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Q&A] 발없는 '광우병' 소문 천리간다…진실은 뭔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광우병 논쟁이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최근 국내 유력 방송사에서 미국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경고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을 통해 광우병 괴담까지 급속도로 퍼져 국민들에게 먹거리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과연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리는 걸까.

요즘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광우병에 대한 소문과 그에 대한 정부 당국 및 전문가 답변을 통해 진위를 알아보자.

Q) 한국인 광우병에 걸리기 쉽다?

A)한국인이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단일 유전자 하나가 전체 질환의 발병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한국인의 94.3%(일본인은 93%)가 M-M(메티오닌-메티오닌) 유전자를 갖고 있어 광우병에 걸리기 쉽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

이런 주장에 인용되는 논문 저자인 김용선 한림대 의과대학장도 "(자신은) 미국산 쇠고기를 거부감 없이 먹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만약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1997년 소의 내장 등으로 만든 사료가 전면 금지되기 이전에 한국에서 한우를 먹은 한국인들이 광우병 진원지인 영국보다 먼저 광우병이 발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유전자 취약설 자체가 인간 광우병인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CJD)이 아니라 산발형 크로이츠펠트 야콥병(sCJD)에 대한 연구 결과라는 것이다.

Q) 미국인이 먹는 쇠고기와 한국에 수출되는 쇠고기는 다르다?

A) 미국인이 먹는 쇠고기와 우리가 수입하는 쇠고기는 똑같다.

재미교포 250만명, 미국인 3억명이 먹는 것과 같은 품질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내수용과 수출용 모두 똑같은 시설에서 도축·포장 공정 과정을 거치며 엄격한 안전성 검사를 받게 된다.

국내에 수입되는 쇠고기는 통관과정에서 철저한 검역과정을 추가로 거친다.

Q) 생후 30개월 넘은 쇠고기는 위험하다?

A) 최근 인터넷에서 '30개월 이상된 쇠고기는 강아지 고양이 사료로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 떠돌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통계적으로 전 세계 광우병 감염소의 99% 이상이 30개월 이상의 소에게서 발생했기 때문에 30개월이라는 조건이 중시되고 있다.

그러나 광우병 원인물질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편도,소장 끝,머리뼈 등 광우병위험물질(SRM)만 제거한다면 30개월 미만 소와 안전성에서 차이가 없다.

미국인들도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물질 제거후 먹고 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도 30개월 넘은 쇠고기는 SRM을 제거하는 경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Q) 미국에서 0.1%만 광우병 검사한다?

A) 미국은 OIE 기준에 따라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소를 중점 검사하고 있다.

OIE는 모든 소를 검사하지 않고 육안으로 볼 때 광우병 가능성이 있는 소를 골라 중점 검사하는 방식으로 해당 국가의 광우병 안전성을 채점한다.

정상적인 소를 검사하면 최저 0.01점밖에 안 주고, 광우병 증상이 있는 소를 검사하면 최고 750점까지 주는 식이다.

미국은 최근 7년간 OIE가 권고하는 기준보다 10배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Q) '30개월 이상' 쇠고기, 한국에만 판다?

A) 미국은 사료값 부담 때문에 20개월 미만 때에 도축하는 경우가 90% 정도다.

나머지 10% 정도는 5~8년 사육한 젖소,8~10년 사육한 새끼를 낳는 암소,8~10년의 정액 채취를 위한 수소이다.

24개월 이상이면 고기가 늘지 않아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사료비가 더 많이 든다.

그래서 대부분 20개월 미만의 소를 도축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 117개국이다.

이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에 나이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나라가 EU를 포함해 97개국에 달한다.

Q)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나라의 쇠고기를 먹는다?

A) 미국에서 생산되는 쇠고기의 95% 정도는 미국 내에서 자체 소비된다.

나머지 5% 정도가 수출되고 있다.

미국은 호주나 뉴질랜드 등으로부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중저가 품질로 햄버거 등 가공 식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미국인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품질에 대해 자부심이 강해 수입산보다 미국산을 선호한다.

'미국이 호주산 쇠고기의 최대 수입국'이라는 주장이 인터넷에 나돌고 있지만,호주산 쇠고기의 최대 수입국은 일본이다.

Q) 육포·화장품·생리대도 광우병을 옮긴다?

A) 감염사례가 없고 과학적 근거도 전혀 없다.

의약품과 화장품에 사용되는 젤라틴이나 콜라겐은 쇠가죽 등을 이용해서 만드는데 여기에는 광우병 원인물질인 변형 프리온이 없다.

OIE에서도 이들 제품은 광우병을 옮길 우려가 없다고 인정하고 자유롭게 교역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Q) 미국 치매환자 상당수가 인간광우병에 걸렸다?

A) 치매와 광우병은 증상이 달라서 병원의 진단과정에서 분명히 구분된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보고된 인간광우병 의심 사례는-5월5일 미국 정부 당국자의 확인에 의하면-예비조사 결과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1997년 이후 소에 대한 동물성 사료 급여 금지 조치를 시행하여 BSE가 발생한 2003년 이후 SRM 제거 등 광우병 위험을 적절히 동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쇠고기는 안전하다.

Q) 프리온은 고열에도 파괴되지 않는 불사의 병원균이다?

A) 광우병 원인물질로 알려진 변형 프리온은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병원균이 아니고 단백질이 변형된 것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라 하더라도 변형 프리온은 특정 위험물질 부위에만 존재하므로 해당 부위를 제거하면 안전에 이상이 없다.

전염병이라기보다는 전달병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Q) 키스만 해도 광우병에 전염된다?

A) 전혀 근거 없는 헛소문이다.

광우병은 타액으로 전염되지 않는다.

광우병 원인체인 변형 프리온은 침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박정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전지수 경제교육연구소 인턴기자 parkbig@hankyung.com


<용어풀이>

▶ 국제수역사무국(OIE)

가축 질병에 대처하기 위해 172개국 정부가 참여한 국제기구.

세계무역기구(WTO)는 회원국들로 하여금 쇠고기 수출입 관련 안전성 기준을 기본적으로 OIE의 권고 내용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 특정위험물질(SRM)

광우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소의 부위.

OIE는 미국처럼 광우병을 스스로 통제(관리)할 수 있는 국가에서 생산된 30개월 미만 소의 경우 편도·소장 끝부분·등뼈·등뼈 속 신경·머리뼈·뇌·눈 등 7개 부위를 SRM으로 규정하고 수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 광우병 위험 통제국가

OIE는 미국·캐나다·칠레·브라질·스위스·대만 등을 '광우병 위험 통제국가(controlled)'로 지정했다.

이는 광우병 소를 생산하지 않을 수 있는 관리시스템과 능력을 인정받은 국가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