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高유가로 갈리는 승자와 패자들
러시아, 오일달러 앞에숴 유럽에 영향력


앙골라는 빈익빈 부익부 가속화

치솟는 원유 값이 전 세계 정치 경제 지도를 바꾸고 있다.

석유 자원이 풍부한 산유국들은 고유가로 인해 유례없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 국가들은 비용이 크게 늘어나 울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유가의 고공 행진이 전 세계에서 새로운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유는 산업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원자재다.

그런데 원유 값이 올 들어 66%나 올랐다.

국제 유가 기준으로 활용되는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지난 7일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98.62달러까지 치솟았다.

각국의 손익계산서가 극단적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 오일 달러로 동계올림픽 따낸 러시아

고유가로 인한 대표적인 승자는 러시아가 꼽힌다.

10년 전만 해도 거의 파산 상태였던 러시아는 석유 생산을 통해 재기에 성공하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석유 수입은 막대한 수준으로 불어났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최근 따낸 것도 석유로 벌어들인 '오일 달러'의 힘이 컸다.

경기장과 부대시설 등 인프라에 120억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부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런던의 고가 부동산 시장에도 러시아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석유로 일군 부를 국민 건강,복지나 교육,주거 개선 등에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산유국들은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오는 돈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고 있다.

세계 10위 산유국인 노르웨이는 2008년 말까지 모든 어린이가 보조금으로 유치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작년의 27억5000만달러보다 많은 33억달러를 유치원 지원에 쓸 계획이다.

중남미 석유 매장량의 70%를 차지하는 베네수엘라는 석유로 번 돈을 무료 의료,교육 혜택 제공 등 공공 분야에 쏟아붓고 있다.

다만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외치는 사회주의 혁명을 실현하는 데 대규모 예산이 나가고 있지만 지출 과정의 불투명성이 지적되고 있다.

모든 산유국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일부 산유국에서는 부패와 낙후한 제도가 고유가의 혜택을 반감시키고 있다.

앙골라의 경우 석유사업 붐으로 수도 루안다에서는 호텔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고 고급 자동차 판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앙골라에서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3명 중 2명으로 2002년과 다를 바 없다.

석유 수입의 과실이 관료들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현지의 한 신문은 앙골라의 상위 20위 부자 중 17명이 전·현직 관료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 경제성장 속도 우려하는 중국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석유 수입국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석유 소비의 절반가량을 수입해야 하는 중국이 대표적이다.

정유사들은 정부 통제 가격이 낮아 수익성이 맞지 않다며 경유 공급을 꺼리는 눈치다.

유류 공급 부족에 직면하자 중국은 지난 1일부터 유류 소매가격을 10% 가까이 올렸다.

서민들의 생활고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석유 소비량의 70%가량을 수입해야 하는 인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 보조금으로 석유 소매가격을 적정 수준에서 유지시켰지만 유가 급등이 지속되면 보조금을 줄여야만 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석유 소매가격 상승은 중국과 인도에서 사회적 불안을 크게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 역시 당장 치솟는 유가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측하면서 전제조건으로 설정한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64달러였다.

하지만 유가가 예측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이면서도 고유가의 혜택을 보는 경우도 있다.

독일의 경우 석유를 전량 수입하지만 산유국인 러시아와 중동 국가와의 교역이 급증해 득을 보고 있다.

독일의 대 러시아 수출은 2001년에서 2006년까지 128%나 늘어났다.

김유미 한국경제신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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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규모 유전 발견으로 함박웃음

[Global Issue] 高유가로 갈리는 승자와 패자들
많은 국가들이 고유가에 시름짓고 있지만 브라질은 모처럼 크게 웃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대규모 유전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브라질이 석유를 대규모로 시추할 경우 국가 위상도 역시 크게 높아질 전망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릴 정도로 석유 보유 자체가 권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주 브라질 상파울루주(州) 산토스만 투피 광구에서 50억~80억배럴(추정)의 매장량을 가진 심해 유전이 발견됐다.

많은 전문가들은 유전 발견으로 국제사회에서 브라질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브라질이 목표로 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과 G8(선진 7개국+러시아) 가입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다.

신문은 이와 함께 "이번 유전 발견으로 브라질의 원유 매장량이 50% 이상 늘어났다"면서 "브라질 정부가 새로운 유전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투피 광구 개발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언급,향후 추가 유전 개발 가능성을 강조했다.

새로 발견된 유전의 매장량을 현재 유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250억~600억달러에 달한다.

오는 2010년께부터 하루 평균 10만배럴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저 6000~7000m의 유전까지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입증한 것으로,신이 브라질에 내린 선물"이라며 "브라질이 세계적인 산유국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이미 확인된 원유 매장량이 144억배럴에 달하는 세계 17위 산유국이다.

이번 유전 발견으로 매장량이 200억배럴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브라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브라질 현지 언론은 브라질이 올해 4.7%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