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 특성 혹은 능력과 보완·발전시켜야 할 단점(특성 혹은 능력)에 대하여 기술하시오.(200자 내외)

내가 남들보다 뛰어난 장점은 성실성과 책임성,지속성이다.

성실성과 책임성, 지속성은 고3 때 특히 잘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고3 초기에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모의고사 시험 때마다 느끼는 한계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공부를 하였다.

결과 9월 이후 상위권에 도달할 수 있었다.

특히 성실성과 책임성은 초등학교 때부터 선생님들께서 인정하셨다.

내가 발전시켜야 할 단점은 경쟁의식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닻별 황샘의 사통팔달 실전논술] 10. 첨삭의 출발은 소리내어 읽기부터 -<끝>
우리 반 학생 하나가 정시 모집에 필요한 자기소개서를 첨삭해 달라고 찾아왔다.

첨삭을 하기 전에 소리내어 읽게 시켰다.

낭독을 시키니 첫 문장부터 어색하다고 한다.

끝까지 소리내 읽으면서 걸리는 느낌이 드는 곳에 밑줄을 치게 했다.

그랬더니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다고 하며 다섯 군데에 밑줄을 쳤다.

이제 여기부터가 논술이다.

왜 이상할까?

답을 읽기 전에 여러분도 자신의 기준에서 문장이 잘못된 근거를 제시해 보라.

①의 잘못은 논술로 치면 논제에서 나온 표현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첫 문장부터 논제를 베껴 썼다.

참신하다는 느낌보다 진부하고 지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이런 실수를 ④에서 또 반복하고 있다.

장점을 말한 다음 단점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역시 문제에서 나온 '발전시켜야 할 단점'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쓰고 있다.

자수도 많지 않은데, 벌써 논제를 두 번이나 베껴 쓴 것이다.

이런 지적을 하니 학생은 놀라며 "내가 왜 이렇게 썼지?" 하며 스스로도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가끔 논술에서 자신이 만든 단어라며 열심히 반복해서 쓰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사실은 논제에서 읽은 표현이 잔상에 남아 무의식적으로 글에 쓰고 있다는 것을 모를 때가 많다.

이러다 보니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을 하는 교수의 입장에서 보면 참신하지 않은 것이다.

문제에 나온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하고 나중에는 제시문을 너무 많이 끌어다 썼다며 감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제시문이나 논제에서 나온 개념어를 변주할 필요가 있다.

만약 제시문에서 '효용과 한계'라고 했다면 '장점과 단점'이라고 바꿔서 표현해 보는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삶을 표현하는 개념어로 '88만원 세대'라는 표현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이 표현을 변주하여 '배틀 로얄 세대'라고 하였다.

이처럼 같은 의미를 약간 변주하여 자신의 표현어나 비슷한 단어로 바꾸는 것이다.

②는 ④의 잘못과 거의 비슷하다.

앞에서 말한 자신의 장점이 되는 세 가지를 다시 주어로 뒤이어 반복하고 있다.

지시어를 쓸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간단하게 '이것이'라는 지시어로 되받아서 쓰면 될 텐데 지시어를 사용하지 않고 앞에 쓴 표현을 그대로 되풀이 하고 있다.

지시어를 너무 많이 써도 안 되지만, 쓸 때는 써야 한다.

우리는 말 할 때만 이런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글 속에서도 그런 것을 볼 수 있다.

다음 말이 생각나지 않아 같은 말을 반복하듯이(속된 말로 버벅거리듯이), 다음 문장이 생각나지 않아 무의식 중에 앞의 표현을 반복하는 것이다.

심지어 연이은 네 문장의 주어가 다 같은 경우까지 있다.

신경쓰자.

③에선 갑자기 초등학교로 거슬러 올라갔다.

사실 역행적 구성과 회상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이 뭐 그리 대수롭겠냐마는 자신의 장점이 유래가 깊다는 것을 처음부터 이야기하면 읽는 사람이 정돈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구성의 묘미가 부족한 문장이다.

⑤는 초등학교 시절의 일기를 연상하게 한다.

일주일 치, 아니 한달 치 일기를 한꺼번에 쓰면서 쓸 말이 생각나지 않아 '오늘은 참 재밌었다', '오늘은 정말 재밌었다'처럼 '참'과 '정말'을 남발하고 있다.

문법적으로 맞고 안 맞고를 떠나 과장된 표현은 자신의 빈곤함을 역설하는 것이다.

표현력의 부재를 무책임하게 '너무' 한테 떠맡기고 있다.

이렇게 짚어주니 괴로워한다.

나도 괴롭다.

이제 걸음마를 하는 아이에게 10보 밖에 걷지 않았다고 야단만 친 것 같아 미안했다.

10보를 걸은 것만으로도 칭찬하고 격려해 또 걷고 싶게 만들어 줘야 하는데, 어깨가 쳐지게 만든 것 같다.

게다가 일자로 걸으라고까지 했으니….

하지만 다음 날 학생은 이메일로 고친 자기소개서를 보내오면서 어딘가 모르게 뿌듯해 한다.

그렇다.

힘들어도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면 다 하는구나.

입시가 아이들을 힘들게 하지만 아이들을 단련시키고 정제시켜주는 점도 있구나.

아이와 함께 쳐졌던 내 어깨가 다시 힘을 받는다.

끝으로 글을 고치기 전에 소리 내어 읽어보면 어디가 틀렸는지 잘 알게 된다.

이상하게도 눈으로만 읽을 때는 안 보이던 것이 낭독을 하면 보인다.

그 이유를 아직 찾지는 못했지만 첨삭 지도를 하면서 알게 된 작은 노하우이다.

일단 자신이 쓴 글을 소리내어 읽기, 여기서부터 첨삭이 시작되는 것 같다.


-------------------------------------------------------------

'닻별 황샘의 사통팔달 실전논술'이 이번 주로 막을 내립니다.

필자인 과천고 황현주 선생님은 '닻별'이란 필명답게 학생들이 논술이란 큰 바다를 항해할 때 어두운 뱃길을 또렷한 별빛으로 비추어줬습니다.

실제로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이메일(pepaminttt@hanmail.net)을 보내 질문하고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닻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부터는 신림고 백금자 선생님이 논제의 보물창고인 고전수필을 토대로 논술의 기초를 다지는 '친철한 금자샘의 교실밖 논술강의'를 연재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전국의 선생님들께 이 지면을 열어드립니다.

논술과 관련해 좋은 자료나 글이 있다면 언제든지 생글생글 제작팀(nie@hankyung.com)으로 연락해 주십시오.

원고가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