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시대회는 경제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체의 70%가량이 사례나 그래프를 제시하고 이를 해석해 답하는 문제였다. 출제위원들은 문제 수준이 지난해보다 높아져 수험생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A형 객관식 7번 문제의 경우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실질 GDP로 나눠 나타내는 물가지수인 GDP 디플레이터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그래프를 제시하고 이 두 그래프를 통해 추론할 수 있는 사실에 대해 묻고 있다.

최근 경제 현황에 대한 문제들도 최근 경제 이슈를 꼼꼼히 챙기지 않은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40번 문제는 작년 우리나라의 실업률,경상수지,GDP 대비 정부 지출 등의 수치를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어야 답할 수 있는 문제였다.

주관식 문제는 주어진 조건을 단계적으로 정리해 나가면서 한 문제를 해결해야 다음 문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나왔다.

주관식 1,2번에서는 기술개발을 하려는 두 회사를 가정하고 시장에 맡겼을 때 자금이 사회적 효용이 가장 높은 기술개발에 지원되지 않을 수 있고 정부의 정책 지원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물었다.

마지막 논술 문제에서는 정부의 지원은 세금을 통해 이루어지며 필연적으로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키는 자중손실(deadweight loss)을 가져오기 때문에 벤처캐피털 등을 통한 시장 친화적 방법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논하도록 했다.

출제위원장을 맡은 차문중 KDI 연구위원은 "경제논리들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은 경제학을 공부하는 진정한 이유가 아니다"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학생들의 노력을 평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문제 한 문제마다 경제학의 중요한 철학적 이슈들이 담겨 있다"면서 "심혈을 기울여 출제한 만큼 고교 교과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아온 경제학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