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富 창출시스템을 찾아라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고전속 제시문 100선] (46)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상)
1928년 뉴욕에서 출생하였다. 1949년 뉴욕대학교를 졸업한 뒤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면서 노동조합 관련 잡지에 글을 기고하여 문필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저널리스트가 되었다. 1980년 출판된 대표작 '제3의 물결(The Third Waves)'은 고도 정보화 사회에 대한 시나리오로 돌출적인 사회 현상을 신문 잡지 식으로 다루어, 그 저류(底流)가 되는 사회의 변혁 방향을 교묘하고도 날카롭게 지적하였다. 그는 미래 사회가 정보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제1의 물결인 농업 혁명은 수천 년에 걸쳐 진행되었지만, 제2의 물결인 산업 혁명은 300년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제3의 물결인 정보화 혁명은 20~30년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재택근무·전자정보화 가정 등의 새로운 용어가 사용되었다.

앨빈 토플러는 미래학자로서 그가 저술한 미래학 도서들(미래쇼크,제3물결,권력이동)은 세계적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며 그가 일찍이 예견한 일들이 여러 해가 지난 지금에 와서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부의 미래'에서는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어 줄 혁명적 부(富)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부의 혁명이 단순한 경제학적 의미가 아니라 사회적, 제도적, 교육적, 문화적, 정치적 혁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을 지나서 지식 혁명이 시작된 현재, 인간 삶의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부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변화하며, 삶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정보의 시대에 걸맞게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이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가치관 정립의 속도가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러한 시대에 앨빈 토플러는 파도에 묻혀 숨을 헐떡거리고 허우적거리기보다 멋지게 파도 타기를 하듯 시대의 흐름을 간파하고 파도를 즐길 수 있는 방향을 보여준다.

◆원문 읽기

부와 돈은 동의어가 아니다. 잘못된 인식이 만연해 있기는 하지만 돈은 여러 가지 부의 증거 혹은 상징적인 표현 중 하나에 불과하다. 때때로 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살 수 있다. 따라서 누구든 부의 미래를 가장 포괄적으로 이해하려면 욕망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욕망이란 절대적인 필요에서 욕구까지 모든 경우를 의미할 수 있다. 어떤 경우이건 부란 갈망을 만족시키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해설=돈이 곧 부인 것은 아니다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었다. 불행히도 현대인들은 자신이 행복할 때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돈이 많을 때만 부자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의 TV 광고만 보더라도 대출이나 보험, 투자에 관한 광고가 엄청나게 늘었다. 미국의 의사들이 월스트리트로 향하고 있으며, 미국의 유명한 공대 학생들 중 아시아(특히 인도와 중국)나 약소국 학생들의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이들은 모두 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 사랑과 강한 유대감으로 결합된 가족, 서로에 대한 존중과 같은 것도 부에 포함된다. 즉 이 책에서 '부'란 단순한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 권력 등 필요와 욕구를 채워주는 모든 것을 뜻한다.

◆원문 읽기

[고전속 제시문 100선] (46)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상)
첫 번째 부 창출 시스템은 1만년 전 선사시대의 아인슈타인(아마도 여성일 듯)이 지금의 터키 지역인 카라카닥 산 근처 어딘가에 최초의 씨앗을 심었을 때 나타났으며, 그로 인해 부를 창출하는 방법이 도입되었다. 자연이 채워주기를 기다리는 대신에 이제는 제한적으로나마 인간이 원하는 식으로 자연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번째 혁명적인 부 창출 시스템은 산업주의이다. 계몽주의라는 새로운 사상과 함께 싹튼 제2물결의 부 창출 시스템은 결과적으로 공장, 도시화, 세속주의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것은 대량 생산, 대량 교육, 대중매체, 대중문화로 이어졌으며 제2물결이 일으킨 현대적인 것들은 우리가 지금 선진 경제라 부르는 모든 것의 원동력이 되었다. 반면 지구를 오염시키고 식민주의, 전쟁 등 수많은 비극을 가져온 것도 바로 이 산업주의였다.

가장 최근에 도래한 부의 제3물결은 산업 생산, 토지, 노동, 자본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훨씬 정교한 지식으로 대체해 나가며 산업주의의 모든 원칙에 도전한다.

▶해설=부의 창출 시스템

부의 창출 시스템이란 돈이든 다른 어떤 것이든 부가 창출되는 방식을 의미한다. 첫 번째 부 창출 시스템인 농업의 발명은 판매와 구매의 형태로 교환의 필요성을 불러일으켰지만 가난과 굶주림은 여전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두 번째 부 창출 시스템인 산업주의가 등장했다. 산업주의는 지구를 오염시키고 전쟁 등의 비극을 가져왔지만 한계를 뛰어넘어 부를 창출하는 도시-산업문명을 거대하게 확장하여 제3물결을 일으켰다. 제3물결은 제2물결인 산업주의와 비교된다. 산업주의가 대량화 핵가족화를 가져왔다면 3물결은 탈 대량화를 유도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만들었다. 제2물결 경제의 핵심이던 물건의 제조는 저부가가치 활동이 되어가는 반면 제3물결은 디자인 기획, 광고 등과 같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경제의 여러 분야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세 가지 부 창출 시스템은 각기 다른 사회를 만들어 낸다. 방글라데시의 시골 농부와 시애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삶을 비교해 보자. 이들은 각기 다른 부 창출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고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부 창출 시스템이 태어나기 위해선 심층 기반이 필요하다.

◆원문 읽기

언론과 그들이 제공하는 엄청난 양의 정보 혹은 잘못된 정보가 주식시장과 세계 화폐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목소리를 높이는 전문가들은 갖가지 주식 동향과 비즈니스 변화, 경제적인 변동이 '기반(fundamentals)'의 변화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그런데 소위 기반이라는 것들 중에서 어느 발전 단계에서는 그 사회에 적절했지만 다른 단계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반면 부의 창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이는 어떤 경제 체제에서나 상관 없이 모든 문화와 문명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모든 발전 단계에 중요한 기반이다. 그것이 바로 심층 기반이다.

▶해설=부의 심층 기반

부의 기반이라는 용어를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경제적 변화를 일으키는 변수 또는 요소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즉 경제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모든 요인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유가나 인플레이션, 예산, 수출, 부채 수준 등 주로 수치로 나타나는 모든 것이 기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인 변수나 피상적인 기반들은 상황이 변함에 따라 의미가 없어지거나 새롭게 탄생하기도 한다. 석유는 농업 경제 시기에 의미가 없었지만 산업 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기반이다. 그러나 미래 사회에서 석유는 더 이상 기반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피상적 기반보다 훨씬 더 원초적이며 보다 기본적이고 강력한 요소들이 있다. 토플러는 표면적 수치 아래에 있는 시간, 공간, 지식 등이야말로 지금의 지식 경제를 움직이는 심층 기반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심층 기반의 구조 변화 과정에서 '혁명적 부'가 창출된다고 말한다. 시간,공간,지식에 대한 토플러의 명쾌한 설명은 다음 호로 미루겠다.

박상철 S·논술 선임연구원 ace@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