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공통 문제>
[1] 자신이 대학 당국의 결정자라고 할 때 아래에 제시된 방식들 중 어떤 것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자신이 선택한 방안의 장점을 다른 것과 비교하여 설명해 보시오.
(방안은 아래 제시된 것 중의 하나를 선택해도 되며 필요하면 여러 방안을 결합해도 상관없다.
또한 원한다면 아래 제시된 방안과는 다른 새로운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
500±50자,배점 20점)
A대학은 B기업으로부터 50명의 인턴사원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 받고 인턴사원으로 보낼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월요일 오전 9시에 추천서를 본관 학생지원처에서 발부하기로 하였다.
B기업은 국내 제일의 대기업인 까닭에 이 회사에서의 인턴생활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 학생들은 추천서를 받기 위해 그 전날 밤부터 노숙하며 대기했다.
그러나 당일 아침 줄을 선 학생들 간에 자리다툼이 벌어지면서 추천서 발부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밤새워 줄을 서 있던 대기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마련해 1번부터 50번까지 교부했으나 이날 새벽 갑자기 학생들이 몰아닥쳐 별도로 줄을 서면서 행렬 자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해 대기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학교 측은 이 때문에 학생지원처의 문을 열지 않은 채 행렬을 정리했으나 줄을 선 대기자들 간에 주장이 엇갈려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대기자 가운데 C학생은 "일요일 밤 제일 먼저 줄을 서 1번 번호표를 받았다"면서 "대기자들 간에 50번까지만 번호를 나눠줬으나 문 열 시간이 되자 50번 이후 사람들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앞자리로 몰려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D학생은 "일찍 와서 줄을 섰으나 화장실에 다녀 온 사이에 내 자리를 빼앗겼고 새치기를 한 사람도 있다"고 주장하며 번호표를 자체 교부한 학생들의 부당성을 지적했고 또 다른 한 학생은 "어떤 학생들은 돈을 주고 번호표를 매매하기도 했다"며 부도덕성을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한 대학은 추천서 발부를 연기하고 학생들로부터 새로운 방안에 대한 제안을 받아 이를 결정하기로 하였으며 그 결과 학생들은 아래와 같은 여러 방안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방안을 정하기도 전에 대학 내에서는 서로 다른 방안을 지지하는 학생들 간에 다툼이 벌어지고 있어 어떤 것이 선택된다고 해도 갈등은 남을 것으로 보인다.
1. 밤 새워 줄을 서서 기다린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있으므로 번호표를 받은 50명의 학생에게 추천서를 발부한다.
2. 이제까지의 학교 성적을 반영하여 성적순으로 발부하거나 별도의 선발 과정을 거쳐 우수한 성적을 받은 능력 있는 학생에게 발부한다.
3.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신청을 한 후 무작위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4. 장애인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에게 우선권을 준다.
5.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를 하여 가장 많이 선택된 방식으로 발부한다.
<인문계열 문제>
[1] 제시문 (가)에서 저자는 세 가지 속도를 구별하면서 이 속도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의 위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시문 (나),(다),(라),(마),(바)에서 속도들이 일치하는 경우의 예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의 예를 찾아 설명해보시오.(300±30자)
[2] 제시문 (가),(나),(다),(라),(마),(바)에는 서로 대립되는 두 견해가 존재한다.
이 두 견해를 찾아 요약해보시오.(200±20자)
[3] 상반되는 두 견해 중 하나를 선택한 후,제시문의 논거를 적절히 활용하여 다른 견해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완성해 보시오.(700±50자)
(가) 일본의 한 사회학자가 조사한 것을 보면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걷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도쿄의 경우,"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은 25.5%에 지나지 않는데,오사카의 경우에는 무려 35%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
남의 나라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 똑같은 방법으로 서울의 에스컬레이터의 거울을 들여다볼 때 어떠한 풍경이 나타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신한국인(新韓國人)의 의식 조사반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앞이 막혀 있지 않을 경우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다는 응답은 전체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
개인적 속도가 이렇게 남의 나라보다 빠르다는 것이 흉이 될 수는 없다.
