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7살 때부터 투자에 관한 책을 읽었고 11살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11살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세계적인 주식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한 말이다.
버핏 회장은 7살 때 증권회사를 경영하던 아버지가 쓴 주식시장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고, 11살엔 증권사 객장에서 시세판을 적는 일을 했다고 한다.
버핏 회장은 그해 '시티 서비스(Cities Services)'란 회사의 우선주를 38달러에 매입, 40달러가 됐을 때 팔았다.
하지만 그가 주식을 판 후 주가는 200달러까지 올랐다.
버핏 회장은 이 경험을 통해 좋은 회사에 장기간 투자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최근 국내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면서 자녀들에게 일찌감치 주식 교육을 시키려는 부모들이 늘었다.
또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주식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제2의 워런 버핏'을 꿈꾸며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를 통해 주식투자 방법을 문의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선 미성년자의 주식 투자가 가능할까?
답은 'Yes'다.
하지만 미성년자인 만큼 약간의 제약은 따른다.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려면 부모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도장만을 대신 찍는 수준이 아니라 부모가 직접 자신의 명의로 신청해야 비로소 미성년자 명의의 증권계좌를 만들 수 있다.
계좌를 개설한 후엔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컴퓨터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
일단 계좌를 만들고 나면 주식매매에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특별히 받는 제한은 없다.
HTS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가거나 전화를 이용하지 않고도 가정이나 직장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주식매매 주문을 내는 시스템이다.
초기엔 주식 시세보기와 매매주문 기능 정도밖에 없었지만 2000년대 들어와 각종 금융상황 분석은 물론 매매상담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매매수수료가 저렴하고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계좌를 개설할 때 HTS 이용에 대해 함께 문의하면 아이디를 발급받아 해당 증권사의 HTS 프로그램을 쓸 수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의 상장법인 및 프리보드 등록법인 등 12월 결산법인 1678개사의 주주들 가운데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전년보다 1만4191명 늘어난 5만3337명(1.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총 9936만주(0.5%)였다.
아직까지는 '미성년자는 10년에 1500만원 내에서 증여세가 면제된다'는 조건을 노린 부모의 손에 이끌려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미성년자가 많은 편이다.
물론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면서 경제 교육 효과를 노리는 부모들도 꽤 있다.
서울 강남의 모 증권사 영업직원은 "최근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자녀들에게 500만원 이하 자금으로 증권계좌를 개설해 주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직접 주식을 사고 파는 과정을 통해 경제교육은 물론 증여세 비과세 혜택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새로운 재테크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150억원대의 주식자산을 운용 중인 한 개인 큰손투자자는 "지난해 두 딸들에게 내가 투자 중인 모기업의 주식을 100주씩 사줬다"며 "아이들에게 직접 그 회사에 대해 공부하고 투자해 보도록 권하고 있다.
딱딱한 책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주주는 기업의 대주주 일가에 특히 많이 분포돼 있다.
지난달 재계사이트인 재벌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상장사 대주주의 직·방계 가족 중 미성년자(1990년 1월 이후 출생자)는 1인당 평균 32억원어치의 주식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윤수 성원건설 회장의 아들 동엽군(15세)이 587억원으로 1인당 보유주식 평가액이 가장 많았고 허용수 GS홀딩스 상무의 아들 석홍군(8세)이 400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의 장녀 민정양(18세)이 256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의 딸 연제양(19세)이 23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엔 돌도 안 된 아기가 10억원어치 주식을 가진 주주로 '등극(?)'해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바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손자인 2007년 4월25일생 홍윌리엄군이다.
홍원식 회장의 부친 홍두영 명예회장의 처남의 부인인 김정선씨가 남양유업 보유주식 1168주를 홍군에게 증여한 데 따른 것이다.
홍군이 증여받은 주식은 남양유업의 2월5일 종가(81만9000원) 기준으로 9억5659만원이나 된다.
미성년자 주주들이 스스로 주식투자를 공부하고 투자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여의도의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중고등학생들이 2~3명씩 모여 개별 업종과 종목에 대해 공부하고 투자를 문의하러 오는 일이 잦아졌다"며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성인 투자자들 뺨치는 수준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무척 놀란다"고 전했다.
각 증권사들은 미성년자들을 미래의 중요한 고객으로 인식하며 모의주식투자대회, 주식투자교실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는 1년에 한 번씩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식 관련 지식을 측정하는 경시대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미성년자들은 주식 시장에 떠도는 각종 루머에 쉽사리 휘말릴 우려가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시엔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을 퍼트려 이득을 노리는 투자 세력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며 "미성년자 주주들이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 등을 통해 종목 정보를 접하면서 이런 세력들에 휘둘릴 위험이 있어 투자시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미아 한국경제신문 기자 mia@hankyung.com
11살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세계적인 주식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한 말이다.
