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전 돌입, 눈 부릅뜨고 보세요
1. 들어가며
오늘부터 몇 주에 걸쳐서 글쓰기 실전론에 관한 강의를 할 생각이다.
많은 학생들이 논술식 글쓰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감을 잘 못 잡는 것 같다.
때문에 아무리 사고를 열심히 해도 논술 실력이 제자리인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느끼는 학생들은 오늘부터 진행하는 강의에 귀를 쫑긋 아니 눈을 부릅뜨고 잘 보기를 바란다.
우선 카페 개설 건.
많은 성원에 감사드린다.
당초에는 신청한 사람 모두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첨삭의 부담과 기타의 사정으로 일부 인원에게 한정하기로 결정했다.
해당자는 27일까지 개별통지할 것이다.
다만 서울, 경기 학생들은 제외했다.
일단 학습의 기회가 지방 학생들보다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기회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 배제한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
사정이야 다양하겠지만 일일이 들어주지 못한 점이 미안할 뿐이다.
두 번째, 에스논술에서 이달 말에 정규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배경지식이 아닌 실전 논술을 배우고 싶은 학생들은 신청하기 바란다.
수시 대비는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단언해서 말하지만 파이널 때만 벼락치기로 수시 대비할 생각을 가진 학생들은 아예 수능에 올인하기 바란다.
천부적인 글쓰기 소질을 타고 나지 않는 이상 파이널 때만 반짝 대비할 경우, 합격률은 0%이다.
6개월 완성반의 개념으로 이끌고 갈 것이며, 강의는 지면에서 못 다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펼칠 생각이다.
강의에 대한 기타 문의는 메일을 보내주면 자세하게 알려주겠다.
사고법과 쓰기법을 통한 논술이 무엇인지를 몸에 익혀줄 것이며, 컨셉트는 '학원에서 상처받은 영혼들을 달래주는 것'이다.
문장의 호흡이 너무 길었다.
각설하고 오늘 강의를 살펴보자.
2. 글쓰기 21계명을 숙지하자.
글쓰기 21계명
1. 논지는 세세하게,사실은 간략하게.
2. 비교를 할 때는 기준을 명백히.
3. 문제는 한꺼번에 풀어라. 상호 간의 연관관계를 생각하면서.
4. 사실근거를 써라. 소견논거는 안 쓸수록 좋다.
5. 비판은 옹호와 반박 모두를 함축한다.
6. 숨겨진 전제와 함축은 비판의 백미.
7. 의도를 가지고 요약하라. 써먹기 위해서 요약을 할 때는 사례를 일반화 시키면서 요약해라.
8. 써놓고 생각하라. 보면서 생각하는 것과 보지 않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9. 관점을 물으면 이면을 생각해라.
10. 옴니버스식 글쓰기를 해라. 중심축은 너다.
11. 추상적인 것은 구체적으로 논하라.
12. 구체적인 것은 일반화 시켜서 논하라.
13. 표 해석은 수리적인 부분을 놓치지 마라.
14. 글의 승부수를 띄워라. 잘 쓴다고 생각하는 것은 강조해라. 질문이 여러개라도 자세히 대답할 질문과 언급만 해줘도 좋은 내용이 있다.
15. 압축적인 글쓰기를 하라. 다만 지나친 압축은 금물,이해가 잘 되게 써라.
16. 묻는 바에 대한 대답을 숨기지 마라. 채점위원이 너의 답을 찾으려고 하는 순간 끝이다.
17. 쉬운 것을 가지고 어려운 것을 풀어라. 답을 가지고 풀자.
18. 어미의 변화에 주의하자. 글에서 운율이 느껴지면 안된다.
19. 카테고리화 시켜라.
20.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생각하라.
21. 인과 관계를 기준으로 글을 작성하라. 시간순으로 글을 쓰는 것은 초보나 할 일이다.
이 내용들은 논술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모아 놓은 것들이다.
오랜 강의 경험 속에서 얻은 핵심적인 내용들이니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기 바란다.
그럼 오늘은 1번을 살펴보자.
1. 논지는 세세하게,사실은 간략하게.
논술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원칙 중 하나이다.
논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논술은 보통 제시문에 있는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는 과정과 그 요약을 바탕으로 논증을 펼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과정에서 점수를 얻는 부분은 논증 부분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글을 보면 요약하는 과정에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대개 어려운 논제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한데, 아마 쓸 내용을 제대로 찾지 못해 요약을 길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러한 글쓰기가 습관이 되면 간단히 짚고 넘어가 줄 내용도 너무 길게 언급하게 되고, 결국 글자 수의 제한에 걸려 자세하게 써줄 내용은 간단히 짚고 넘어가게 되는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요약을 묻지 않는 문제에서도 간단히 요약을 하는 이유는 논증의 완결성을 위해서이다.
