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풀어보세요…제한시간 150분
한국경제신문 생글생글이 주최한 제1회 교사·강사 논제 공모대회에서 총 34편의 응모작 중 가장 높은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통합 논제를 소개합니다.
이 논제는 전주 상산고 강영준 선생님이 출제하셨습니다.
전국의 생글생글 독자 여러분도 함께 풀어보면서 자신의 논술 실력을 가다듬어 보기 바랍니다.
[제시문] 다음 제시된 글을 읽고 주어진 물음에 답하시오.
(가)뒤르켐의 자살론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탐구하는 사회학 연구의 고전 중의 하나이다.
비록 인간은 자유 의지를 가진 개별적인 존재이지만 그들의 행위는 종종 사회적으로 유형화하고 구조화되어 있다.
뒤르켐의 연구는 매우 개인적인 것으로 보이는 자살과 같은 행위가 사회 세계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살에 대한 연구는 뒤르켐 이전에도 행해졌지만,이에 대한 사회학적 설명은 그가 처음으로 시도하였다.
이전의 저서들은 자살에 대한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인식하기는 하였지만 인종이나,기후 혹은 정신적 장애 등을 통해 자살 가능성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뒤르켐은 자살이 오직 사회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살은 개개인의 행위의 합 이상의 것으로 유형화된 속성을 가지고 있는 현상이다.
뒤르켐은 프랑스에서 집계된 자살의 공식적 기록을 조사하여 특정한 범주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
예를 들어 여성보다 남성이,가톨릭 신자보다 개신교도가,가난한 사람보다는 부자들이,결혼한 사람들보다는 혼자인 사람들이 자살할 가능성이 높았다.
뒤르켐은 또한 자살률이 전쟁시에 낮아지고 경제적 변화나 불안정한 시기에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 그는 개인의 외부에 존재하는 사회적 압력이 자살률에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
그는 이것을 사회적 연대와 사회에 존재하는 두 가지 결속의 형태인 사회적 통합과 규제에 대한 그의 생각에 연결시켰다.
뒤르켐은 그가 속한 사회적 집단에 더 강하게 결속되어 있고,욕망과 야심이 사회적 통념에 더 부합하는 사람들이 자살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았다.
그는 통합과 규제의 높고 낮음에 따라 자살에 네 가지 종류가 있다고 보았다.
이기주의적 자살은 사회의 통합 정도가 낮고 개인이 속한 집단의 결속이 약하거나 깨져서 고립되어 있을 때 많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가톨릭 신자 사이에 자살률이 낮은 것은 이들이 강한 사회적 공동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고,이에 비해 신교도들은 신 앞에 홀로 선 개인적,도덕적 자유를 중요시한다.
결혼은 안정된 사회적 관계로 통합시킴으로써 자살 가능성을 낮추지만,혼자 사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보다 격리되어 있다.
전쟁 기간에 자살률이 낮은 것은 그 기간 중에 사회적 통합 정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노미적 자살은 사회적 규제가 부족할 때 많이 나타난다.
아노미는 사람들이 급속한 변화와 사회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기존의 규범을 따르지 않게 되는 사회 현상을 지칭하는 것이다.
규준이나 소망에 대한 고정된 기준이 없어지는 경제적 격변의 시기나 이혼과 같은 개인적 투쟁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으로,이로 인해 사람들이 속한 환경과 그들이 원하는 것 사이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이타적 자살은 개인이 과도하게 사회에 통합되어 사회적 결속이 너무 강하고 사회의 가치가 개인의 가치보다 클 때 일어난다.
이런 경우 자살은 위대한 선을 위한 희생이 된다.
일본의 가미카제 조종사들이나 이슬람의 자살 폭탄범은 이타적 자살의 예들이다.
뒤르켐은 이것을 기계적 연대가 우세한 전통적인 사회의 특징이라고 보았다.
자살의 네 번째 유형은 숙명론적 자살이다.
뒤르켐이 비록 이러한 유형의 자살은 동시대와 관련이 적다고 보았지만 개인이 사회에 의해 과도하게 규제될 때 이러한 자살이 많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개인에 대한 억압은 운명 혹은 사회 앞에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각 사회 간의 자살률은 다양하지만,한 사회 안의 자살률은 시대에 따라 일정한 유형을 띠고 있다.
뒤르켐은 이것이 자살률에 대한 영향을 주는 일관된 사회적 압력의 증거라고 보았다.
자살률에 대한 연구는 일반적인 사회적 유형들이 어떻게 개인의 행위에서 드러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앤서니 기든스,'현대 사회학' 4판
(나)실업률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으나 구직 단념자가 11만4000명으로 4월보다는 1만1000명,1년 전보다는 2만7000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5월 실업률은 3.4%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으나 전월 대비로 0.2%포인트 낮아졌다.
