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관심 갖는 주제 다뤄 … 때론 영업용 목적도
"갑자기 주가가 급등하는데 회사에 무슨 일 있습니까?"
"오늘 XX증권사에서 우리 회사 주식이 유망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는데 그 영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기업의 실적으로만 움직일 것 같은 주가는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숫자(실적)가 확인된 다음에는 정보가 모두 공유되게 마련이고, 그때는 이미 주가는 크게 오르거나 내린 뒤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결국 주식 투자는 어느 기업의 숫자가 좋을 것인지, 나쁠 것인지 전망에 대한 베팅이다.
물론 주식시장을 포함한 전체 금융시장의 방향도 맞혀야 한다.
이러한 베팅의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감(感)'이다.
대박을 낸 투자자는 '감'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세계 경제가 성장을 할 것인지,어느 산업이 유망한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결국 투자자의 '감'에 따른 것이다.
평소 사회에 관심이 많다거나 신문을 정독하고,독서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 능력이 세팅된 투자자들도 주식 투자에 의존하는 게 있다.
바로 증권사가 매일같이 내놓은 보고서(리포트)다.
⊙ 증권사 보고서는 왜 나오는가
원래 증권사의 보고서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게 아니다.
증권사는 주식을 중개해야 먹고 사는 회사다.
증권사가 다른 업무를 할 수 있게 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다소 달라지겠지만, 애시 당초 증권업은 주식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아 꾸리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사에겐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투자 액수가 큰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관투자가란 200조원이 넘는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과 같은 자산운용사들을 말한다.
이들은 큰 액수로 주식을 거래하기 때문에 각 증권사들은 이들에게 '영업'을 해서 이들의 주문을 받아야 하는 구조다.
증권사들의 '영업' 방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보고서다.
시황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어떤 산업이 호황으로 갈지, 어떤 종목(기업)에 무슨 일이 있는지(혹은 있을 것인 지) 등의 정보를 담아 보여줘야 이들이 주문을 내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를 쓰는 사람이 애널리스트이며,이들이 일하는 부서는 리서치센터다.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는 시황팀과 기업분석팀으로 나뉘어 활동한다.
시황팀은 국내 경기나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고 그에 따라 자금을 어디로 이동시켜야 하는지 등 큰 그림을 그린다.
기업분석팀은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800여 기업 가운데 어느 종목이 유망한지를 찾아내는 일을 한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매일같이 각 증권사들이 펴낸 보고서는 기관투자자의 책상 위에 전달이 된다.
최근에는 보고서가 고객 유치 차원에서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거나 개인들에게 공개되기도 한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 간 정보 차이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 투자의견은 어떻게 결정되나
증권사의 투자의견은 대개 '매수''중립''매도' 의견으로 구분된다.
목표주가를 정하고 현 주가보다 20% 이상 상승 여력이 있으면 '매수' 의견을 내는 식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목표주가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라 적정주가를 계산해서 내놓는 것으로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마다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한 의견은 전적으로 애널리스트의 고유 권한이다.
해당 애널리스트가 아니라면 분석이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한 보고서만 읽지 않고 다른 보고서도 참조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의견이 결정될 때 이 외에 다른 것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올초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경기 악화 우려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코스피지수는 작년 말 대비 최고 17.5%까지 빠졌다.
일부 우량주는 이보다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때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거나 특정 종목을 팔라는 '매도' 보고서를 낸 곳은 극히 드물다.
이 같은 일은 왜 일어날까.
정답은 바로 위의 글에도 있다.
증권사는 주식을 중개해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가 줄어들면 그만큼 시장이 줄어들게 되는 위험을 안고 있다.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 치울 경우 주식 거래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는 있어도,잠재적인 시장이 줄어들 게 되는 것이다.
또 애널리스트들에게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오히려 회사 쪽에서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애널리스트도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선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할 때가 있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반면 외국 증권사들은 수시로 '매도' 의견을 내고 있다.
매수와 중립 매도 의견이 동등한 비율로 정해져 있는 곳도 있다.
이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상장사와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측면도 있어서다.
또 이들이 단순히 주식 중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차거래(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하는 것으로 이 경우는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이 난다) 등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이익이 나면 매도 보고서를 내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얘기다.