이른바 후진국에 갈수록 개인 속도는 느린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속 사회는 선진국의 가슴에 세워지는 훈장 같은 것이니,크게 한숨 쉴 일은 못 된다.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몰라도 세상에는 어째서 급행열차가 완행열차보다 더 요금을 많이 받아야 하는지 이해 못 하는 민족들도 있는 모양이다.
더 오래 타니까 완행이 더 비싸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
오랫동안 낮잠을 자 온 우리들이다.
남들이 뛸 때 날아가도 모자라는 것이다.
한 발짝이라도 빨리 가자는데 눈을 흘길 사람이 있겠는가.
빨리 갈 수만 있다면 장대 위에서인들 못 뛰겠는가.
그러나 다시 기억해 주기 바란다.
속도에는 세 가지 구별이 있다고 한 사실을, 개인 속도가 빨라지면 사회 속도나 물리적 속도도 함께 빨라져야 된다.
이 이가 맞지 않을 때 생활의 리듬과 사회의 순환에 붕괴가 온다.
(나) 생산을 과학적으로 조직하면 현대 세계는 노동력 중의 작은 일부만으로도 사람들을 아주 편안하게 지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쟁은 결정적으로 보여 주었다.
당초 사람들을 전투와 군수 노동에 투입할 목적으로 생겨난 그 같은 과학적 조직이 만일 전쟁이 종식된 후에도 계속 유지되었더라면 노동 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고도 모두들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옛 혼란으로의 복귀였다.
일하는 사람들은 장시간 일을 해야만 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 굶어죽게 방치되었다.
왜? 일은 의무이므로,사람은 그가 생산한 것에 비례해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근면성으로 대표되는 그의 미덕에 비례해 임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노예 국가의 도덕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생겨난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었다.
그러니 결과가 비참한 것은 당연할 수밖에.
(다) 속도는 기술 혁명이 인간에게 선사한 엑스터시의 형태이다.
오토바이 운전자와는 달리,뛰어가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육체 속에 있으며,끊임없이 발바닥의 물집,가쁜 호흡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뛰고 있을 때 그는 자신의 체중,자신의 나이를 느끼며,그 어느 때보다도 더 자신과 자기 인생의 시간을 의식한다.
인간이 기계에 속도의 능력을 위임하고 나자 모든 게 변한다.
이때부터,그의 고유한 육체는 관심 밖에 있게 되고 그는 비신체적,비물질적 속도,순수한 속도,속도 그 자체,속도 엑스터시에 몰입한다.(…)
어찌하여 느림의 즐거움은 사라져버렸는가?
아,어디에 있는가,옛날의 그 한량들은?
민요들 속의 그 게으른 주인공들,이 방앗간 저 방앗간을 어슬렁거리며 총총한 별 아래 잠자던 그 방랑객들은?
시골길,초원,숲속의 빈터,자연과 더불어 사라져버렸는가?
한 체코 격언은 그들의 그 고요한 한가로움을 하나의 은유로써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그들은 신의 창(窓)들을 관조하고 있다고.신의 창들을 관조하는 자는 따분하지 않다,그는 행복하다.
우리 세계에서,이 한가로움은 빈둥거림으로 변질되었는데,이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다.
빈둥거리는 자는,낙심한 자요,따분해하며,자기에게 결여된 움직임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 사람이다.
(라) 니콘과 캐논이 주도하던 DSLR 카메라 시장에 소니가 보급형 모델로 도전장을 던졌다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세 일본 기업의 최초 격돌지가 한국이라는 사실이다.
소니의 신 모델이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최초 출시된 것이다.(…)
한국 소비자는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혁신적인 소비자로 꼽힌다.
휴대전화와 초고속 인터넷이 한국에 처음 도입된 것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었으나 확산 속도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통화가 가능한 휴대 전화,앉은 자리에서 수많은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은 기질적으로 잘 맞는 제품이었던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은 유행 추종 속도도 빠르다.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벨소리,카메라,mp3 기능까지 신제품은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했다.
또한 한국 소비자만큼 신제품 사용 소감과 제품 정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소비자는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찾기 어렵다.
고객의 소리를 듣지 못해 안달인 기업들에 한국 소비자는 알아서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고마운 소비자인 셈이다.