계절조정 실업률로도 전달보다 0.1% 떨어졌지만 지난해 5월과는 같은 수준이다.
6월 실업률 통계부터 적용되는 OECD 기준 구직기간 4주 실업률도 3.5%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같았으나,전월 대비로 0.3%포인트 하락했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실업률이 떨어진 가운데 15세부터 29세까지 청년실업률이 전달보다 0.7% 하락한 7.1%를 기록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청년실업률이 감소한 반면,30~50대 실업률은 높아져 고용 불안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30대 실업률은 3.0%로 작년 동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고 40대 실업률도 2.3%로 작년 동월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50대 실업률은 2.3%로 작년 동월보다 0.1%포인트 늘었고,60세 이상 실업률도 1.6%로 작년 동월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전월 대비로는 30~50대 모두 0.2%포인트씩 하락하고 60대만 0.5%포인트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율은 전년 대비 2%로 지난해 10월 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으며 산업별로는 건설업 취업자 수가 5만명 늘어나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또 농림어업에서 4.0%,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서 5.9%,전기·운수·통신·금융업에서 2.0% 각각 늘어났다.
제조업은 취업자가 0.9% 줄어들며 5개월 연속 감소했고 도소매·음식숙박업 역시 6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다.
-○○ 인터넷 신문
(다)
(라)우리는 이미 시지프가 부조리한 영웅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그의 열정뿐만 아니라 그의 고뇌로 인하여 부조리한 영웅인 것이다.
신들에 대한 멸시,죽음에 대한 증오,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는 일에 전 존재를 다 바쳐야 하는 형용할 수 없는 형벌을 그에게 안겨주었다.
이것이 이 땅에 대한 정열을 위하여 지불해야 할 대가이다.
지옥에서의 시지프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전해진 것이 없다.
신화란 상상력으로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으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시지프의 신화에서는 다만 거대한 돌을 들어올려 산비탈로 굴려 올리기를 수백 번이나 되풀이하느라고 잔뜩 긴장해 있는 육체의 노력이 보일 뿐이다.
경련하는 얼굴,바위에 밀착한 뺨,진흙에 덮인 돌덩어리를 떠받치는 어깨와 그것을 고여 버티는 한 쪽 다리,돌을 되받아 안은 팔끝,흙투성이가 된 두 손 등 온통 인간적인 확신이 보인다.
하늘 없는 공간과 깊이 없는 시간으로나 헤아릴 수 있는 이 기나긴 노력 끝에 목표는 달성된다.
그때 시지프는 돌이 순식간에 저 아래 세계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그 아래로부터 정점을 향해 이제 다시 돌을 끌어 올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는 또다시 들판으로 내려간다.
바로 저 장상에서 되돌아 내려오는 걸음,잠시 동안의 휴식 때문에 특히 시지프는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그토록이나 돌덩이에 바싹 닿은 채로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은 이미 그 자체가 돌이다! 나는 이 사람이 무겁지만 한결같은 걸음걸이로,아무리 해도 끝장을 볼 수 없을 고통을 향하여 다시 걸어 내려오는 것을 본다.
마치 내쉬는 숨과도 같은 이 시간,또한 불행처럼 어김없이 되찾아오는 이 시간은 곧 의식의 시간이다.
그가 산꼭대기를 떠나 제신의 소굴을 향하여 조금씩 더 깊숙이 내려가는 그 순간 순간 시지프는 자신의 운명보다 더 우월하다.
그는 그의 바위보다 더 강하다.
이 신화가 비극적인 것은 주인공의 의식이 깨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성공의 희망이 그를 떠받쳐준다면 무엇 때문에 그가 고통스러워하겠는가? 오늘날의 노동자는 그 생애의 그날 그날을 똑같은 일에 종사하며 산다.
그 운명도 시지프에 못지 않게 부조리하다.
그러나 운명은 오직 의식이 깨어 있는 드문 순간들에 있어서만 비극적이다.
신들 중에서도 프롤레타리아요 무력하고도 반항적인 시지프는 그의 비참한 조건의 전모를 알고 있다.
그가 산에서 내려올 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 조건이다.
아마도 그에게 고뇌를 안겨주는 통찰이 동시에 그의 승리를 완성시킬 것이다.
멸시로 응수하여 극복되지 않은 운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어떤 날들에 시지프는 고통스러워하면서 산을 내려오지만 그는 또한 기뻐하면서 내려올 수도 있다.
이것은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나는 또한 바위로 되돌아가는 시지프를 상상해본다.
