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한 한국 최초의 우주인 프로젝트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우주인 이소연씨는 지난 8일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들러 10일간의 임무 수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러나 그가 귀국한 이후에도 그의 지위문제와 귀환 과정 등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 우주인 사업을 계속할지도 관심거리다.
⊙ 우주인이냐 우주비행 참가자냐
이씨를 우주인(astronaut)으로 보느냐, 아니면 우주비행 참가자(spaceflight participant)로 간주하느냐를 놓고 지금껏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논란의 불을 붙인 것은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 NASA는 홈페이지에 이씨를 우주비행 참가자로 명기했다.
NASA는 우주인을 훈련을 받은 기관과 훈련을 받은 종류에 따라 선장 우주비행사(Commandor), 임무전문가(Mission specialist), 우주실험전문가(Payload specialist), 상업적 사용자 및 관광객(Commercial user & tourist)으로 분류하고 있다.
NASA 홈페이지는 이씨가 러시아연방 우주청과 상업계약을 맺고 우주로 갔다는 이유로 다른 미국 부호들이 우주 여행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를 우주비행 참가자로 명시했다.
세계 백과사전 사이트인 위키피디아에서도 이씨를 참가자나 여행자(Traveler)로 분류했다.
그는 정부 예산 260억원을 들여 우주로 향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에서는 우주인을 선장과 비행기술자, 실험전문가 등으로 나눈다며 이씨는 실험전문가로 분류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정해진 프로그램으로 훈련을 받은 사람에 대해 우주인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그를 우주실험 전문가로 지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씨는 러시아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러시아 분류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서는 이씨가 ISS에서 우주실험을 전문적으로 수행했으면 우주실험 전문가로 우주인 대접을 받을 수 있으며 우주실험 결과가 신통치 않으면 단순한 우주비행 참가자로 볼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 우주실험, 성과 있나 없나
이씨는 ISS에 머물면서 우주 초파리 실험, 제올라이트 결정 성장 실험 등 18가지 우주 과학실험을 수행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측은 이 연구 결과물들을 러시아 측으로부터 인수받아 연구를 제안했던 담당 연구진에 전달했다.
이 실험들은 대부분 무중력 상태에서 동물이나 물질의 변화를 파악해내는 작업으로 전문가들은 우리도 지상에서 수행할 수 없는 실험을 해 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얘기한다.
일부 과학자는 후속 연구에 따라 뜻밖의 성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이씨가 18가지 연구를 골고루 잘 수행했는지 여부다.
그는 KAIST 기계공학과 출신의 바이오시스템 연구자이기 때문에 바이오 연구나 기계 물리분야 실험에 대해선 전문가 수준이지만 정보기술(IT)이나 천문 우주 등 다른 분야의 실험도 전문가의 안목으로 잘 수행했는지는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충분한 사전 실험을 했으며 실험 수준이 대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험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과학계에서는 한 차례 실험으로 어떤 결론을 내긴 힘들어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진 말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 귀환과정서 얼마나 충격받았나
이씨는 지난달 28일 귀국한 뒤 충북 청원군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외부와 연락을 끊고 정밀 검사를 받고 있다.
그가 탄 캡슐은 당초 착륙 예정지에서 420㎞나 벗어난 지점에 엄청난 화염을 내뿜으면서 거꾸로 박힌 채로 비상 착륙했다.
미국 우주과학자들은 이를 두고 대단히 심각했던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NASA 측에 따르면 귀환선과 추진선이 미처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권에 진입, 수직 낙하하는 탄도 비행을 하게 됐다.
이 때문에 귀환선 속도가 예상보다 50% 이상 빨라지고 우주인들은 자기 몸무게의 10배에 가까운 압력을 받았다.
특히 우주선 가장 아래에 있었던 이씨는 가장 먼저 땅에 부딪쳐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정밀 의료 검진을 한 결과 목등뼈와 가슴 척추뼈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장기 입원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 우주인 사업 계속되나
정부는 우주인 사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성인의 75.4%와 청소년의 74.6%가 우주인 배출 이후 개인적으로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따라서 정부는 우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면 제2,제3의 우주인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60억원이나 소요된 이번 우주인 사업이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어 다른 우주인 탄생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얘기한다.
우선 정부는 고산씨를 우주인으로 선정했다가 러시아의 요구에 따라 갑자기 우주인을 중도에 교체했으며 이씨의 사고에 대해 침묵하는 등 러시아에 저자세로 일관한 점이 우주인 사업 계획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우주인 사업이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마당에 굳이 국내에서 우주인을 보내는 것이 어떤 실익이 있을까 하는 실효성 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한 우주산업 관계자는 "우주인 사업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추진 방향이 제대로 마련되지않은 것 같아 아쉽다"며 "우주인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우주인 이소연씨는 지난 8일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들러 10일간의 임무 수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러나 그가 귀국한 이후에도 그의 지위문제와 귀환 과정 등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 우주인 사업을 계속할지도 관심거리다.
