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푸아티에' 지역에 사는 여대생 'MeiLine'씨(20)는 얼마 전 설치한 IPTV 덕분에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집에 들어오면 그녀는 텔레비전을 켜고 외국의 다큐멘터리 채널을 선택한다.

"IPTV를 설치하기 전에는 국외 채널을 보기 위해 따로 'CANAL SATELLITE'란 서비스에 매달 45유로(약 7만4000원)를 지불해야만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월 29.9유로(약 4만8000원)만 내고서도 추가 비용 없이 같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다큐멘터리가 지루해지자 그녀는 텔레비전에 연결된 인터넷으로 마음에 드는 영화를 구매한 후 시청한다.

"비디오 대여점까지 갈 필요가 없고 가격도 훨씬 싸고 재고가 없는 경우도 없죠."

얼마 후 전화벨이 울린다.

남자 친구에게서 온 전화다.

"Salut(안녕)?…… Au revoir(다음에 봐)"

통화는 네 시간이 넘도록 계속되었다.

"전화비가 많이 나가지 않느냐고요?

인터넷 전화라 비용이 아주 싸서 오랫동안 통화해도 괜찮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그녀는 친구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광케이블에 연결된 인터넷이라 속도감이 무척 좋아 보인다.

"IPTV는 삶을 정말 편하게 해 주는 것 같아요.

텔레비전,인터넷,전화를 한꺼번에 묶어 놓았기 때문에 요금도 적게 들고 관리하기도 편합니다.

아직은 도시 지역만 서비스하기 때문에 지방에 사는 제 친구들이 저를 많이 부러워한답니다."

[생글기자 코너] 올 가을 도입되는 IPTV를 아시나요?


⊙ IPTV가 도대체 뭐지?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는 인터넷을 이용해 텔레비전 수상기로 방송,동영상,홈쇼핑,온라인게임,인터넷 검색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의 인터넷 TV보다 진보한 서비스로 모니터가 아닌 텔레비전 수상기를,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닌 리모컨을 이용한다는 점,오픈(OPEN) 망이 아닌 클로즈드(CLOSED) 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인터넷 TV와 다르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텔레비전 수상기와 셋톱박스(STB),인터넷 회선만 갖추면 된다.

사용자는 기존의 텔레비전과 같이 전원을 켜는 것만으로 인터넷에서 제공하던 서비스와 콘텐츠를 텔레비전을 이용해 즐길 수 있다.

IPTV에는 기존의 케이블·위성 방송과는 다르게 '쌍방향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기존 방송이 방송사 주도로 제공되어 온 것과 다르게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인터넷과 텔레비전의 융합으로서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디지털 융합)의 한 유형이다.

얼마 전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원장 이성옥)에서 전문가 8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8 IT 이슈 조사'에서 IPTV(디지털 컨버전스 항목)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뽑히는 등 우리 사회에서도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 외국에서는 이미 IPTV를 많이 본다는데…

외국에서는 이미 IPTV가 알려진 지 오래다.

특히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에서는 IPTV가 대중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은 1999년 세계 최초로 IPTV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프랑스는 가입자 수가 현재 400만명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다.

프랑스에서는 가입자 수가 해마다 두 배씩 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유럽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관련 규제를 상당히 완화시키고 경쟁을 촉진시켜 IPTV 서비스가 발달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서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망 동등접근 제도'가 의무화되어 있는데,이는 가정까지 도달하는 네트워크를 가진 통신회사가 그렇지 못한 기업이 IPTV 사업을 시작할 때 이 망을 의무적으로 빌려 주는 제도이다.

따라서 시장진입 장벽이 낮으며,회원국들이 너도 나도 서비스를 제공하려 나서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되고 낮은 가격에 질 좋은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부터 대대적인 투자에 들어갔다.

미국의 거대 통신회사인 AT&T,버라이즌 등은 할리우드,유튜브 등의 콘텐츠를 무기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도 IPTV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서비스 수요를 급격히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장조사 기관 MRG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IPTV 사업자 수는 200만명,가입자 수는 2007년 말 기준 1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인터넷 강국 우리나라는 뭐하는 거지?

인터넷 강국으로 잘 알려진 우리나라는 IPTV에 있어서는 아직 관련 법규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방송계와 통신계의 대립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콘텐츠 동등접근,망 동등접근 등에 있어 양측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콘텐츠 동등접근'이란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 시청률이 일정 이상인 채널 또는 프로그램을 모든 IPTV에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방통위는 이 범위를 '채널'로 보는 반면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프로그램'으로 보고 있어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선 아직 불법 파일 다운로드나 파일 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IPTV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시들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IPTV 서비스가 상용화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관련 기술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KT,하나로텔레콤,셀런 등에서 본격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미 해외에서 사업을 시작했거나 시작할 계획이 있을 정도이다.

특히 셋톱박스에 대한 기술은 세계에서도 앞서 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에서 IPTV 서비스가 시작되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유비쿼터스와의 결합으로 휴대용 단말기를 통한 콘텐츠 서비스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셋톱박스 업체인 셀런에서 디자인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IPTV를 한 번 맛보면 기존의 아날로그 TV는 절대 다시 찾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욱 생글기자(동북고 3학년) maru_rao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