그것은 고통으로써 시작되었다.
대지의 영상이 너무나도 기억에 생생할 때,행복의 부름이 너무나도 강렬할 때,인간의 마음 속에 슬픔이 고개를 쳐들게 마련이다.
그 슬픔은 바위의 승리요 바위 그 자체이다.
엄청난 비탕은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무겁다.
이것은 우리들이 맞이하는 겟세마네의 밤들이다.
그러나 거역할 길 없는 진리들도 인식됨으로써 사멸한다.
이렇듯 오이디푸스도 처음에는 영문을 알지 못한 채 그의 운명에 복종한다.
그가 알게 되는 순간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 눈 멀고 절망한 오이디푸스지만 자기를 이 세상에 비끄러 매어 놓은 유일한 끈은 한 처녀의 싱싱한 손이라는 것을 안다.
이때 기가 막힌 한 마디 말소리가 울린다.
"그 많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나의 노령과 나의 영혼의 위대함에 의하여 판단하노니 만사가 다 잘되었도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키릴로프와 마찬가지로 부조리의 승리를 표현한다.
고대의 예지가 현대의 영웅주의와 만난다.
(중략)
시지프의 말 없는 기쁨은 송두리째 여기에 있다.
그의 운명은 그의 것이다.
그의 바위는 그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조리한 인간이 자신의 고통을 응시할 때 모든 우상들은 침묵한다.
문득 본연의 침묵으로 되돌아간 우주 안에서 경이에 찬 작은 목소리들이 대지로부터 무수히 솟아오른다.
은밀하고 무의식적인 부름이며 모든 얼굴의 초대인 그것들은 승리의 필연적인 이면이요 대가이다.
그림자 없는 햇빛이란 없기에 밤을 겪어 체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조리한 인간의 대답은 긍정이며 그의 노력에는 끝이 없을 것이다.
개인적인 운명은 있어도 초월적인 운명이란 없다.
혹 있다면 오직 숙명적이기에 경멸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는 단 한 가지 운명이 있을 뿐이다.
그 외의 것에 관한 한,인간은 스스로 자신이 살아가는 날들의 주인이라는 것을 안다.
인간이 그의 생활로 되돌아가는 이 미묘한 순간에 시지프는 자기의 바위를 향하여 돌아가면서 서로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이 행위들의 연속을 응시한다.
이 행위들의 연속은 곧 자신에 의해 창조되고 자신의 기억의 시선 속에서 통일되고 머지않아 죽음에 의해 봉인될 그의 운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인간적인 모든 것은 완전히 인간적인 근원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하면서,보고자 원하되 밤은 끝이 없다는 것을 아는 장님인 시지프는 지금도 여전히 걸어가고 있다.
바위는 또다시 굴러 떨어진다.
-알베르 카뮈,'시지프의 신화'
[문제] 제한시간 150분
Ⅰ.제시문 (가)를 400자로 요약하시오.(20점;400자(±50자))
Ⅱ.제시문 (가)의 관점을 바탕으로 (다)에 제시된 도표들이 시사하는 바를 서술하되 제시문 (나)를 참고하여 작성하시오.(40점;700자(±50자))
Ⅲ.(다)의 도표가 시사하는 현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의 생각을 작성하되 단,제시문 (라)에 내재된 주제의식도 드러나게 서술하시오.(40점;700자(±50자))
논제 해설
1.논술 주제 및 제시문 해설
출제된 문항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자살의 문제를 수험자가 사회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의도와 목적에 따라 비교적 연관성이 적은 4개의 제시문을 선택하였다.
따라서 수험생은 4개의 지문에 연관성을 찾아 제시문을 철저히 분석하여 논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이에 기초하여 자신의 생각을 전개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가)는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의 글로,자살을 최초로 사회적 관점에서 분석한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을 요약 정리한 글이다.
뒤르켐은 자살을 개인의 문제,이를테면 인종이나 기후나 정신적 장애로 그 원인을 규정짓고 설명하는 것이 근본적인 이해가 될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자살의 공식적 기록을 조사하여 이를 사회학적으로 유형화시켰다.
그에 의하면 자살은 크게 이기적,아노미적,이타적 자살,숙명론적 자살로 유형화할 수 있는데,이런 유형들은 주어진 논제를 해결하는 전제로 활용될 수 있다.
제시문 (나)는 최근의 고용 사정을 기사화한 인터넷 신문 기사이다.
두 번째 글을 제시한 까닭은 최근 한국사회에서 극심한 취업란에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데 수험자가 이를 해석해낼 수 있는지의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이다.
(다)의 도표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자살률과 자살을 선택하는 주요 연령층을 파악하기 위한 자료이다.
