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쁘고 늘씬했다.
평소 TV 오락 프로그램에 제대로 눈길 한번 주지 않던 기자로서는 충격적일 정도였다.
길에서 우연히 만났더라도 100% 알아보지 못했을 게다.
하긴 무려 20억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소속사를 바꾸고,국내 최고의 브랜드인 애니콜 휴대폰 광고모델을 3년째 지키고 있는 대스타가 아닌가.
15년 가까이 경제기자를 했지만 연예계에는 까막눈이나 다름없는 기자의 소감을 인용하는 것 자체가 독자들에게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효리는 "일간지 기자와는 처음 인터뷰하기 때문에 긴장된다"면서도 무척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
헐렁한 티셔츠에 물 빠진 청바지 차림에 앉은 자세도 편안해 보였다.
다만 인터뷰용 사진은 미용실 내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와 따로 찍었다.
-'이효리'라는 이름은 대중문화에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라난 것 같아요.
패션이든,섹시코드든….(어째 질문하는 기자가 더 긴장한 것 같다)
"많은 연예인 중에서도 저에게 어떤 아이콘이 부여됐다면 큰 영광이지요.
노래나 연기로 즐거움을 주는 역할을 넘어 대중문화나 패션 코드를 이끌어가는 것은 굉장히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여유있게 받아넘긴다)
-요즘은 대중들의 기호가 워낙 변화무쌍해서 맞춰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사람들의 취향이 변하는 만큼 저 자신도 계속 변하려고 노력해요.
많은 분들은 제가 예쁘고 춤을 잘 춰서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변화를 추구해왔다고 자부합니다."(자신감 충만!)
-스타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상품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만.
"그런 측면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타고난 것도 필요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두 조건이 모두 맞아야 진정한 스타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동안 돈을 많이 벌었을 텐데,재테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경제기자로서 돈 얘기를 빠뜨릴 수 없다)
"개인적으로 재테크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고 있어요.
부모님들이 돈 관리를 다 해 주시는 데다 제가 천성적으로 재테크에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저는 용돈을 타서 쓰고 있어요.
재정 관리를 해 주는 분이 따로 있어서 그 분과 부모님이 제 앞으로 투자를 해 주시는데 단기보다는 10년,20년 후에도 안정적으로 수입이 발생하는 자산을 구입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약간 실망스러운 대답)
-혹시 돈 귀한 줄 모르는 것 아닙니까.
(불만에 찬 질문이다)
"부동산이나 채권 주식 등을 잘 모르지만…. 나중에 이런 분야를 잘 알고 있는 남편을 만나야 할 것 같아요.
(웃음) 또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다른 분들이 불쾌해 하실지 모르겠지만 돈은 제가 노력한 만큼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비싼 옷이나 명품 같은 것에도 별 관심이 없어요.
물론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서는 제 씀씀이가 크겠지만 버는 액수와 비교해 보면 지출이 적은 편이에요."
-인생에서 승부를 건 적이 있습니까.
(올해 나이가 스물일곱쯤 됐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핑클에서 가수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였겠지요.
원래 오빠와 언니가 미대를 나왔고 집에 그림 그리는 사람이 많아서 저도 고등학교 시절 자연스럽게 미술을 하게 됐어요.
하지만 한 곳에 가만히 앉아서 석고상을 그리는 일은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하긴 그녀 특유의 춤을 떠올리면 이해가 간다) 또 입시 미술은 수학처럼 반드시 정해진 공식을 따라야 했기 때문에 너무 답답하기도 했고….그래서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지요.
다행히 기회가 빨리 찾아왔습니다."
-연예계에 종사하면서 불안함을 느껴본 적은 없나요.
"성격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편이어서 크게 불안해 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또 시기나 질투 같은 것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대신 누가 저보다 낫다고 생각되면 '난 왜 저렇게 못할까' 자책을 많이 하지요."
-자신이 폭넓은 계층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다양한 개성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요.
