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적 도덕을 실현한다는 건…
단테 "내 열망과 의욕은 한결같이 회전하는 수레바퀴처럼 사랑 덕택이었다"
단테의 「신곡」 '천국편'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경의감을 일으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단테는 이들을 통해 자신을 승화시키며 시를 완성하고 있다.
자신의 긴 망명시절에 대한 언급도 이 부분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앞의 '지옥편'과 '연옥편'에서 다루었던 기대와 목표들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인생에 대한 회고와 기대를 완벽에 가까운 아름다움으로 정교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원문읽기
오,인간들의 무분별한 관심사들이여,너희들이 낮도 날도록 만드는
삼단 논법들은 얼마나 결함이 많은가!
누구는 법률을 뒤쫓고,누구는 격언들을
따르고,또 누구는 성직을 뒤따르고,
누구는 힘이나 궤변으로 통치하고,
누구는 훔치고,누구는 일에 매달리고,
누구는 육체의 쾌락에 몸이 망가지고,
또 누구는 게으름에 빠져 있구나.
그동안 나는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
베아트리체와 함께 하늘에 있으면서
그토록 영광스러운 환대를 받았다.
▶ 해설=단테가 새삼스럽게 인간의 어리석음을 깨닫는 부분이다.
'천국편'에서는 크게 '구원의 조건'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각각의 등장 인물들은 천국에 올 수 있는 자격에 대해 설명하는데,그때마다 단테는 자신의 삶과 그들의 삶을 연결시키고자 한다.
여기서는 세속적인 재화와 즐거움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헛되고 덧없다고 표현하고 있다.
신곡이 쓰여진 당시,단테가 망명생활로 지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세속적인 삶에 대해 비판하는 '천국편'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원문읽기
영광스럽고 성스러운 우리 육신을
다시 입을 때,우리의 모습은 가장
완벽하여 가장 환영받은 것이오.
최고의 선이 무상으로 제공하여
주시는 빛,우리가 당신을 뵙는 데
조건이 되는 빛은 더욱 커질 것이니,
<중략>
이 광체는 여태까지 흙으로 뒤덮인
육신에 의해 더욱 빛날 것이며,
우리를 피곤하게 할 만한 빛도 아니니,
육체의 기관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줄
모든 것에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오.
▶ 해설=인간이 부활한 후의 상태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솔로몬으로 성서에서 가장 '현명한 왕'으로 등장하며,하느님이 특별히 사랑하여 지혜를 선물로 준 인물이다.
천국편에서는 단테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형식으로 그리스도교에서 요구하는 도덕적 삶을 제시하고 있는데,이 부분에서 육체의 부활에 대해 솔로몬은 부활 후에는 하느님의 축복이 더욱 커지고 완벽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원문읽기
너희들 물질의 공책 밖으로
벗어나지 못하는 우연 같은 일들은
모두 영원한 시야 속에 그려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필연이 되는 것은 아니니,
흐름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단다.
<중략>
너도 피렌체를 떠나야 할 것이다.
그렇게 원하고 이미 그렇게 정해졌으니,
그리스도가 매일 거래되는 곳에서
그것을 계획하는 자가 곧 그렇게 하리라.
으레 그렇듯 패배한 편에 소리 높은
비난이 따르겠지만,진실이 요구하는
복수가 그 진실을 증언할 것이다.
너는 마음 깊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떠나야 할 것이니,망명의 활이
가장 먼저 쏘는 화살이 그것이다.
▶ 해설=단테의 망명생활이 하느님의 계획 속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천국편'에서 단테의 삶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설명을 해 주는 인물은 단테의 고조부로 십자군 전쟁에서 순교한 '카치우이다'이다.
순교자는 연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보여주고 있으며,그를 통해 자신이 「신곡」을 완성하는 것도 미리 계획된 것 중 일부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는 힘겨운 망명생활을 통해 천국으로 향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지옥과 연옥을 여행하면서 명성있는 인물들을 다룬 것도 어쩌면 당시 현실에서 외면받았던 단테의 삶이 명예롭고 그리스도교적으로 도덕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구절이 등장하는 '천국편' 제17곡에서는 단테가 「신곡」을 통해 후세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노래한다.
이를 통해 단테 스스로도 자신의 삶을 명예롭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의 바람대로 「신곡」은 근대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지난 650여년간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 원문읽기
오,말이란 얼마나 짧고 내 생각에 비해
얼마나 빈약한지!내가 본 것을 "조금"
말한다는 것에도 미치지 못하는구나.