<표 1>에서 1994년과 2004년 사망원인을 살펴볼 때 다른 수치들은 의미 있는 변화의 폭을 살피기 어려운 반면 운수사고는 줄어들고 자살률은 급증했음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표 2>에서는 자살을 선택하는 연령층이 주로 30~50대에 집중되어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제시문 (라)는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에서 발췌한 글로서,주어진 운명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인간상을 읽어낼 수 있다.
죽음이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죽음 앞에서 삶의 의지를 지닌 인간은 부조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죽어야 할 부조리한 운명을 지녔다고 해서 삶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시지프의 신화'는 운명과 죽음에 맞서는 의지적 인간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글로서 제시되었다.
비교적 긴 글이지만 주제를 파악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고 따라서 수험생들이 시간적인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2.논제 해설 및 평가 기준
수험생들의 독해력과 이해력,사고력,표현력 등을 평가하는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런 까닭에 장문의 답안을 작성하기보다는 논제를 개별화하여 각 항목을 평가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본다.
물론 교육적 효과를 고려한다면 긴 장문의 답안도 더러 필요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논제를 개별화하여 각 논제의 평가 항목을 정하는 것은 물론 글쓰기 전개 방식 및 논리적 사고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이 평가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논제가 요구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여 답안을 작성했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둘째,분명한 답을 명확히 제시했는가의 여부를 살펴야 한다.
모호한 표현이나 양비·양시론적인 답안에는 감점을 해야 한다.
셋째,논리적인 체계와 일관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한다.
이때 지나치게 일반적이거나 정형화된 논증은 감점하고 창의적인 견해나 독창적인 논증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면 보다 좋은 점수를 부여해야 한다.
넷째,생소한 개념이라든지,문맥에 맞지 않는 어휘들이 사용되는 것은 감점해야 한다.
더불어 제시문의 일부를 고스란히 옮겨 적는 것도 부적절하다.
논술문의 표현은 고등학생으로서 감당할 수 있는 어휘 수준이어야지,지나치게 학술적이거나 현학적인 개념은 논술문에서 적절치 않다.
제시문을 인용하더라도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한 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Ⅰ번 문항은 뒤르켐이 자살을 개인적인 사건으로 보지 않고 사회학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과 자살의 유형을 그 원인에 따라 이기적 자살,아노미적 자살,이타적 자살,숙명론적 자살로 분류하였다는 사실을 조건에 맞게 서술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점수를 부여한다.
Ⅱ번 문항은 우선 제시문 (가)에 나타난 자살의 유형을 전제로 삼아 도표를 해석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우선 <표 1>에서 유의미한 수치는 자살률과 운수사고율이다.
자살률은 1994년에 비해 무려 14.7%나 늘었고,운수사고율은 18.1%나 감소했다.
먼저 운수사고율이 대폭 감소한 것은 그만큼 교통법규에 따른 교통질서가 시민들에게 내재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1994년에 비해 2004년은 법질서가 아노미적으로 변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 비교적 잘 지켜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은 1994년에 비해 2004년에 급증한 자살률이 아노미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살률 증가는 이기적이거나 이타적 자살행위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만 하는데,이때 참고할 만한 자료는 <표 2>이다.
<표 2>에서 자살이 사망원인 중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연령층은 30~50대이다.
우리 사회에서 30~50대는 가정을 이루고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시기로서 사회경제적 비용이 가장 많이 지불되는 세대이다.
따라서 이들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사회경제적 원인이 한 몫을 차지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여기서 제시문 (나)는 30~50대의 자살률이 구직 및 취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구직 포기와 자살률이 비례하고 있는 점을 들어 자살이 사회경제적인 불안과 유관함을 지적할 수 있다.
관점에 따라서 높아진 자살률을 이기적(현실도피적) 자살로 이해할 수도 있고,이타적(자기희생적) 자살로 판단해 볼 수도 있겠는데 타당한 논거를 들어 주장한다면 합당한 점수를 부여해 줄 수 있다.
Ⅲ번 문항은 자살률 증가를 현실사회의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리고 자살률 증가를 방지하기 위한 각자의 생각을 창의적으로 정리하고 있는지를 따져보되,높아진 자살률이 사회경제적 원인과 관련이 있으므로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자살률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더 좋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
이때 제시문 (라)의 주제를 포함하는 답안을 작성해야 하므로 운명이나 숙명을 도피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그것에 저항하고 대응하는 것이 참다운 인간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운명론적인 자살을 택하기 전에 인간적인 의지를 다했는가를 되새기는 태도를 지니는 것이 자살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하는 것이 옳다.