(마)'한閒'자의 뜻에 대하여 어떤 이는 달이 대문 안에 들이비치는 것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모든 문 안에 '일日'을 넣은 간間자와 같이 보아왔지만,그 음만은 달리 쓰이는 경우가 있다.
아무튼 한가로움이란 저마다 얻기 어려운 것이다.
이를테면 두목 杜牧의 시에,
한인이 아니고야 한가로움을 얻을 수 없으니
이 몸이 한객되어 이 속에 놀고파라 하였다.
이에 오흥 吳興에 한정 閒亭을 건립하였다.
나는 본시 한가로움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한가로운 가운데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여 시를 짓고 술을 마련하거나 꽃나무를 가꾸어 새들을 길들이는 데에 무척이나 바쁘다.
옛날 당나라 한악 韓 의 시에,
벽화 그리며 꽃 모종할 날짜 내심 기억하고
술독 씻으며 술 빚을 기회 먼저 짐작하네
한인에게도 바쁜 일 있다는 걸 알아다오
아침 일찍 비 맞으며 어부를 찾아가네
하였으니 한악이야말로 나와 뜻이 같은 자라 하겠다.
(바) 명심하라,<시간>은 돈이다.
하루 노동으로 10실링을 버는 자가 산책을 하거나 방 안에서 한나절을 게으르게 보냈다면 설사 6펜스밖에 쓰지 않았더라도 단지 그것만을 쓴 게 아니라 그에 더해서 5실링을 더 지출한,아니 내다버린 셈이다. (…)
명심하라,신용에 영향을 미칠 만하면 아무리 사소한 행동이라도 주의해야 한다.
채권자가 오전 5시나 저녁 8시에 그대가 작업하는 망치 소리를 듣는다면,그는 앞으로 반년이라도 흔쾌히 참아줄 것이다.
그러나 마땅히 노동해야 할 시간에 그대를 당구장에서 발견하든가 선술집에서 그대의 목소리를 듣는다면,그는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그대가 준비할 형편이 되든 안 되든 당장 돈을 요구하러 달려올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일은 네가 채무를 기억하고 있는 징표이며, 네가 주의 깊고도 성실한 사람이라는 점을 남에게 보여주어,그로써 너의 신용은 증대될 것이다.
올해 발표된 대부분 대학의 모의논술문제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유형이 완전히 구별되고 있다.
그런데 인하대는 두 계열에 공통되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계열 공통 문제를 보면 수리적인 요소는 거의 없어 일반 인문유형에 가깝지만 인문학적인 배경지식을 요구하지 않아 통합형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인하대 문제는 질문과 제시문이 매우 명확한 논리적 구성을 이루고 있다.
또 일상에서 누구나 접하고 느끼는 소재를 사용함으로서 학생들 개개인의 창의력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요소는 채점기준의 객관성과 학생 실력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의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계열공통 문제 해설>
이 문제는 우리가 뉴스에서 여러 번 접했던 이야기들이기도 하고 일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에서 대학교의 인턴사원 추천을 둘러싼 갈등상황을 제시하고 어떤 방안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묻고 있는다.
이와 비슷한 상황을 학생들은 일상에서 겪어 보았을 것이다.
지하철을 타보면 적은 비율로 노약자 석이 지정되어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이는 지하철의 자리는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절충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 있다.
노약자에 대한 우선권을 적당히 주면서도 의무적인 양보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율권을 또한 주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입시에서도 이와 비슷한 갈등 상황이 발생한다.
무작위 추천에 의해 대학 입학권을 줄 것인지, 시험을 통해 선발할 것인지, 기부입학을 허용할 것인지, 또는 수능으로 뽑을 것인지 내신성적으로 또는 논술로 뽑을 것인지도 비슷한 문제일 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묻는 대신 몇 개의 선택지도 주어진다.
그리고 선택지에 국한된 대답 외에도 학생의 독창적인 방안 또한 제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문제상황과 함께 주어진 다섯가지 해결 방법을 살펴보면 모두 특정한 원칙에 입각한 것임을 추측 할 수 있다.