즉 나의 답안이 심사위원에게 설득력을 갖추려면 완결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근거도 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때문에 요약을 서두에 해줌으로써 '내가 제시문 중 어느 근거에서 이 답안을 가지고 왔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요약은 내 글이 제시문의 내용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만을 보여주면 족하다.
그 이상은 낭비가 될 수 있다.
가령 다음 글을 보자.
연대 2008 1차 모의고사에 대한 답안이다. (문제는 연대 홈페이지에 있으니 참조하도록)
이에 대해 제시문 (나)는 인간 스스로 제한된 관용의 범위를 넓힐 것을 요구한다.
미나모토죠의 주민들은 쉽게 서로에게 호의를 베풀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준다.
새로 이사 온 사람은 이러한 일을 조그만 선물을 통한 인사로 시작한다.
이사 온 사람은 자신에게 돌아올 보상을 기대하며 공식적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이에 대해 집을 봐주거나 선물을 나눠주는 것으로 보상을 해준다.
마을 주민들 모두 이렇게 서로 보상을 받는다.
그리고 그러한 보상은 나중에 상대방에 대한 친절로 다시 이어진다.
먼저 상대방에게 베푼 호의에 대해 상대방도 자신에게 관용으로 답을 해주는 것이다.
미나모토죠의 주민들은 스스로 넓은 관용을 베풀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베푼 친절에 대한 보상을 쉽게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미나모토죠를 서로 돕고 돕는 상부상조의 사회로 만든다.
줄친 부분은 학생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부분이다.
그러나 제시문에 모두 나와있는 내용이다.
제시문에 나와 있다 할지라도 내용이 어려워서 '내가 이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면 자세히 적을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시문에 나와 있는 내용은 위의 줄친 부분처럼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부분이라서 별다른 독해능력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일일이 써줄 필요가 있을까?
이러한 문제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문(나)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는 인간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 신뢰는 사회 구성원 간의 관습적이고 전통적인 약속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관용에 대한 보상의 불확실성을 오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 신뢰를 통해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미나모토죠의 사람들이 자기가 자주 가는 선술집에 가고, 몇 년째 같은 농민에게서 야채를 사고, 이웃의 장례를 돕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논지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거의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어느 글이 눈에 더 잘 들어오는가?
전자의 글은 사실을 적시하는 부분에 치중한 것에 비해 후자의 글은 사실은 간단히 적고 자신의 주장에 치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논지를 세세하게 한다는 부분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굉장히 세밀하게 펼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산업혁명 이후로 계속된 교통과 통신 등 과학기술의 발달과 공업의 발달은 인류에게 많은 물질적 풍요를 주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한 베이컨의 발전 지향적 사고에 따라 노력한 결과, 재화의 생산량은 증대되고 공간거리는 단축된 것이다.
하지만 원숭이가 더 이상 맨발로 걸을 수는 없었듯이, 문명의 발달에 따른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다."
(05년 대비 서울대 모의 논술 답안)
위 글의 문제점을 지적하라.
답안은 다음호에 밝히겠다. 힌트는 '논지는 세세하게'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된다.
답과 관련된 논제는 몰라도 풀 수 있는 문제이므로 한번 도전해보기 바란다.
3. 마치며
앞으로 오늘과 같은 형식으로 글쓰기 실전에 관한 강의를 할 생각이다.
그리고 카페 개설희망자 중에 탈락한 인원들 앞으로 문제를 보내줄 예정이니, 일주일 이내로 답을 써서 제출하기 바란다.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한 보답의 차원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이벤트이다.
몇 개의 답안을 뽑아 첨삭도 해 줄 생각이니 열심히 쓰기 바란다.
서울 시내 유명 논술 학원 중 누구나 풀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답을 못한 대학교 기출문제를 선정해서 보낼 것이다.
정시 논술은 축소되었지만 어차피 정시에서 논술은 당락과는 큰 영향이 없었기 때문에 수시가 확대된 지금에서는 논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셈이다.
더구나 로스쿨 입시의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볼 때도 고등학교 때 논술 교육은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 되었다.
수능에만 올인하지 말고 논술에 일주일에 하루만 투자하자.