강영준 전주 상산고 교사 etika1@naver.com
한국경제신문 생글생글이 주최한 제1회 교사·강사 논제 공모대회에서 총 34편의 응모작 중 가장 높은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통합 논제를 소개합니다.
이 논제는 전주 상산고 강영준 선생님이 출제하셨습니다.
전국의 생글생글 독자 여러분도 함께 풀어보면서 자신의 논술 실력을 가다듬어 보기 바랍니다.
[제시문] 다음 제시된 글을 읽고 주어진 물음에 답하시오.
(가)뒤르켐의 자살론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탐구하는 사회학 연구의 고전 중의 하나이다.
비록 인간은 자유 의지를 가진 개별적인 존재이지만 그들의 행위는 종종 사회적으로 유형화하고 구조화되어 있다.
뒤르켐의 연구는 매우 개인적인 것으로 보이는 자살과 같은 행위가 사회 세계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살에 대한 연구는 뒤르켐 이전에도 행해졌지만,이에 대한 사회학적 설명은 그가 처음으로 시도하였다.
이전의 저서들은 자살에 대한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인식하기는 하였지만 인종이나,기후 혹은 정신적 장애 등을 통해 자살 가능성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뒤르켐은 자살이 오직 사회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살은 개개인의 행위의 합 이상의 것으로 유형화된 속성을 가지고 있는 현상이다.
뒤르켐은 프랑스에서 집계된 자살의 공식적 기록을 조사하여 특정한 범주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
예를 들어 여성보다 남성이,가톨릭 신자보다 개신교도가,가난한 사람보다는 부자들이,결혼한 사람들보다는 혼자인 사람들이 자살할 가능성이 높았다.
뒤르켐은 또한 자살률이 전쟁시에 낮아지고 경제적 변화나 불안정한 시기에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 그는 개인의 외부에 존재하는 사회적 압력이 자살률에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
그는 이것을 사회적 연대와 사회에 존재하는 두 가지 결속의 형태인 사회적 통합과 규제에 대한 그의 생각에 연결시켰다.
뒤르켐은 그가 속한 사회적 집단에 더 강하게 결속되어 있고,욕망과 야심이 사회적 통념에 더 부합하는 사람들이 자살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았다.
그는 통합과 규제의 높고 낮음에 따라 자살에 네 가지 종류가 있다고 보았다.
이기주의적 자살은 사회의 통합 정도가 낮고 개인이 속한 집단의 결속이 약하거나 깨져서 고립되어 있을 때 많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가톨릭 신자 사이에 자살률이 낮은 것은 이들이 강한 사회적 공동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고,이에 비해 신교도들은 신 앞에 홀로 선 개인적,도덕적 자유를 중요시한다.
결혼은 안정된 사회적 관계로 통합시킴으로써 자살 가능성을 낮추지만,혼자 사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보다 격리되어 있다.
전쟁 기간에 자살률이 낮은 것은 그 기간 중에 사회적 통합 정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노미적 자살은 사회적 규제가 부족할 때 많이 나타난다.
아노미는 사람들이 급속한 변화와 사회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기존의 규범을 따르지 않게 되는 사회 현상을 지칭하는 것이다.
규준이나 소망에 대한 고정된 기준이 없어지는 경제적 격변의 시기나 이혼과 같은 개인적 투쟁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으로,이로 인해 사람들이 속한 환경과 그들이 원하는 것 사이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이타적 자살은 개인이 과도하게 사회에 통합되어 사회적 결속이 너무 강하고 사회의 가치가 개인의 가치보다 클 때 일어난다.
이런 경우 자살은 위대한 선을 위한 희생이 된다.
일본의 가미카제 조종사들이나 이슬람의 자살 폭탄범은 이타적 자살의 예들이다.
뒤르켐은 이것을 기계적 연대가 우세한 전통적인 사회의 특징이라고 보았다.
자살의 네 번째 유형은 숙명론적 자살이다.
뒤르켐이 비록 이러한 유형의 자살은 동시대와 관련이 적다고 보았지만 개인이 사회에 의해 과도하게 규제될 때 이러한 자살이 많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개인에 대한 억압은 운명 혹은 사회 앞에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각 사회 간의 자살률은 다양하지만,한 사회 안의 자살률은 시대에 따라 일정한 유형을 띠고 있다.
뒤르켐은 이것이 자살률에 대한 영향을 주는 일관된 사회적 압력의 증거라고 보았다.
자살률에 대한 연구는 일반적인 사회적 유형들이 어떻게 개인의 행위에서 드러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앤서니 기든스,'현대 사회학' 4판
(나)실업률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으나 구직 단념자가 11만4000명으로 4월보다는 1만1000명,1년 전보다는 2만7000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5월 실업률은 3.4%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으나 전월 대비로 0.2%포인트 낮아졌다.