인하대가 발표한 해제를 보면 1번은 기득권, 2번은 능력, 3번은 평등, 4번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5번은 민주주의 절차의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 상황을 잘 살펴보면 주어진 다섯가지 원칙에 의한 해결 외에 고려할 점이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상황은 단순히 추천서 발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 외에, 이미 추천서 발급을 시도했으나 실패함으로서 발생한 갈등 또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추천권을 주는 것은 기업이므로 기업의 의사를 반영하거나 기업이 직접 대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은 이렇게 문제에서 생략된 조건 또는 여타의 부수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한다.
그리고 최선의 정답을 찾으려 하기 보다는 어떠한 방안도 반박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음를 고려하여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인문계열 문제 해설>
인문계열 문제 역시 공통계열 문제와 그 유형이 비슷하다.
3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분량이 각각 300자,200자,500자 등으로 글쓰기 능력을 평가한다기 보다는 논제에서 요구한 바를 정확하게 정리하여 표현하는 논리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데 아주 적합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의 주제는 지금까지의 기출된 문제에서는 거의 출제된 적인 없는 상당히 독특한 주제로 '빠름과 느림'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는 제시문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제시문 (가)는 한국인의 빠름에 대한 강박관념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담고 있다.
경제적 후진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빠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필자는 개인속도(빠름에 대한 강박관념)와 사회적 속도, 물리적 속도라는 세가지 개념을 제시하며 세가지 속도가 조화를 이루지 못했을 경우엔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과학적 조직이라는 노동생산성이 매우 높은 시스템이 현대에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생산을 위해서가 아니라 근면함을 증명하기 위해 초과노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한편으론 실업자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점 또한 지적하며 사회 경제 시스템이 낭비와 빈곤의 결합이라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빠름이나 느림에 대해 직접적으로 논하고 있진 않지만 근면함의 불필요성을 지적함으로서 빠름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시문 (다)는 기술문명 사회의 빠른 속도가 인간을 한가로움을 즐길 수 없도록 만들었으며 현대의 느림이란 빈둥거림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나)의 빠름에 대한 비판이 경제적 분석에 토대하고 있다면 (다)는 개개인의 행복이라는 실존적 맥락에서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 (라)는 한국인의 빠름에 대한 집착이 IT산업의 발전과 기업의 성장에 매우 좋은 환경요고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빠름의 추구가 곧 경제적 발전의 원동력인 된다는 (가)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시문 (마)는 동양의 고전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다)와 마찬가지고 한가로움을 귀함을 찬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는 유명한 경구인 '시간은 돈이다'라는 문장을 담고 있는데, 근면과 성실 절약 등 자본주의 윤리의 근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제시문이 빠름, 근면성실함, 경제적성장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과 느림과 한가로움을 옹호하는 입장의 두가지로 분리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논제 1] 해설
[논제 1] (가)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념인 개인적 속도,사회적 속도, 물리적 속도가 일치하는 경우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나머지 제시문에서 찾으라고 지시한다.
속도의 일치와 불일치에 대해 제시문 (가)는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위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예를 보여준다.
이는 물리적 속도가 개인적 속도에 비해 모자라는 것으로 또는 개인적 속도가 물리적 속도를 추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제시문 (라)에서는 개인적 속도의 빠름이 기업이 요구하는 빠른 속도와 부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일치의 사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일치의 예는 (나)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의 속도(하루 4시간의 노동)만으로 전체의 생산을 이룰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빠른 속도(추가 노동)과 속도의 결여(실업자)를 양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논제 2] 해설
[논제 2]에서는 위에서 분석한 제시문들의 요지를 두가지 관점을 분리.종합할 것을 요구한다.
빠름을 추구하는 것과 느림을 추구하는 것 사이의 대립을 200자라는 매우 짧은 분량으로 요약하는 것은 학생의 제시문에 대한 이해.분석력을 측정하기에 좋은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논제 3] 해설
[논제 3]에서는 [논제 1]과 [논제 2]에서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면 된다.
분석 작업을 잘 소화한 학생이라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는 작업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쉽기도 하고 한편으로 잘쓰기도 무척 어려워 보인다.
빠름과 느림이라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소재이지만 그것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영역 또한 상당히 방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일상의 작은 경험들을 참신한 방식으로 끌어들여 설명한다면 아주 좋은 답안이 될 것이다.
