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이것이 새로 선정된 세계 7대 불가사의
민간단체인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 재단'은 최근 △중국의 만리장성 △페루의 잉카 유적지 마추픽추 △브라질의 거대 예수상 △멕시코 치첸 이차의 마야 유적지 △로마의 콜로세움 △인도의 타지마할 △요르단의 고대도시 페트라 등을 신 7대 불가사의로 선정·발표했다.

스위스의 영화 제작자인 베르나르드 베버가 주도하는 이 재단은 최근 포르투갈 리스본의 경기장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어 신 7대 불가사의 선정 결과를 공개했다. 최종 결과는 전 세계에서 1억여명이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참여한 투표 결과를 종합한 것으로,특히 7군데의 신 불가사의 가운데 남미에서 3군데나 꼽혀 눈길을 끌었다.

◆신 7대 불가사의의 면면

[Global Issue] 이것이 새로 선정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국의 만리장성은 기원전 4세기부터 서기 7세기까지 이어지는 세계에서 가장 긴 기간 동안 건설된 인간 구조물이다. 총연장 6700㎞의 장벽이 동에서 서로 뻗어 있다. 진시황이 흉노족의 침입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구축했고 이후 여러시대를 거쳐 증축됐다. 흉노족,몽골족 등 여러 유목 민족의 침략을 막는 방벽으로도 활용됐다.

인도의 타지마할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에 있는 궁전 형식의 묘역이다. 무굴제국 황제 샤 자한이 왕비 뭄타즈 마할의 죽음을 애도해 1632~1654년 지었다. 타지마할은 '마할의 왕관'이란 뜻이다. 황제 부처와 왕족들의 무덤이 들어 있으며 인도 페르시아 이슬람 등의 건축 양식이 혼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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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거대 예수상은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 맞은편 코르코바두 언덕 정상에 있는 38m 높이의 거대 예수 석상이다. 브라질인 에이토르 다 실바코스타가 설계하고 폴란드계 프랑스 건축가 폴 란도프스키가 1931년 10월 세웠다.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뒤 브라질로 옮겨져 조립됐으며 리우데자네이루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멕시코의 치첸 이차 피라미드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10~13세기에 번성했던 마야 제국의 도시 치첸 이차에 있는 계단식 파리미드다. 정상에는 신전이 있으며 태양력의 원리에 따라 지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페루의 마추픽추는 페루 남부 쿠스코시의 북서쪽 우루밤바 계곡에 있는 잉카 유적지로,15세기 잉카 왕국에 의해 건설됐다. 궁전 사원 거주지 등으로 이뤄져 있다. 페루 수도 리마의 남동쪽 500㎞에 있는 계곡을 굽어보는 안데스 산맥 위 해발 2430m에 자리잡고 있는데,거대한 돌들을 어떻게 운반했는지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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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콜로세움은 서기 80년에 티투스 황제의 의해 완성된 거대한 원형 극장이다. 제정 로마 시대의 오락 시설로 쓰인 곳으로 '검투사 대 검투사' 또는 '검투사 대 맹수'의 처참한 싸움이 벌어진 장소다. 계단식 관람석에 5만여명을 수용했던 이 극장은 현대 스포츠 경기장의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요르단의 페트라는 요르단 남서쪽의 고대 산악도시로,아랍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이기도 하다. 페트라는 교역로의 교차 지점에 있어 사막의 대상로를 지배하며 번영을 누렸던 곳이다. 서기 106년 나바테아인이 로마 제국에 패한 뒤에도 번영이 지속됐다. 수로와 암석에 새겨진 수많은 조각들로 유명하며 신전 극장 장례사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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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21개 최종 후보에는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터키의 하기아 소피아 성당,러시아의 크렘린궁과 성 바실리 성당,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칠레 이스터섬 석상,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등도 포함됐었다.

베버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을 통해 문화 다양성을 증진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라며 "프로젝트에서 나온 순수입의 50%를 문화유산 복원 노력에 쓰겠다"고 밝혔다. 재단은 2000년 탈레반에 의해 파괴된 바미얀 부처상을 복원하는 작업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베버는 또 곧이어 '신 7대 자연 불가사의'를 선정하는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다.

◆선정 방식에 대한 논란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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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문화 전문가들은 고대의 7대 불가사의 선정을 흉내낸 이번 선정 작업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네스코 소속의 인도 문화 전문가인 니콜 볼로미는 "이번 캠페인은 민주적이거나 과학적이지 않다"며 "일부 외양이 좋은 유적지에만 관심이 쏠리게 하고 보존 위험에 처한 유적들은 외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중복 투표를 막을 방법이 없어 공정한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이번 투표의 최대 문제점으로 꼽힌다. 선정 작업이 화제를 불러일으키자 자국의 유적을 신 불가사의 명단에 올리려는 각국의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중국의 만리장성학술원은 지난 5월 자국인들에게 인터넷 투표에 참여하라고 촉구했고,앙코르와트를 갖고 있는 캄보디아의 관리들은 많은 자국민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점을 들어 앙코르와트가 선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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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한 전문가는 기자 피라미드만이 현존하는 유일한 불가사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신 불가사의 선정 작업은 관광 홍보용 이벤트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결국 이집트의 반발로 기자 피라미드는 신 7대 불가사의 후보에서 빠진 상태로 이번 선정 작업이 진행됐다.

신 불가사의 재단 측은 중복 투표를 막을 확실한 방법이 없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이번 투표에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결과가 객관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세계를 아우르는 공식 문화기구인 유네스코 측은 이번 선정 행사는 투표한 사람들의 의견만을 반영할 뿐이라며 많은 의미를 두진 않았다.

한편 고대에 선정된 7대 불가사의는 △이집트의 기자 피라미드 △메소포타미아 바빌론의 공중정원 △올림피아의 제우스상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로스 영묘 △로도스 항구의 크로이소스 거상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 등이다. 이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피라미드뿐이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