계절조정 실업률로도 전달보다 0.1% 떨어졌지만 지난해 5월과는 같은 수준이다.
6월 실업률 통계부터 적용되는 OECD 기준 구직기간 4주 실업률도 3.5%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같았으나,전월 대비로 0.3%포인트 하락했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실업률이 떨어진 가운데 15세부터 29세까지 청년실업률이 전달보다 0.7% 하락한 7.1%를 기록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청년실업률이 감소한 반면,30~50대 실업률은 높아져 고용 불안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30대 실업률은 3.0%로 작년 동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고 40대 실업률도 2.3%로 작년 동월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50대 실업률은 2.3%로 작년 동월보다 0.1%포인트 늘었고,60세 이상 실업률도 1.6%로 작년 동월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전월 대비로는 30~50대 모두 0.2%포인트씩 하락하고 60대만 0.5%포인트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율은 전년 대비 2%로 지난해 10월 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으며 산업별로는 건설업 취업자 수가 5만명 늘어나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또 농림어업에서 4.0%,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서 5.9%,전기·운수·통신·금융업에서 2.0% 각각 늘어났다.
제조업은 취업자가 0.9% 줄어들며 5개월 연속 감소했고 도소매·음식숙박업 역시 6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다.
-○○ 인터넷 신문
(다)
(라)우리는 이미 시지프가 부조리한 영웅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그의 열정뿐만 아니라 그의 고뇌로 인하여 부조리한 영웅인 것이다.
신들에 대한 멸시,죽음에 대한 증오,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는 일에 전 존재를 다 바쳐야 하는 형용할 수 없는 형벌을 그에게 안겨주었다.
이것이 이 땅에 대한 정열을 위하여 지불해야 할 대가이다.
지옥에서의 시지프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전해진 것이 없다.
신화란 상상력으로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으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시지프의 신화에서는 다만 거대한 돌을 들어올려 산비탈로 굴려 올리기를 수백 번이나 되풀이하느라고 잔뜩 긴장해 있는 육체의 노력이 보일 뿐이다.
경련하는 얼굴,바위에 밀착한 뺨,진흙에 덮인 돌덩어리를 떠받치는 어깨와 그것을 고여 버티는 한 쪽 다리,돌을 되받아 안은 팔끝,흙투성이가 된 두 손 등 온통 인간적인 확신이 보인다.
하늘 없는 공간과 깊이 없는 시간으로나 헤아릴 수 있는 이 기나긴 노력 끝에 목표는 달성된다.
그때 시지프는 돌이 순식간에 저 아래 세계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그 아래로부터 정점을 향해 이제 다시 돌을 끌어 올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는 또다시 들판으로 내려간다.
바로 저 장상에서 되돌아 내려오는 걸음,잠시 동안의 휴식 때문에 특히 시지프는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그토록이나 돌덩이에 바싹 닿은 채로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은 이미 그 자체가 돌이다! 나는 이 사람이 무겁지만 한결같은 걸음걸이로,아무리 해도 끝장을 볼 수 없을 고통을 향하여 다시 걸어 내려오는 것을 본다.
마치 내쉬는 숨과도 같은 이 시간,또한 불행처럼 어김없이 되찾아오는 이 시간은 곧 의식의 시간이다.
그가 산꼭대기를 떠나 제신의 소굴을 향하여 조금씩 더 깊숙이 내려가는 그 순간 순간 시지프는 자신의 운명보다 더 우월하다.
그는 그의 바위보다 더 강하다.
이 신화가 비극적인 것은 주인공의 의식이 깨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성공의 희망이 그를 떠받쳐준다면 무엇 때문에 그가 고통스러워하겠는가? 오늘날의 노동자는 그 생애의 그날 그날을 똑같은 일에 종사하며 산다.
그 운명도 시지프에 못지 않게 부조리하다.
그러나 운명은 오직 의식이 깨어 있는 드문 순간들에 있어서만 비극적이다.
신들 중에서도 프롤레타리아요 무력하고도 반항적인 시지프는 그의 비참한 조건의 전모를 알고 있다.
그가 산에서 내려올 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 조건이다.
아마도 그에게 고뇌를 안겨주는 통찰이 동시에 그의 승리를 완성시킬 것이다.
멸시로 응수하여 극복되지 않은 운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어떤 날들에 시지프는 고통스러워하면서 산을 내려오지만 그는 또한 기뻐하면서 내려올 수도 있다.
이것은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나는 또한 바위로 되돌아가는 시지프를 상상해본다.