이중한 에듀한경 연구원 doodut@eduhankyung.com
[1] 자신이 대학 당국의 결정자라고 할 때 아래에 제시된 방식들 중 어떤 것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자신이 선택한 방안의 장점을 다른 것과 비교하여 설명해 보시오.
(방안은 아래 제시된 것 중의 하나를 선택해도 되며 필요하면 여러 방안을 결합해도 상관없다.
또한 원한다면 아래 제시된 방안과는 다른 새로운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
500±50자,배점 20점)
A대학은 B기업으로부터 50명의 인턴사원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 받고 인턴사원으로 보낼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월요일 오전 9시에 추천서를 본관 학생지원처에서 발부하기로 하였다.
B기업은 국내 제일의 대기업인 까닭에 이 회사에서의 인턴생활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 학생들은 추천서를 받기 위해 그 전날 밤부터 노숙하며 대기했다.
그러나 당일 아침 줄을 선 학생들 간에 자리다툼이 벌어지면서 추천서 발부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밤새워 줄을 서 있던 대기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마련해 1번부터 50번까지 교부했으나 이날 새벽 갑자기 학생들이 몰아닥쳐 별도로 줄을 서면서 행렬 자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해 대기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학교 측은 이 때문에 학생지원처의 문을 열지 않은 채 행렬을 정리했으나 줄을 선 대기자들 간에 주장이 엇갈려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대기자 가운데 C학생은 "일요일 밤 제일 먼저 줄을 서 1번 번호표를 받았다"면서 "대기자들 간에 50번까지만 번호를 나눠줬으나 문 열 시간이 되자 50번 이후 사람들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앞자리로 몰려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D학생은 "일찍 와서 줄을 섰으나 화장실에 다녀 온 사이에 내 자리를 빼앗겼고 새치기를 한 사람도 있다"고 주장하며 번호표를 자체 교부한 학생들의 부당성을 지적했고 또 다른 한 학생은 "어떤 학생들은 돈을 주고 번호표를 매매하기도 했다"며 부도덕성을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한 대학은 추천서 발부를 연기하고 학생들로부터 새로운 방안에 대한 제안을 받아 이를 결정하기로 하였으며 그 결과 학생들은 아래와 같은 여러 방안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방안을 정하기도 전에 대학 내에서는 서로 다른 방안을 지지하는 학생들 간에 다툼이 벌어지고 있어 어떤 것이 선택된다고 해도 갈등은 남을 것으로 보인다.
1. 밤 새워 줄을 서서 기다린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있으므로 번호표를 받은 50명의 학생에게 추천서를 발부한다.
2. 이제까지의 학교 성적을 반영하여 성적순으로 발부하거나 별도의 선발 과정을 거쳐 우수한 성적을 받은 능력 있는 학생에게 발부한다.
3.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신청을 한 후 무작위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4. 장애인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에게 우선권을 준다.
5.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를 하여 가장 많이 선택된 방식으로 발부한다.
<인문계열 문제>
[1] 제시문 (가)에서 저자는 세 가지 속도를 구별하면서 이 속도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의 위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시문 (나),(다),(라),(마),(바)에서 속도들이 일치하는 경우의 예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의 예를 찾아 설명해보시오.(300±30자)
[2] 제시문 (가),(나),(다),(라),(마),(바)에는 서로 대립되는 두 견해가 존재한다.
이 두 견해를 찾아 요약해보시오.(200±20자)
[3] 상반되는 두 견해 중 하나를 선택한 후,제시문의 논거를 적절히 활용하여 다른 견해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완성해 보시오.(700±50자)
(가) 일본의 한 사회학자가 조사한 것을 보면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걷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도쿄의 경우,"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은 25.5%에 지나지 않는데,오사카의 경우에는 무려 35%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
남의 나라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 똑같은 방법으로 서울의 에스컬레이터의 거울을 들여다볼 때 어떠한 풍경이 나타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신한국인(新韓國人)의 의식 조사반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앞이 막혀 있지 않을 경우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다는 응답은 전체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
개인적 속도가 이렇게 남의 나라보다 빠르다는 것이 흉이 될 수는 없다.
