행복 추구를 위해서는 정신적 심미적 만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개인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가능하며,문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예산을 확대하는 것도 제안할 수 있다.

이로써 3회에 걸쳐 2008학년도 서울대 인문계열 정시논술을 살펴보았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수능에 전념하며 논술시험을 대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두 마리 모두 놓친다는 말이 있다.

서울대 논술에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서울대 논술이 '교과통합형 논술'이니 만큼 교과서 과정에서 키워진 학습능력을 바탕으로 제시문과 논제에서 묻고 있는 바와 연결시키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를 위해서는 암기한 지식을 열거하지 말고 주어진 문제 상황과 습득한 지식의 관계를 면밀히 따져보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또한 단순암기식이나 반복학습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탐구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체계'를 세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은희 s.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