그것은 고통으로써 시작되었다.
대지의 영상이 너무나도 기억에 생생할 때,행복의 부름이 너무나도 강렬할 때,인간의 마음 속에 슬픔이 고개를 쳐들게 마련이다.
그 슬픔은 바위의 승리요 바위 그 자체이다.
엄청난 비탕은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무겁다.
이것은 우리들이 맞이하는 겟세마네의 밤들이다.
그러나 거역할 길 없는 진리들도 인식됨으로써 사멸한다.
이렇듯 오이디푸스도 처음에는 영문을 알지 못한 채 그의 운명에 복종한다.
그가 알게 되는 순간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 눈 멀고 절망한 오이디푸스지만 자기를 이 세상에 비끄러 매어 놓은 유일한 끈은 한 처녀의 싱싱한 손이라는 것을 안다.
이때 기가 막힌 한 마디 말소리가 울린다.
"그 많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나의 노령과 나의 영혼의 위대함에 의하여 판단하노니 만사가 다 잘되었도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키릴로프와 마찬가지로 부조리의 승리를 표현한다.
고대의 예지가 현대의 영웅주의와 만난다.
(중략)
시지프의 말 없는 기쁨은 송두리째 여기에 있다.
그의 운명은 그의 것이다.
그의 바위는 그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조리한 인간이 자신의 고통을 응시할 때 모든 우상들은 침묵한다.
문득 본연의 침묵으로 되돌아간 우주 안에서 경이에 찬 작은 목소리들이 대지로부터 무수히 솟아오른다.
은밀하고 무의식적인 부름이며 모든 얼굴의 초대인 그것들은 승리의 필연적인 이면이요 대가이다.
그림자 없는 햇빛이란 없기에 밤을 겪어 체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조리한 인간의 대답은 긍정이며 그의 노력에는 끝이 없을 것이다.
개인적인 운명은 있어도 초월적인 운명이란 없다.
혹 있다면 오직 숙명적이기에 경멸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는 단 한 가지 운명이 있을 뿐이다.
그 외의 것에 관한 한,인간은 스스로 자신이 살아가는 날들의 주인이라는 것을 안다.
인간이 그의 생활로 되돌아가는 이 미묘한 순간에 시지프는 자기의 바위를 향하여 돌아가면서 서로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이 행위들의 연속을 응시한다.
이 행위들의 연속은 곧 자신에 의해 창조되고 자신의 기억의 시선 속에서 통일되고 머지않아 죽음에 의해 봉인될 그의 운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인간적인 모든 것은 완전히 인간적인 근원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하면서,보고자 원하되 밤은 끝이 없다는 것을 아는 장님인 시지프는 지금도 여전히 걸어가고 있다.
바위는 또다시 굴러 떨어진다.
-알베르 카뮈,'시지프의 신화'
[문제] 제한시간 150분
Ⅰ.제시문 (가)를 400자로 요약하시오.(20점;400자(±50자))
Ⅱ.제시문 (가)의 관점을 바탕으로 (다)에 제시된 도표들이 시사하는 바를 서술하되 제시문 (나)를 참고하여 작성하시오.(40점;700자(±50자))
Ⅲ.(다)의 도표가 시사하는 현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의 생각을 작성하되 단,제시문 (라)에 내재된 주제의식도 드러나게 서술하시오.(40점;700자(±50자))
논제 해설
1.논술 주제 및 제시문 해설
출제된 문항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자살의 문제를 수험자가 사회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의도와 목적에 따라 비교적 연관성이 적은 4개의 제시문을 선택하였다.
따라서 수험생은 4개의 지문에 연관성을 찾아 제시문을 철저히 분석하여 논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이에 기초하여 자신의 생각을 전개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가)는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의 글로,자살을 최초로 사회적 관점에서 분석한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을 요약 정리한 글이다.
뒤르켐은 자살을 개인의 문제,이를테면 인종이나 기후나 정신적 장애로 그 원인을 규정짓고 설명하는 것이 근본적인 이해가 될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자살의 공식적 기록을 조사하여 이를 사회학적으로 유형화시켰다.
그에 의하면 자살은 크게 이기적,아노미적,이타적 자살,숙명론적 자살로 유형화할 수 있는데,이런 유형들은 주어진 논제를 해결하는 전제로 활용될 수 있다.
제시문 (나)는 최근의 고용 사정을 기사화한 인터넷 신문 기사이다.
두 번째 글을 제시한 까닭은 최근 한국사회에서 극심한 취업란에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데 수험자가 이를 해석해낼 수 있는지의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이다.
(다)의 도표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자살률과 자살을 선택하는 주요 연령층을 파악하기 위한 자료이다.