김재후 한국경제신문 기자 hu@hankyung.com
"오늘 XX증권사에서 우리 회사 주식이 유망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는데 그 영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기업의 실적으로만 움직일 것 같은 주가는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숫자(실적)가 확인된 다음에는 정보가 모두 공유되게 마련이고, 그때는 이미 주가는 크게 오르거나 내린 뒤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결국 주식 투자는 어느 기업의 숫자가 좋을 것인지, 나쁠 것인지 전망에 대한 베팅이다.
물론 주식시장을 포함한 전체 금융시장의 방향도 맞혀야 한다.
이러한 베팅의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감(感)'이다.
대박을 낸 투자자는 '감'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세계 경제가 성장을 할 것인지,어느 산업이 유망한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결국 투자자의 '감'에 따른 것이다.
평소 사회에 관심이 많다거나 신문을 정독하고,독서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 능력이 세팅된 투자자들도 주식 투자에 의존하는 게 있다.
바로 증권사가 매일같이 내놓은 보고서(리포트)다.
⊙ 증권사 보고서는 왜 나오는가
원래 증권사의 보고서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게 아니다.
증권사는 주식을 중개해야 먹고 사는 회사다.
증권사가 다른 업무를 할 수 있게 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다소 달라지겠지만, 애시 당초 증권업은 주식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아 꾸리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사에겐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투자 액수가 큰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관투자가란 200조원이 넘는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과 같은 자산운용사들을 말한다.
이들은 큰 액수로 주식을 거래하기 때문에 각 증권사들은 이들에게 '영업'을 해서 이들의 주문을 받아야 하는 구조다.
증권사들의 '영업' 방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보고서다.
시황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어떤 산업이 호황으로 갈지, 어떤 종목(기업)에 무슨 일이 있는지(혹은 있을 것인 지) 등의 정보를 담아 보여줘야 이들이 주문을 내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를 쓰는 사람이 애널리스트이며,이들이 일하는 부서는 리서치센터다.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는 시황팀과 기업분석팀으로 나뉘어 활동한다.
시황팀은 국내 경기나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고 그에 따라 자금을 어디로 이동시켜야 하는지 등 큰 그림을 그린다.
기업분석팀은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800여 기업 가운데 어느 종목이 유망한지를 찾아내는 일을 한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매일같이 각 증권사들이 펴낸 보고서는 기관투자자의 책상 위에 전달이 된다.
최근에는 보고서가 고객 유치 차원에서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거나 개인들에게 공개되기도 한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 간 정보 차이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 투자의견은 어떻게 결정되나
증권사의 투자의견은 대개 '매수''중립''매도' 의견으로 구분된다.
목표주가를 정하고 현 주가보다 20% 이상 상승 여력이 있으면 '매수' 의견을 내는 식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목표주가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라 적정주가를 계산해서 내놓는 것으로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마다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한 의견은 전적으로 애널리스트의 고유 권한이다.
해당 애널리스트가 아니라면 분석이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한 보고서만 읽지 않고 다른 보고서도 참조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의견이 결정될 때 이 외에 다른 것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올초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경기 악화 우려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코스피지수는 작년 말 대비 최고 17.5%까지 빠졌다.
일부 우량주는 이보다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때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거나 특정 종목을 팔라는 '매도' 보고서를 낸 곳은 극히 드물다.
이 같은 일은 왜 일어날까.
정답은 바로 위의 글에도 있다.
증권사는 주식을 중개해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가 줄어들면 그만큼 시장이 줄어들게 되는 위험을 안고 있다.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 치울 경우 주식 거래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는 있어도,잠재적인 시장이 줄어들 게 되는 것이다.
또 애널리스트들에게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오히려 회사 쪽에서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애널리스트도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선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할 때가 있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반면 외국 증권사들은 수시로 '매도' 의견을 내고 있다.
매수와 중립 매도 의견이 동등한 비율로 정해져 있는 곳도 있다.
이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상장사와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측면도 있어서다.
또 이들이 단순히 주식 중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차거래(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하는 것으로 이 경우는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이 난다) 등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이익이 나면 매도 보고서를 내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얘기다.
김재후 한국경제신문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