수능보다 훨씬 큰 수확을 가져다 줄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이상 논술 강사의 논술 옹호론이었다. ^^
권호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mega@eudhankyung.com
1. 들어가며
오늘부터 몇 주에 걸쳐서 글쓰기 실전론에 관한 강의를 할 생각이다.
많은 학생들이 논술식 글쓰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감을 잘 못 잡는 것 같다.
때문에 아무리 사고를 열심히 해도 논술 실력이 제자리인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느끼는 학생들은 오늘부터 진행하는 강의에 귀를 쫑긋 아니 눈을 부릅뜨고 잘 보기를 바란다.
우선 카페 개설 건.
많은 성원에 감사드린다.
당초에는 신청한 사람 모두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첨삭의 부담과 기타의 사정으로 일부 인원에게 한정하기로 결정했다.
해당자는 27일까지 개별통지할 것이다.
다만 서울, 경기 학생들은 제외했다.
일단 학습의 기회가 지방 학생들보다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기회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 배제한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
사정이야 다양하겠지만 일일이 들어주지 못한 점이 미안할 뿐이다.
두 번째, 에스논술에서 이달 말에 정규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배경지식이 아닌 실전 논술을 배우고 싶은 학생들은 신청하기 바란다.
수시 대비는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단언해서 말하지만 파이널 때만 벼락치기로 수시 대비할 생각을 가진 학생들은 아예 수능에 올인하기 바란다.
천부적인 글쓰기 소질을 타고 나지 않는 이상 파이널 때만 반짝 대비할 경우, 합격률은 0%이다.
6개월 완성반의 개념으로 이끌고 갈 것이며, 강의는 지면에서 못 다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펼칠 생각이다.
강의에 대한 기타 문의는 메일을 보내주면 자세하게 알려주겠다.
사고법과 쓰기법을 통한 논술이 무엇인지를 몸에 익혀줄 것이며, 컨셉트는 '학원에서 상처받은 영혼들을 달래주는 것'이다.
문장의 호흡이 너무 길었다.
각설하고 오늘 강의를 살펴보자.
2. 글쓰기 21계명을 숙지하자.
글쓰기 21계명
1. 논지는 세세하게,사실은 간략하게.
2. 비교를 할 때는 기준을 명백히.
3. 문제는 한꺼번에 풀어라. 상호 간의 연관관계를 생각하면서.
4. 사실근거를 써라. 소견논거는 안 쓸수록 좋다.
5. 비판은 옹호와 반박 모두를 함축한다.
6. 숨겨진 전제와 함축은 비판의 백미.
7. 의도를 가지고 요약하라. 써먹기 위해서 요약을 할 때는 사례를 일반화 시키면서 요약해라.
8. 써놓고 생각하라. 보면서 생각하는 것과 보지 않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9. 관점을 물으면 이면을 생각해라.
10. 옴니버스식 글쓰기를 해라. 중심축은 너다.
11. 추상적인 것은 구체적으로 논하라.
12. 구체적인 것은 일반화 시켜서 논하라.
13. 표 해석은 수리적인 부분을 놓치지 마라.
14. 글의 승부수를 띄워라. 잘 쓴다고 생각하는 것은 강조해라. 질문이 여러개라도 자세히 대답할 질문과 언급만 해줘도 좋은 내용이 있다.
15. 압축적인 글쓰기를 하라. 다만 지나친 압축은 금물,이해가 잘 되게 써라.
16. 묻는 바에 대한 대답을 숨기지 마라. 채점위원이 너의 답을 찾으려고 하는 순간 끝이다.
17. 쉬운 것을 가지고 어려운 것을 풀어라. 답을 가지고 풀자.
18. 어미의 변화에 주의하자. 글에서 운율이 느껴지면 안된다.
19. 카테고리화 시켜라.
20.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생각하라.
21. 인과 관계를 기준으로 글을 작성하라. 시간순으로 글을 쓰는 것은 초보나 할 일이다.
이 내용들은 논술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모아 놓은 것들이다.
오랜 강의 경험 속에서 얻은 핵심적인 내용들이니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기 바란다.
그럼 오늘은 1번을 살펴보자.
1. 논지는 세세하게,사실은 간략하게.
논술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원칙 중 하나이다.
논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논술은 보통 제시문에 있는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는 과정과 그 요약을 바탕으로 논증을 펼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과정에서 점수를 얻는 부분은 논증 부분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글을 보면 요약하는 과정에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대개 어려운 논제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한데, 아마 쓸 내용을 제대로 찾지 못해 요약을 길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러한 글쓰기가 습관이 되면 간단히 짚고 넘어가 줄 내용도 너무 길게 언급하게 되고, 결국 글자 수의 제한에 걸려 자세하게 써줄 내용은 간단히 짚고 넘어가게 되는 비극을 초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요약을 묻지 않는 문제에서도 간단히 요약을 하는 이유는 논증의 완결성을 위해서이다.
