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매케인의 대결 구도로 압축
[Global Issue] 미 첫 흑인대통령 후보 탄생하나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46)이 11월 대통령선거 본선 티켓을 예약했다.

미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오바마는 지난 20일 켄터키주와 오리건주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결과 1648명(CNN 집계 기준)의 선출대의원을 확보했다.

총 3253명인 선출대의원의 과반을 마침내 차지한 것이다.

주지사와 당 고위직 등으로 구성된 슈퍼대의원도 305명을 확보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277명)을 앞섰다.

오바마는 경선이 처음 열렸던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지지자들과 축하 집회를 갖고 "대통령 후보가 되는 분기점을 넘어섰다"며 "길고 힘든 여정이겠지만 미국을 위대한 변화로 이끌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제44대 미 대통령 선거 구도는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71)과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매케인이 백인이고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점 외에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선명한 대결 구도다.

하원의원을 거쳐 상원의원으로 4선을 한 매케인은 백전노장의 경륜을 내세운다.

"먼지보다 오래되고 프랑켄슈타인보다 주름이 많지만 그동안 배운 것은 많다"는 것이다.

반면 오바마는 젊음과 패기로 여기까지 온 초선 신출내기 정치인이다.

"부유하든 가난하든,흑인이든 백인이든 우리는 이 나라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준비가 돼 있다"며 '변화'를 미국인의 뇌리 속에 깊이 각인시킨 그는 '제2의 존 F 케네디'로도 불린다.

기존 워싱턴 정치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이제 철저한 변화를 통해 미국이 거듭나야 한다고 외친다.

여기에 흑인은 물론 젊은층과 고학력 유권자들이 열렬히 동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매케인은 '원칙과 경륜'을 내세우며 오바마와 차별화하고 있다.

직업군인 출신으로 '베트남전의 영웅'으로 불리기도 했던 매케인은 안정을 중시하는 중산층과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철저한 원칙주의를 고수해 미국의 자존심을 세우고 대내적인 문제도 수십년간의 정치경륜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도 다른 후보와 달리 옹호론을 펼친다.

매케인은 약점도 있다.

매케인이 당선되면 미국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나이가 많은 데다 피부암 수술을 받았던 병력 때문에 건강 문제도 제기된다.

낙태 에너지 등 대내정책에서 공화당 보수주의자들과 달리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 원조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완전히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한편 오바마는 하버드 출신의 엘리트라는 이미지를 아직 벗지 못한 점이 장애물이다.

이 때문에 여전히 저소득 백인 노동자, 노령층, 시골지역에서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초선 상원의원 출신으로서 경험 부족도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

오바마는 집권 시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의 지도자들과 조건없이 만나겠다며 개방적인 태도를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외교분야에서 미숙함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아야했다.

변화냐 경륜이냐.

오바마와 매케인 중 누가 대권을 쥘 것인지는 미국인의 선택에 달렸다.

남은 민주당 경선 일정은 다음 달 1일 푸에르토리코(대의원 63명) 6월3일 몬태나(24명) 사우스다코타(23명) 3곳.

여기에는 선출직과 슈퍼대의원을 합쳐 총 110명의 대의원이 걸려있으나 힐러리가 이들 지역을 석권한다고 해도 역전 가능성은 없다.

김유미 한국경제신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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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초여성 대통령 꿈 좌절…힐러리의 향후 행보는?

[Global Issue] 미 첫 흑인대통령 후보 탄생하나
미국 대권에 도전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고별 무대를 앞두고 있다.

나머지 경선 일정에서 승리 가능성은 없지만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켄터키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후 "경선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또 "어떤 이는 여러분의 표가 의미없다거나 선거는 이미 끝났으니 나머지 모든 사람에게까지 투표권을 주는 것은 실수라고 하지만 내가 여러분을 포기하지 않듯이 여러분도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전의를 잃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힐러리는 지금까지 전체 유권자 득표 수에서 오바마를 앞서왔다며 여전히 '본선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규모가 큰 주는 물론 본선의 승패를 좌우할 플로리다주 미시간주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주 등에서 자신이 승리했음을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당내 갈등을 치유하고 본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하루빨리 경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힐러리는 여전히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경선을 끝낸 뒤 오는 8월 말 전당대회를 당의 화합과 대선 승리를 위한 출정식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꿈이 좌절됐음에도 힐러리가 완주를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힐러리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광'에서 벗어나 4년 후 차기 대선에서는 자신만의 브랜드로 승부걸기를 원하고 있다고 봤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이미지 구축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선거전략가인 딕 모리스도 힐러리의 경선 완주에 대해 "2012년 대선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힐러리는 차기 대선에선 65세로 이는 한번 더 기회를 엿볼 수 있는 나이다.

대권 도전에 앞서 힐러리는 상원의원으로서 계속 활동하면서 상원 원내대표로 정치적 입지를 넓힐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특히 올해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총선에선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공화당과의 의석 수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가운데 차기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훨씬 더 큰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대선에서 힐러리가 오바마의 러닝메이트로 함께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힐러리가 부통령 후보로 11월 본선에 진출하는 것은 민주당 안에서도 거론돼온 '드림카드'다.

오바마의 약점인 백인 노동자 표심을 메우는 데 힐러리가 큰 역할을 할 거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힐러리 측은 자신이 부통령 후보직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