이른바 후진국에 갈수록 개인 속도는 느린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속 사회는 선진국의 가슴에 세워지는 훈장 같은 것이니,크게 한숨 쉴 일은 못 된다.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몰라도 세상에는 어째서 급행열차가 완행열차보다 더 요금을 많이 받아야 하는지 이해 못 하는 민족들도 있는 모양이다.
더 오래 타니까 완행이 더 비싸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
오랫동안 낮잠을 자 온 우리들이다.
남들이 뛸 때 날아가도 모자라는 것이다.
한 발짝이라도 빨리 가자는데 눈을 흘길 사람이 있겠는가.
빨리 갈 수만 있다면 장대 위에서인들 못 뛰겠는가.
그러나 다시 기억해 주기 바란다.
속도에는 세 가지 구별이 있다고 한 사실을, 개인 속도가 빨라지면 사회 속도나 물리적 속도도 함께 빨라져야 된다.
이 이가 맞지 않을 때 생활의 리듬과 사회의 순환에 붕괴가 온다.
(나) 생산을 과학적으로 조직하면 현대 세계는 노동력 중의 작은 일부만으로도 사람들을 아주 편안하게 지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쟁은 결정적으로 보여 주었다.
당초 사람들을 전투와 군수 노동에 투입할 목적으로 생겨난 그 같은 과학적 조직이 만일 전쟁이 종식된 후에도 계속 유지되었더라면 노동 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고도 모두들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옛 혼란으로의 복귀였다.
일하는 사람들은 장시간 일을 해야만 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 굶어죽게 방치되었다.
왜? 일은 의무이므로,사람은 그가 생산한 것에 비례해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근면성으로 대표되는 그의 미덕에 비례해 임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노예 국가의 도덕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생겨난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었다.
그러니 결과가 비참한 것은 당연할 수밖에.
(다) 속도는 기술 혁명이 인간에게 선사한 엑스터시의 형태이다.
오토바이 운전자와는 달리,뛰어가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육체 속에 있으며,끊임없이 발바닥의 물집,가쁜 호흡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뛰고 있을 때 그는 자신의 체중,자신의 나이를 느끼며,그 어느 때보다도 더 자신과 자기 인생의 시간을 의식한다.
인간이 기계에 속도의 능력을 위임하고 나자 모든 게 변한다.
이때부터,그의 고유한 육체는 관심 밖에 있게 되고 그는 비신체적,비물질적 속도,순수한 속도,속도 그 자체,속도 엑스터시에 몰입한다.(…)
어찌하여 느림의 즐거움은 사라져버렸는가?
아,어디에 있는가,옛날의 그 한량들은?
민요들 속의 그 게으른 주인공들,이 방앗간 저 방앗간을 어슬렁거리며 총총한 별 아래 잠자던 그 방랑객들은?
시골길,초원,숲속의 빈터,자연과 더불어 사라져버렸는가?
한 체코 격언은 그들의 그 고요한 한가로움을 하나의 은유로써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그들은 신의 창(窓)들을 관조하고 있다고.신의 창들을 관조하는 자는 따분하지 않다,그는 행복하다.
우리 세계에서,이 한가로움은 빈둥거림으로 변질되었는데,이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다.
빈둥거리는 자는,낙심한 자요,따분해하며,자기에게 결여된 움직임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 사람이다.
(라) 니콘과 캐논이 주도하던 DSLR 카메라 시장에 소니가 보급형 모델로 도전장을 던졌다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세 일본 기업의 최초 격돌지가 한국이라는 사실이다.
소니의 신 모델이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최초 출시된 것이다.(…)
한국 소비자는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혁신적인 소비자로 꼽힌다.
휴대전화와 초고속 인터넷이 한국에 처음 도입된 것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었으나 확산 속도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통화가 가능한 휴대 전화,앉은 자리에서 수많은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은 기질적으로 잘 맞는 제품이었던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은 유행 추종 속도도 빠르다.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벨소리,카메라,mp3 기능까지 신제품은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했다.
또한 한국 소비자만큼 신제품 사용 소감과 제품 정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소비자는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찾기 어렵다.
고객의 소리를 듣지 못해 안달인 기업들에 한국 소비자는 알아서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고마운 소비자인 셈이다.