<표 1>에서 1994년과 2004년 사망원인을 살펴볼 때 다른 수치들은 의미 있는 변화의 폭을 살피기 어려운 반면 운수사고는 줄어들고 자살률은 급증했음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표 2>에서는 자살을 선택하는 연령층이 주로 30~50대에 집중되어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제시문 (라)는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에서 발췌한 글로서,주어진 운명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인간상을 읽어낼 수 있다.
죽음이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죽음 앞에서 삶의 의지를 지닌 인간은 부조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죽어야 할 부조리한 운명을 지녔다고 해서 삶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시지프의 신화'는 운명과 죽음에 맞서는 의지적 인간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글로서 제시되었다.
비교적 긴 글이지만 주제를 파악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고 따라서 수험생들이 시간적인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2.논제 해설 및 평가 기준
수험생들의 독해력과 이해력,사고력,표현력 등을 평가하는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런 까닭에 장문의 답안을 작성하기보다는 논제를 개별화하여 각 항목을 평가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본다.
물론 교육적 효과를 고려한다면 긴 장문의 답안도 더러 필요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논제를 개별화하여 각 논제의 평가 항목을 정하는 것은 물론 글쓰기 전개 방식 및 논리적 사고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이 평가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논제가 요구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여 답안을 작성했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둘째,분명한 답을 명확히 제시했는가의 여부를 살펴야 한다.
모호한 표현이나 양비·양시론적인 답안에는 감점을 해야 한다.
셋째,논리적인 체계와 일관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한다.
이때 지나치게 일반적이거나 정형화된 논증은 감점하고 창의적인 견해나 독창적인 논증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면 보다 좋은 점수를 부여해야 한다.
넷째,생소한 개념이라든지,문맥에 맞지 않는 어휘들이 사용되는 것은 감점해야 한다.
더불어 제시문의 일부를 고스란히 옮겨 적는 것도 부적절하다.
논술문의 표현은 고등학생으로서 감당할 수 있는 어휘 수준이어야지,지나치게 학술적이거나 현학적인 개념은 논술문에서 적절치 않다.
제시문을 인용하더라도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한 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Ⅰ번 문항은 뒤르켐이 자살을 개인적인 사건으로 보지 않고 사회학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과 자살의 유형을 그 원인에 따라 이기적 자살,아노미적 자살,이타적 자살,숙명론적 자살로 분류하였다는 사실을 조건에 맞게 서술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점수를 부여한다.
Ⅱ번 문항은 우선 제시문 (가)에 나타난 자살의 유형을 전제로 삼아 도표를 해석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우선 <표 1>에서 유의미한 수치는 자살률과 운수사고율이다.
자살률은 1994년에 비해 무려 14.7%나 늘었고,운수사고율은 18.1%나 감소했다.
먼저 운수사고율이 대폭 감소한 것은 그만큼 교통법규에 따른 교통질서가 시민들에게 내재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1994년에 비해 2004년은 법질서가 아노미적으로 변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 비교적 잘 지켜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은 1994년에 비해 2004년에 급증한 자살률이 아노미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살률 증가는 이기적이거나 이타적 자살행위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만 하는데,이때 참고할 만한 자료는 <표 2>이다.
<표 2>에서 자살이 사망원인 중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연령층은 30~50대이다.
우리 사회에서 30~50대는 가정을 이루고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시기로서 사회경제적 비용이 가장 많이 지불되는 세대이다.
따라서 이들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사회경제적 원인이 한 몫을 차지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여기서 제시문 (나)는 30~50대의 자살률이 구직 및 취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구직 포기와 자살률이 비례하고 있는 점을 들어 자살이 사회경제적인 불안과 유관함을 지적할 수 있다.
관점에 따라서 높아진 자살률을 이기적(현실도피적) 자살로 이해할 수도 있고,이타적(자기희생적) 자살로 판단해 볼 수도 있겠는데 타당한 논거를 들어 주장한다면 합당한 점수를 부여해 줄 수 있다.
Ⅲ번 문항은 자살률 증가를 현실사회의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리고 자살률 증가를 방지하기 위한 각자의 생각을 창의적으로 정리하고 있는지를 따져보되,높아진 자살률이 사회경제적 원인과 관련이 있으므로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자살률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더 좋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
이때 제시문 (라)의 주제를 포함하는 답안을 작성해야 하므로 운명이나 숙명을 도피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그것에 저항하고 대응하는 것이 참다운 인간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운명론적인 자살을 택하기 전에 인간적인 의지를 다했는가를 되새기는 태도를 지니는 것이 자살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하는 것이 옳다.
강영준 전주 상산고 교사 etika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