버핏 회장은 7살 때 증권회사를 경영하던 아버지가 쓴 주식시장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고, 11살엔 증권사 객장에서 시세판을 적는 일을 했다고 한다.
버핏 회장은 그해 '시티 서비스(Cities Services)'란 회사의 우선주를 38달러에 매입, 40달러가 됐을 때 팔았다.
하지만 그가 주식을 판 후 주가는 200달러까지 올랐다.
버핏 회장은 이 경험을 통해 좋은 회사에 장기간 투자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최근 국내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면서 자녀들에게 일찌감치 주식 교육을 시키려는 부모들이 늘었다.
또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주식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제2의 워런 버핏'을 꿈꾸며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를 통해 주식투자 방법을 문의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선 미성년자의 주식 투자가 가능할까?
답은 'Yes'다.
하지만 미성년자인 만큼 약간의 제약은 따른다.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려면 부모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도장만을 대신 찍는 수준이 아니라 부모가 직접 자신의 명의로 신청해야 비로소 미성년자 명의의 증권계좌를 만들 수 있다.
계좌를 개설한 후엔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컴퓨터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
일단 계좌를 만들고 나면 주식매매에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특별히 받는 제한은 없다.
HTS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가거나 전화를 이용하지 않고도 가정이나 직장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주식매매 주문을 내는 시스템이다.
초기엔 주식 시세보기와 매매주문 기능 정도밖에 없었지만 2000년대 들어와 각종 금융상황 분석은 물론 매매상담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매매수수료가 저렴하고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계좌를 개설할 때 HTS 이용에 대해 함께 문의하면 아이디를 발급받아 해당 증권사의 HTS 프로그램을 쓸 수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의 상장법인 및 프리보드 등록법인 등 12월 결산법인 1678개사의 주주들 가운데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전년보다 1만4191명 늘어난 5만3337명(1.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총 9936만주(0.5%)였다.
아직까지는 '미성년자는 10년에 1500만원 내에서 증여세가 면제된다'는 조건을 노린 부모의 손에 이끌려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미성년자가 많은 편이다.
물론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면서 경제 교육 효과를 노리는 부모들도 꽤 있다.
서울 강남의 모 증권사 영업직원은 "최근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자녀들에게 500만원 이하 자금으로 증권계좌를 개설해 주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직접 주식을 사고 파는 과정을 통해 경제교육은 물론 증여세 비과세 혜택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새로운 재테크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150억원대의 주식자산을 운용 중인 한 개인 큰손투자자는 "지난해 두 딸들에게 내가 투자 중인 모기업의 주식을 100주씩 사줬다"며 "아이들에게 직접 그 회사에 대해 공부하고 투자해 보도록 권하고 있다.
딱딱한 책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주주는 기업의 대주주 일가에 특히 많이 분포돼 있다.
지난달 재계사이트인 재벌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상장사 대주주의 직·방계 가족 중 미성년자(1990년 1월 이후 출생자)는 1인당 평균 32억원어치의 주식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윤수 성원건설 회장의 아들 동엽군(15세)이 587억원으로 1인당 보유주식 평가액이 가장 많았고 허용수 GS홀딩스 상무의 아들 석홍군(8세)이 400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의 장녀 민정양(18세)이 256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의 딸 연제양(19세)이 23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엔 돌도 안 된 아기가 10억원어치 주식을 가진 주주로 '등극(?)'해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바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손자인 2007년 4월25일생 홍윌리엄군이다.
홍원식 회장의 부친 홍두영 명예회장의 처남의 부인인 김정선씨가 남양유업 보유주식 1168주를 홍군에게 증여한 데 따른 것이다.
홍군이 증여받은 주식은 남양유업의 2월5일 종가(81만9000원) 기준으로 9억5659만원이나 된다.
미성년자 주주들이 스스로 주식투자를 공부하고 투자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여의도의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중고등학생들이 2~3명씩 모여 개별 업종과 종목에 대해 공부하고 투자를 문의하러 오는 일이 잦아졌다"며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성인 투자자들 뺨치는 수준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무척 놀란다"고 전했다.
각 증권사들은 미성년자들을 미래의 중요한 고객으로 인식하며 모의주식투자대회, 주식투자교실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는 1년에 한 번씩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식 관련 지식을 측정하는 경시대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미성년자들은 주식 시장에 떠도는 각종 루머에 쉽사리 휘말릴 우려가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시엔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을 퍼트려 이득을 노리는 투자 세력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며 "미성년자 주주들이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 등을 통해 종목 정보를 접하면서 이런 세력들에 휘둘릴 위험이 있어 투자시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미아 한국경제신문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