(마)'한閒'자의 뜻에 대하여 어떤 이는 달이 대문 안에 들이비치는 것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모든 문 안에 '일日'을 넣은 간間자와 같이 보아왔지만,그 음만은 달리 쓰이는 경우가 있다.
아무튼 한가로움이란 저마다 얻기 어려운 것이다.
이를테면 두목 杜牧의 시에,
한인이 아니고야 한가로움을 얻을 수 없으니
이 몸이 한객되어 이 속에 놀고파라 하였다.
이에 오흥 吳興에 한정 閒亭을 건립하였다.
나는 본시 한가로움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한가로운 가운데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여 시를 짓고 술을 마련하거나 꽃나무를 가꾸어 새들을 길들이는 데에 무척이나 바쁘다.
옛날 당나라 한악 韓 의 시에,
벽화 그리며 꽃 모종할 날짜 내심 기억하고
술독 씻으며 술 빚을 기회 먼저 짐작하네
한인에게도 바쁜 일 있다는 걸 알아다오
아침 일찍 비 맞으며 어부를 찾아가네
하였으니 한악이야말로 나와 뜻이 같은 자라 하겠다.
(바) 명심하라,<시간>은 돈이다.
하루 노동으로 10실링을 버는 자가 산책을 하거나 방 안에서 한나절을 게으르게 보냈다면 설사 6펜스밖에 쓰지 않았더라도 단지 그것만을 쓴 게 아니라 그에 더해서 5실링을 더 지출한,아니 내다버린 셈이다. (…)
명심하라,신용에 영향을 미칠 만하면 아무리 사소한 행동이라도 주의해야 한다.
채권자가 오전 5시나 저녁 8시에 그대가 작업하는 망치 소리를 듣는다면,그는 앞으로 반년이라도 흔쾌히 참아줄 것이다.
그러나 마땅히 노동해야 할 시간에 그대를 당구장에서 발견하든가 선술집에서 그대의 목소리를 듣는다면,그는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그대가 준비할 형편이 되든 안 되든 당장 돈을 요구하러 달려올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일은 네가 채무를 기억하고 있는 징표이며, 네가 주의 깊고도 성실한 사람이라는 점을 남에게 보여주어,그로써 너의 신용은 증대될 것이다.
올해 발표된 대부분 대학의 모의논술문제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유형이 완전히 구별되고 있다.
그런데 인하대는 두 계열에 공통되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계열 공통 문제를 보면 수리적인 요소는 거의 없어 일반 인문유형에 가깝지만 인문학적인 배경지식을 요구하지 않아 통합형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인하대 문제는 질문과 제시문이 매우 명확한 논리적 구성을 이루고 있다.
또 일상에서 누구나 접하고 느끼는 소재를 사용함으로서 학생들 개개인의 창의력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요소는 채점기준의 객관성과 학생 실력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의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계열공통 문제 해설>
이 문제는 우리가 뉴스에서 여러 번 접했던 이야기들이기도 하고 일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에서 대학교의 인턴사원 추천을 둘러싼 갈등상황을 제시하고 어떤 방안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묻고 있는다.
이와 비슷한 상황을 학생들은 일상에서 겪어 보았을 것이다.
지하철을 타보면 적은 비율로 노약자 석이 지정되어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이는 지하철의 자리는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절충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 있다.
노약자에 대한 우선권을 적당히 주면서도 의무적인 양보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율권을 또한 주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입시에서도 이와 비슷한 갈등 상황이 발생한다.
무작위 추천에 의해 대학 입학권을 줄 것인지, 시험을 통해 선발할 것인지, 기부입학을 허용할 것인지, 또는 수능으로 뽑을 것인지 내신성적으로 또는 논술로 뽑을 것인지도 비슷한 문제일 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묻는 대신 몇 개의 선택지도 주어진다.
그리고 선택지에 국한된 대답 외에도 학생의 독창적인 방안 또한 제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문제상황과 함께 주어진 다섯가지 해결 방법을 살펴보면 모두 특정한 원칙에 입각한 것임을 추측 할 수 있다.