웃기기도 하고 섹시하기도 하고 털털해 보이다가도 새침해 보이기도 하는 등 여러 모습을 보여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제 성격은 '다중적'일지도 모르겠네요(웃음)."(스스로 섹시하다고 대답하다니 '충격적'이다)
-애니콜 CF 모델로 경쟁하고 있는 전지현씨와는 친한가요.
"몇 번 인사는 했지만 친한 관계라고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사실 특별히 친한 연예인이 적은 편이에요.
일반인 친구는 많은데 연예인과는 친구 하기가 좀 어렵더라고요."
-얼마 전 길거리에서 취객을 구한 선행이 화제가 됐는데.(왜 그랬을까?)
"사실 그때 저는 화장도 하지 않고 모자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술 취한 분이 못 알아볼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분이 나중에 인터넷에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술 마시고 엘리베이터나 계단에 쓰러져 본 경험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거예요.
(웃음)"
-도대체 주량이 얼마나 되죠.(기자는 믿을 수가 없다)
"소주 두 병 반 정도라고만 써주세요."(으악)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고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요.
"저는 겉으로 보기엔 털털하지만 알고 보면 쉽게 상처를 받는 성격이에요.
동료 연예인이 저를 시기하는 경우도 있었고 인터넷의 악의적인 글들도 큰 상처를 주곤 했습니다.
이제 인터넷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테러를 가하는 매체가 됐으니 정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요.
인터넷 실명제 꼭 해야 합니다.
(사뭇 심각하다)"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는 무엇입니까.
"연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어요.
연기로 성공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좋은 연기로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어요.
저도 잘 할 수 있다는 걸….다행히 내년에 소속사에서 제작하는 뮤직드라마에 출연하게 됐어요."
-가수로서 한 우물을 파는 게 더 의미 있고 편한 길일 수도 있을 텐데요.
(정말 이런 질문밖에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가수들도 많이 있지요.
하지만 사람에게 감동과 재미를 준다는 측면에서 노래든 연기든 영역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특히 음반시장이 죽었기 때문에 가수들이 노래 하나만 해서는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 됐잖아요.
옛날처럼 음반이 100만장씩 팔려나간다면 얘기가 다르지만 겸업하지 않고는 살아가기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jih@hankyung.com
평소 TV 오락 프로그램에 제대로 눈길 한번 주지 않던 기자로서는 충격적일 정도였다.
길에서 우연히 만났더라도 100% 알아보지 못했을 게다.
하긴 무려 20억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소속사를 바꾸고,국내 최고의 브랜드인 애니콜 휴대폰 광고모델을 3년째 지키고 있는 대스타가 아닌가.
15년 가까이 경제기자를 했지만 연예계에는 까막눈이나 다름없는 기자의 소감을 인용하는 것 자체가 독자들에게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효리는 "일간지 기자와는 처음 인터뷰하기 때문에 긴장된다"면서도 무척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
헐렁한 티셔츠에 물 빠진 청바지 차림에 앉은 자세도 편안해 보였다.
다만 인터뷰용 사진은 미용실 내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와 따로 찍었다.
-'이효리'라는 이름은 대중문화에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라난 것 같아요.
패션이든,섹시코드든….(어째 질문하는 기자가 더 긴장한 것 같다)
"많은 연예인 중에서도 저에게 어떤 아이콘이 부여됐다면 큰 영광이지요.
노래나 연기로 즐거움을 주는 역할을 넘어 대중문화나 패션 코드를 이끌어가는 것은 굉장히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여유있게 받아넘긴다)
-요즘은 대중들의 기호가 워낙 변화무쌍해서 맞춰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사람들의 취향이 변하는 만큼 저 자신도 계속 변하려고 노력해요.
많은 분들은 제가 예쁘고 춤을 잘 춰서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변화를 추구해왔다고 자부합니다."(자신감 충만!)
-스타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상품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만.
"그런 측면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타고난 것도 필요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두 조건이 모두 맞아야 진정한 스타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동안 돈을 많이 벌었을 텐데,재테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경제기자로서 돈 얘기를 빠뜨릴 수 없다)
"개인적으로 재테크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고 있어요.
부모님들이 돈 관리를 다 해 주시는 데다 제가 천성적으로 재테크에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저는 용돈을 타서 쓰고 있어요.
