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로 곡물값 급등

새로운 먹거리 세계가 주목
[기획] GMO…안정성 논란속 기아해결사로 급부상
식량 부족이 심화되면서 지구촌 곳곳이 굶주림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올 들어서도 곡물 값이 천정부지로 뛰자 유전자변형 농산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 식량위기를 벗어날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옥수수값이 치솟자 한국에서도 이달부터 유전자변형(GM) 옥수수를 대량으로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환경보호 단체 등 반대론자들은 GMO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괴물식품(프랑켄푸드,프랑켄슈타인+푸드)'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 GMO가 뭐길래?

GMO란 유전공학 기법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유전자의 특성을 바꾼 농산물을 말한다.

예를 들어 A작물이 병충해에 취약하다고 가정하자.

A작물의 수확을 늘리려면 당연히 병충해에 잘 견디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같은 품종 혹은 다른 품종인 B작물에서 병충해에 강한 유전자를 뽑아내 A작물에 투입한다.

A작물은 유전자가 변형돼 병충해에 강한 또 다른 형질을 지닌 작물로 새로 태어나게 된다.

이것을 GMO라고 한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대표적 유전자변형 농산물은 콩 옥수수 면화 유채(카놀라) 등인데 대부분 사료로 쓰인다.

GM 옥수수나 콩은 가공돼 식품 원료로도 사용된다.

이달부터 국내에도 GM 옥수수가 들어오게 돼 소비자들이 이를 원료로 만든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먹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쌀이나 밀 등 주식으로 사용되는 곡물은 안전성 승인을 받은 품종이 일부 있지만 아직 상업화되지 않고 있다.

GMO는 최근 곡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옥수수 가격은 작년 초 대비 74% 급등했다.

콩과 밀도 각각 100%와 80% 올랐다.

일반 옥수수 가격의 경우 2006년 t당 143달러 수준이었으나 요즘엔 450달러로 껑충 뛰었다.

반면 GM 옥수수는 350달러에 살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곡물 가격 급등과 식량 부족으로 GMO에 대해 거부감을 보였던 각국 정부와 식품업체,소비자들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수입을 자제해왔던 식품업체들도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GMO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수입국들의 거부감에 따른 수출 감소를 우려해 생산을 주저했던 미국의 밀 재배업자들도 공급 확대를 위해 종자업체들에 GM 밀 씨앗 개발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GMO를 '괴물식품'이라고 부르는 등 부정적 인식이 가장 심한 유럽에서도 관련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가 거세다.

축산업자들은 GMO 수입이 풀리지 않으면 극심한 사료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대안이냐 재앙이냐

GMO 찬성론자들은 유전자변형 농산물이 식량난과 에너지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클라이브 제임스 ISAAA 회장은 "GMO가 작물 생산성에 큰 혁신을 가져와 빈곤 인구가 줄어들고,영세농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GMO가 기아와 빈곤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GMO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정부와 곡물업체들은 GMO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식품 안전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찬성론자들은 GMO가 유전자를 재조합했지만 유해하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찬성론자들은 또 GMO가 환경오염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GMO 재배가 연료 소비 감소와 토양 개선 등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반대론자들은 GMO의 안전성을 못믿겠다고 말한다.

GMO의 안전성을 검증하려면 여러 세대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인 가운데 GMO 유통에 찬성하는 비율이 21%에 불과하다.

아프리카도 GMO에 대한 거부 반응이 큰 편이다.

에티오피아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기아 인구에도 불구하고 GMO 식량원조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GMO가 식량난 해결보다는 미국 대형 곡물 메이저들의 배만 불려줄 것이란 주장도 GMO 확산 반대 근거로 제시된다.

환경단체들은 "경작지의 70% 이상이 미국과 아르헨티나에 집중돼 있고 대부분의 GMO는 부유한 나라의 동물 사료나 바이오 연료 제조에 쓰이고 있다"며 찬성론자들의 주장을 거부한다.

반면 다국적 식량회사의 수익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종자회사인 몬산토의 경우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순이익이 1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5억4300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찬성론자들은 일부 환경론자들이 고의적으로 공포감을 부풀려 당장 제3세계의 기아 인구들을 더욱 어려운 처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개탄한다.

멀쩡한 식량을 두고도 이웃에서 굶는 인구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식량도 대부분 자연상태에서 유전자 돌연변이를 통해 비로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작물이 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자연에서 천천히 진행되는 유전자 변이를 연구실에서 빠르게 진행되도록 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들 찬성론자들은 과도한 공포감 부풀리기야말로 배부른 사람들의 한가한 정신적 사치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박정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parkbi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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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 얼음이 없었던 적도 있었다

[기획] GMO…안정성 논란속 기아해결사로 급부상
"남극은 과거 한때 얼음이 없었던 따듯한 곳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 남극의 빙산이 녹아 내릴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색다른 주장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 지질학자인 피터 배럿 교수는 과학자들이 남극지역 해저에 구멍을 뚫어 지질조사를 벌인 결과 조류와 화분 등 따뜻한 곳에 살았던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남극 빙산에 구멍을 뚫어 그 아래 1㎞ 이상 되는 지점에서 코어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조사 작업을 통해 과학자들은 남극은 과거에도 대부분의 얼음이 다 녹았다가 다시 얼어붙은 적이 있을 만큼 환경적으로 변화가 많은 곳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배럿 교수는 남극 빙산이 수백만 년 전에 4만년 주기로 확장과 축소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는 증거들을 발견했으며 특히 약 3000만년 전에는 남극 해안 지역 일부가 푸른 초원으로 뒤덮여 있었고 낮 최고 기온은 섭씨 12도까지 올라갔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구 온난화로 남극 반도의 빙상이 붕괴될 수 있다는 미국의 빙하학자 존 머서 박사의 예측에 동의했다.

하지만 남극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머서 박사는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6m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는 오히려 2099년까지 59㎝ 정도 높아질 것이라는 국제기후변화회의의 예상이 더 맞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