즉 나의 답안이 심사위원에게 설득력을 갖추려면 완결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근거도 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때문에 요약을 서두에 해줌으로써 '내가 제시문 중 어느 근거에서 이 답안을 가지고 왔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요약은 내 글이 제시문의 내용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만을 보여주면 족하다.
그 이상은 낭비가 될 수 있다.
가령 다음 글을 보자.
연대 2008 1차 모의고사에 대한 답안이다. (문제는 연대 홈페이지에 있으니 참조하도록)
이에 대해 제시문 (나)는 인간 스스로 제한된 관용의 범위를 넓힐 것을 요구한다.
미나모토죠의 주민들은 쉽게 서로에게 호의를 베풀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준다.
새로 이사 온 사람은 이러한 일을 조그만 선물을 통한 인사로 시작한다.
이사 온 사람은 자신에게 돌아올 보상을 기대하며 공식적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이에 대해 집을 봐주거나 선물을 나눠주는 것으로 보상을 해준다.
마을 주민들 모두 이렇게 서로 보상을 받는다.
그리고 그러한 보상은 나중에 상대방에 대한 친절로 다시 이어진다.
먼저 상대방에게 베푼 호의에 대해 상대방도 자신에게 관용으로 답을 해주는 것이다.
미나모토죠의 주민들은 스스로 넓은 관용을 베풀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베푼 친절에 대한 보상을 쉽게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미나모토죠를 서로 돕고 돕는 상부상조의 사회로 만든다.
줄친 부분은 학생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부분이다.
그러나 제시문에 모두 나와있는 내용이다.
제시문에 나와 있다 할지라도 내용이 어려워서 '내가 이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면 자세히 적을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시문에 나와 있는 내용은 위의 줄친 부분처럼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부분이라서 별다른 독해능력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일일이 써줄 필요가 있을까?
이러한 문제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문(나)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는 인간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 신뢰는 사회 구성원 간의 관습적이고 전통적인 약속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관용에 대한 보상의 불확실성을 오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 신뢰를 통해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미나모토죠의 사람들이 자기가 자주 가는 선술집에 가고, 몇 년째 같은 농민에게서 야채를 사고, 이웃의 장례를 돕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논지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거의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어느 글이 눈에 더 잘 들어오는가?
전자의 글은 사실을 적시하는 부분에 치중한 것에 비해 후자의 글은 사실은 간단히 적고 자신의 주장에 치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논지를 세세하게 한다는 부분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굉장히 세밀하게 펼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산업혁명 이후로 계속된 교통과 통신 등 과학기술의 발달과 공업의 발달은 인류에게 많은 물질적 풍요를 주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한 베이컨의 발전 지향적 사고에 따라 노력한 결과, 재화의 생산량은 증대되고 공간거리는 단축된 것이다.
하지만 원숭이가 더 이상 맨발로 걸을 수는 없었듯이, 문명의 발달에 따른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다."
(05년 대비 서울대 모의 논술 답안)
위 글의 문제점을 지적하라.
답안은 다음호에 밝히겠다. 힌트는 '논지는 세세하게'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된다.
답과 관련된 논제는 몰라도 풀 수 있는 문제이므로 한번 도전해보기 바란다.
3. 마치며
앞으로 오늘과 같은 형식으로 글쓰기 실전에 관한 강의를 할 생각이다.
그리고 카페 개설희망자 중에 탈락한 인원들 앞으로 문제를 보내줄 예정이니, 일주일 이내로 답을 써서 제출하기 바란다.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한 보답의 차원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이벤트이다.
몇 개의 답안을 뽑아 첨삭도 해 줄 생각이니 열심히 쓰기 바란다.
서울 시내 유명 논술 학원 중 누구나 풀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답을 못한 대학교 기출문제를 선정해서 보낼 것이다.
정시 논술은 축소되었지만 어차피 정시에서 논술은 당락과는 큰 영향이 없었기 때문에 수시가 확대된 지금에서는 논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셈이다.
더구나 로스쿨 입시의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볼 때도 고등학교 때 논술 교육은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 되었다.
수능에만 올인하지 말고 논술에 일주일에 하루만 투자하자.
수능보다 훨씬 큰 수확을 가져다 줄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이상 논술 강사의 논술 옹호론이었다. ^^
권호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mega@eu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