인하대가 발표한 해제를 보면 1번은 기득권, 2번은 능력, 3번은 평등, 4번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5번은 민주주의 절차의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 상황을 잘 살펴보면 주어진 다섯가지 원칙에 의한 해결 외에 고려할 점이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상황은 단순히 추천서 발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 외에, 이미 추천서 발급을 시도했으나 실패함으로서 발생한 갈등 또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추천권을 주는 것은 기업이므로 기업의 의사를 반영하거나 기업이 직접 대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은 이렇게 문제에서 생략된 조건 또는 여타의 부수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한다.
그리고 최선의 정답을 찾으려 하기 보다는 어떠한 방안도 반박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음를 고려하여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인문계열 문제 해설>
인문계열 문제 역시 공통계열 문제와 그 유형이 비슷하다.
3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분량이 각각 300자,200자,500자 등으로 글쓰기 능력을 평가한다기 보다는 논제에서 요구한 바를 정확하게 정리하여 표현하는 논리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데 아주 적합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의 주제는 지금까지의 기출된 문제에서는 거의 출제된 적인 없는 상당히 독특한 주제로 '빠름과 느림'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는 제시문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제시문 (가)는 한국인의 빠름에 대한 강박관념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담고 있다.
경제적 후진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빠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필자는 개인속도(빠름에 대한 강박관념)와 사회적 속도, 물리적 속도라는 세가지 개념을 제시하며 세가지 속도가 조화를 이루지 못했을 경우엔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과학적 조직이라는 노동생산성이 매우 높은 시스템이 현대에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생산을 위해서가 아니라 근면함을 증명하기 위해 초과노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한편으론 실업자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점 또한 지적하며 사회 경제 시스템이 낭비와 빈곤의 결합이라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빠름이나 느림에 대해 직접적으로 논하고 있진 않지만 근면함의 불필요성을 지적함으로서 빠름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시문 (다)는 기술문명 사회의 빠른 속도가 인간을 한가로움을 즐길 수 없도록 만들었으며 현대의 느림이란 빈둥거림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나)의 빠름에 대한 비판이 경제적 분석에 토대하고 있다면 (다)는 개개인의 행복이라는 실존적 맥락에서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 (라)는 한국인의 빠름에 대한 집착이 IT산업의 발전과 기업의 성장에 매우 좋은 환경요고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빠름의 추구가 곧 경제적 발전의 원동력인 된다는 (가)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시문 (마)는 동양의 고전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다)와 마찬가지고 한가로움을 귀함을 찬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는 유명한 경구인 '시간은 돈이다'라는 문장을 담고 있는데, 근면과 성실 절약 등 자본주의 윤리의 근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제시문이 빠름, 근면성실함, 경제적성장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과 느림과 한가로움을 옹호하는 입장의 두가지로 분리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논제 1] 해설
[논제 1] (가)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념인 개인적 속도,사회적 속도, 물리적 속도가 일치하는 경우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나머지 제시문에서 찾으라고 지시한다.
속도의 일치와 불일치에 대해 제시문 (가)는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위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예를 보여준다.
이는 물리적 속도가 개인적 속도에 비해 모자라는 것으로 또는 개인적 속도가 물리적 속도를 추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제시문 (라)에서는 개인적 속도의 빠름이 기업이 요구하는 빠른 속도와 부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일치의 사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일치의 예는 (나)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의 속도(하루 4시간의 노동)만으로 전체의 생산을 이룰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빠른 속도(추가 노동)과 속도의 결여(실업자)를 양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논제 2] 해설
[논제 2]에서는 위에서 분석한 제시문들의 요지를 두가지 관점을 분리.종합할 것을 요구한다.
빠름을 추구하는 것과 느림을 추구하는 것 사이의 대립을 200자라는 매우 짧은 분량으로 요약하는 것은 학생의 제시문에 대한 이해.분석력을 측정하기에 좋은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논제 3] 해설
[논제 3]에서는 [논제 1]과 [논제 2]에서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면 된다.
분석 작업을 잘 소화한 학생이라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는 작업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쉽기도 하고 한편으로 잘쓰기도 무척 어려워 보인다.
빠름과 느림이라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소재이지만 그것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영역 또한 상당히 방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일상의 작은 경험들을 참신한 방식으로 끌어들여 설명한다면 아주 좋은 답안이 될 것이다.
이중한 에듀한경 연구원 doodut@ed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