오,영원한 빛이여,홀로 당신 안에 있고,
홀로 깨달으며,스스로 이해되고 또한
이해하면서 사랑하고 미소하십니다.
잠시 동안 두루 돌아본 나의 눈에
그렇게 이해되는 그 원은 마치
당신 안에서 반사된 빛처럼 보였으니,
동일한 색깔의 그 자체 안에 우리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것 같았기에
내 시선은 온통 거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중략>
다만 내 정신이 섬광에 맞은 듯했고,
그 덕택에 내 소망은 마침내 이루어졌다.
여기 고귀한 환상에 내 힘은 소진했지만,
한결같이 돌아가는 바퀴처럼 나의
열망과 의욕은 다시 돌고 있었으니,
태양과 별들을 움직이는 사랑 덕택이었다.
▶ 해설=「신곡」의 마지막 장면이다.
단테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빛을 대하게 되는데,그 안에서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의 신비를 보게 되며,그 안에서 거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인간의 형상으로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과 함께 있다고 표현한다.
이 장면을 통해 「신곡」이 그리스도교적 도덕을 실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노래한 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을 '사랑'에 대한 언급으로 장식한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단테는 「신곡」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이끌어 준 것이 모두 '사랑'이었음을 고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열망과 의욕은 한결같이 회전하는 수레바퀴처럼 사랑 덕택이었다'는 구절처럼 말이다.
드디어 「신곡」에 대한 고전읽기가 끝이 났다.
솔직하게 말해 워낙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그 주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세세하게 다루기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어느 부분을 강조할 것인지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밝히고 싶다.
하지만 역시 단테는 세계 4대 시성에 꼽힐 만한 인물이다.
단테를 쫓아냈던 피렌체는 후에 단테의 시신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는데,단테는 여전히 라벤나에 잠들어 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독자들은 자신들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지옥편'에 등장하는 힘세고 연민감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인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했다고 한다.
최고의 상상력이라 찬탄받으며 계속해서 위대한 시인들에게 지침이 되고 650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신곡」의 세계를 우리 학생들도 꼭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김은희 S·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
단테 "내 열망과 의욕은 한결같이 회전하는 수레바퀴처럼 사랑 덕택이었다"
단테의 「신곡」 '천국편'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경의감을 일으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단테는 이들을 통해 자신을 승화시키며 시를 완성하고 있다.
자신의 긴 망명시절에 대한 언급도 이 부분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앞의 '지옥편'과 '연옥편'에서 다루었던 기대와 목표들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인생에 대한 회고와 기대를 완벽에 가까운 아름다움으로 정교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원문읽기
오,인간들의 무분별한 관심사들이여,너희들이 낮도 날도록 만드는
삼단 논법들은 얼마나 결함이 많은가!
누구는 법률을 뒤쫓고,누구는 격언들을
따르고,또 누구는 성직을 뒤따르고,
누구는 힘이나 궤변으로 통치하고,
누구는 훔치고,누구는 일에 매달리고,
누구는 육체의 쾌락에 몸이 망가지고,
또 누구는 게으름에 빠져 있구나.
그동안 나는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
베아트리체와 함께 하늘에 있으면서
그토록 영광스러운 환대를 받았다.
▶ 해설=단테가 새삼스럽게 인간의 어리석음을 깨닫는 부분이다.
'천국편'에서는 크게 '구원의 조건'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각각의 등장 인물들은 천국에 올 수 있는 자격에 대해 설명하는데,그때마다 단테는 자신의 삶과 그들의 삶을 연결시키고자 한다.
여기서는 세속적인 재화와 즐거움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헛되고 덧없다고 표현하고 있다.
신곡이 쓰여진 당시,단테가 망명생활로 지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세속적인 삶에 대해 비판하는 '천국편'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원문읽기
영광스럽고 성스러운 우리 육신을
다시 입을 때,우리의 모습은 가장
완벽하여 가장 환영받은 것이오.
최고의 선이 무상으로 제공하여
주시는 빛,우리가 당신을 뵙는 데
조건이 되는 빛은 더욱 커질 것이니,
<중략>
이 광체는 여태까지 흙으로 뒤덮인
육신에 의해 더욱 빛날 것이며,
우리를 피곤하게 할 만한 빛도 아니니,
육체의 기관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줄
모든 것에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오.