⊙ 우주인이냐 우주비행 참가자냐
이씨를 우주인(astronaut)으로 보느냐, 아니면 우주비행 참가자(spaceflight participant)로 간주하느냐를 놓고 지금껏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논란의 불을 붙인 것은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 NASA는 홈페이지에 이씨를 우주비행 참가자로 명기했다.
NASA는 우주인을 훈련을 받은 기관과 훈련을 받은 종류에 따라 선장 우주비행사(Commandor), 임무전문가(Mission specialist), 우주실험전문가(Payload specialist), 상업적 사용자 및 관광객(Commercial user & tourist)으로 분류하고 있다.
NASA 홈페이지는 이씨가 러시아연방 우주청과 상업계약을 맺고 우주로 갔다는 이유로 다른 미국 부호들이 우주 여행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를 우주비행 참가자로 명시했다.
세계 백과사전 사이트인 위키피디아에서도 이씨를 참가자나 여행자(Traveler)로 분류했다.
그는 정부 예산 260억원을 들여 우주로 향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에서는 우주인을 선장과 비행기술자, 실험전문가 등으로 나눈다며 이씨는 실험전문가로 분류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정해진 프로그램으로 훈련을 받은 사람에 대해 우주인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그를 우주실험 전문가로 지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씨는 러시아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러시아 분류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서는 이씨가 ISS에서 우주실험을 전문적으로 수행했으면 우주실험 전문가로 우주인 대접을 받을 수 있으며 우주실험 결과가 신통치 않으면 단순한 우주비행 참가자로 볼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 우주실험, 성과 있나 없나
이씨는 ISS에 머물면서 우주 초파리 실험, 제올라이트 결정 성장 실험 등 18가지 우주 과학실험을 수행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측은 이 연구 결과물들을 러시아 측으로부터 인수받아 연구를 제안했던 담당 연구진에 전달했다.
이 실험들은 대부분 무중력 상태에서 동물이나 물질의 변화를 파악해내는 작업으로 전문가들은 우리도 지상에서 수행할 수 없는 실험을 해 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얘기한다.
일부 과학자는 후속 연구에 따라 뜻밖의 성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이씨가 18가지 연구를 골고루 잘 수행했는지 여부다.
그는 KAIST 기계공학과 출신의 바이오시스템 연구자이기 때문에 바이오 연구나 기계 물리분야 실험에 대해선 전문가 수준이지만 정보기술(IT)이나 천문 우주 등 다른 분야의 실험도 전문가의 안목으로 잘 수행했는지는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충분한 사전 실험을 했으며 실험 수준이 대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험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과학계에서는 한 차례 실험으로 어떤 결론을 내긴 힘들어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진 말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 귀환과정서 얼마나 충격받았나
이씨는 지난달 28일 귀국한 뒤 충북 청원군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외부와 연락을 끊고 정밀 검사를 받고 있다.
그가 탄 캡슐은 당초 착륙 예정지에서 420㎞나 벗어난 지점에 엄청난 화염을 내뿜으면서 거꾸로 박힌 채로 비상 착륙했다.
미국 우주과학자들은 이를 두고 대단히 심각했던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NASA 측에 따르면 귀환선과 추진선이 미처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권에 진입, 수직 낙하하는 탄도 비행을 하게 됐다.
이 때문에 귀환선 속도가 예상보다 50% 이상 빨라지고 우주인들은 자기 몸무게의 10배에 가까운 압력을 받았다.
특히 우주선 가장 아래에 있었던 이씨는 가장 먼저 땅에 부딪쳐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정밀 의료 검진을 한 결과 목등뼈와 가슴 척추뼈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장기 입원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 우주인 사업 계속되나
정부는 우주인 사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성인의 75.4%와 청소년의 74.6%가 우주인 배출 이후 개인적으로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따라서 정부는 우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면 제2,제3의 우주인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60억원이나 소요된 이번 우주인 사업이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어 다른 우주인 탄생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얘기한다.
우선 정부는 고산씨를 우주인으로 선정했다가 러시아의 요구에 따라 갑자기 우주인을 중도에 교체했으며 이씨의 사고에 대해 침묵하는 등 러시아에 저자세로 일관한 점이 우주인 사업 계획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우주인 사업이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마당에 굳이 국내에서 우주인을 보내는 것이 어떤 실익이 있을까 하는 실효성 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한 우주산업 관계자는 "우주인 사업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추진 방향이 제대로 마련되지않은 것 같아 아쉽다"며 "우주인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