재정 관리를 해 주는 분이 따로 있어서 그 분과 부모님이 제 앞으로 투자를 해 주시는데 단기보다는 10년,20년 후에도 안정적으로 수입이 발생하는 자산을 구입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약간 실망스러운 대답)
-혹시 돈 귀한 줄 모르는 것 아닙니까.
(불만에 찬 질문이다)
"부동산이나 채권 주식 등을 잘 모르지만…. 나중에 이런 분야를 잘 알고 있는 남편을 만나야 할 것 같아요.
(웃음) 또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다른 분들이 불쾌해 하실지 모르겠지만 돈은 제가 노력한 만큼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비싼 옷이나 명품 같은 것에도 별 관심이 없어요.
물론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서는 제 씀씀이가 크겠지만 버는 액수와 비교해 보면 지출이 적은 편이에요."
-인생에서 승부를 건 적이 있습니까.
(올해 나이가 스물일곱쯤 됐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핑클에서 가수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였겠지요.
원래 오빠와 언니가 미대를 나왔고 집에 그림 그리는 사람이 많아서 저도 고등학교 시절 자연스럽게 미술을 하게 됐어요.
하지만 한 곳에 가만히 앉아서 석고상을 그리는 일은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하긴 그녀 특유의 춤을 떠올리면 이해가 간다) 또 입시 미술은 수학처럼 반드시 정해진 공식을 따라야 했기 때문에 너무 답답하기도 했고….그래서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지요.
다행히 기회가 빨리 찾아왔습니다."
-연예계에 종사하면서 불안함을 느껴본 적은 없나요.
"성격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편이어서 크게 불안해 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또 시기나 질투 같은 것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대신 누가 저보다 낫다고 생각되면 '난 왜 저렇게 못할까' 자책을 많이 하지요."
-자신이 폭넓은 계층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다양한 개성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요.
웃기기도 하고 섹시하기도 하고 털털해 보이다가도 새침해 보이기도 하는 등 여러 모습을 보여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제 성격은 '다중적'일지도 모르겠네요(웃음)."(스스로 섹시하다고 대답하다니 '충격적'이다)
-애니콜 CF 모델로 경쟁하고 있는 전지현씨와는 친한가요.
"몇 번 인사는 했지만 친한 관계라고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사실 특별히 친한 연예인이 적은 편이에요.
일반인 친구는 많은데 연예인과는 친구 하기가 좀 어렵더라고요."
-얼마 전 길거리에서 취객을 구한 선행이 화제가 됐는데.(왜 그랬을까?)
"사실 그때 저는 화장도 하지 않고 모자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술 취한 분이 못 알아볼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분이 나중에 인터넷에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술 마시고 엘리베이터나 계단에 쓰러져 본 경험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거예요.
(웃음)"
-도대체 주량이 얼마나 되죠.(기자는 믿을 수가 없다)
"소주 두 병 반 정도라고만 써주세요."(으악)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고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요.
"저는 겉으로 보기엔 털털하지만 알고 보면 쉽게 상처를 받는 성격이에요.
동료 연예인이 저를 시기하는 경우도 있었고 인터넷의 악의적인 글들도 큰 상처를 주곤 했습니다.
이제 인터넷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테러를 가하는 매체가 됐으니 정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요.
인터넷 실명제 꼭 해야 합니다.
(사뭇 심각하다)"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는 무엇입니까.
"연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어요.
연기로 성공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좋은 연기로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어요.
저도 잘 할 수 있다는 걸….다행히 내년에 소속사에서 제작하는 뮤직드라마에 출연하게 됐어요."
-가수로서 한 우물을 파는 게 더 의미 있고 편한 길일 수도 있을 텐데요.
(정말 이런 질문밖에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가수들도 많이 있지요.
하지만 사람에게 감동과 재미를 준다는 측면에서 노래든 연기든 영역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특히 음반시장이 죽었기 때문에 가수들이 노래 하나만 해서는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 됐잖아요.
옛날처럼 음반이 100만장씩 팔려나간다면 얘기가 다르지만 겸업하지 않고는 살아가기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