▶ 해설=인간이 부활한 후의 상태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솔로몬으로 성서에서 가장 '현명한 왕'으로 등장하며,하느님이 특별히 사랑하여 지혜를 선물로 준 인물이다.
천국편에서는 단테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형식으로 그리스도교에서 요구하는 도덕적 삶을 제시하고 있는데,이 부분에서 육체의 부활에 대해 솔로몬은 부활 후에는 하느님의 축복이 더욱 커지고 완벽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원문읽기
너희들 물질의 공책 밖으로
벗어나지 못하는 우연 같은 일들은
모두 영원한 시야 속에 그려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필연이 되는 것은 아니니,
흐름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단다.
<중략>
너도 피렌체를 떠나야 할 것이다.
그렇게 원하고 이미 그렇게 정해졌으니,
그리스도가 매일 거래되는 곳에서
그것을 계획하는 자가 곧 그렇게 하리라.
으레 그렇듯 패배한 편에 소리 높은
비난이 따르겠지만,진실이 요구하는
복수가 그 진실을 증언할 것이다.
너는 마음 깊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떠나야 할 것이니,망명의 활이
가장 먼저 쏘는 화살이 그것이다.
▶ 해설=단테의 망명생활이 하느님의 계획 속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천국편'에서 단테의 삶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설명을 해 주는 인물은 단테의 고조부로 십자군 전쟁에서 순교한 '카치우이다'이다.
순교자는 연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보여주고 있으며,그를 통해 자신이 「신곡」을 완성하는 것도 미리 계획된 것 중 일부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는 힘겨운 망명생활을 통해 천국으로 향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지옥과 연옥을 여행하면서 명성있는 인물들을 다룬 것도 어쩌면 당시 현실에서 외면받았던 단테의 삶이 명예롭고 그리스도교적으로 도덕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구절이 등장하는 '천국편' 제17곡에서는 단테가 「신곡」을 통해 후세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노래한다.
이를 통해 단테 스스로도 자신의 삶을 명예롭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의 바람대로 「신곡」은 근대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지난 650여년간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 원문읽기
오,말이란 얼마나 짧고 내 생각에 비해
얼마나 빈약한지!내가 본 것을 "조금"
말한다는 것에도 미치지 못하는구나.
오,영원한 빛이여,홀로 당신 안에 있고,
홀로 깨달으며,스스로 이해되고 또한
이해하면서 사랑하고 미소하십니다.
잠시 동안 두루 돌아본 나의 눈에
그렇게 이해되는 그 원은 마치
당신 안에서 반사된 빛처럼 보였으니,
동일한 색깔의 그 자체 안에 우리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것 같았기에
내 시선은 온통 거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중략>
다만 내 정신이 섬광에 맞은 듯했고,
그 덕택에 내 소망은 마침내 이루어졌다.
여기 고귀한 환상에 내 힘은 소진했지만,
한결같이 돌아가는 바퀴처럼 나의
열망과 의욕은 다시 돌고 있었으니,
태양과 별들을 움직이는 사랑 덕택이었다.
▶ 해설=「신곡」의 마지막 장면이다.
단테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빛을 대하게 되는데,그 안에서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의 신비를 보게 되며,그 안에서 거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인간의 형상으로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과 함께 있다고 표현한다.
이 장면을 통해 「신곡」이 그리스도교적 도덕을 실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노래한 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을 '사랑'에 대한 언급으로 장식한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단테는 「신곡」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이끌어 준 것이 모두 '사랑'이었음을 고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열망과 의욕은 한결같이 회전하는 수레바퀴처럼 사랑 덕택이었다'는 구절처럼 말이다.
드디어 「신곡」에 대한 고전읽기가 끝이 났다.
솔직하게 말해 워낙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그 주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세세하게 다루기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어느 부분을 강조할 것인지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밝히고 싶다.
하지만 역시 단테는 세계 4대 시성에 꼽힐 만한 인물이다.
단테를 쫓아냈던 피렌체는 후에 단테의 시신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는데,단테는 여전히 라벤나에 잠들어 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독자들은 자신들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지옥편'에 등장하는 힘세고 연민감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인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했다고 한다.
최고의 상상력이라 찬탄받으며 계속해서 위대한 시인들에게 지침이 되고 650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신곡」의 세계를 우리 학생들도 꼭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김은희 S·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