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代 경제관 左편향 심각 … 초·중·고생 37% 시장 불신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시장경제를 신뢰하지 않는 등 좌편향적 경제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하는 고교생 경제·논술 신문인 '생글생글' 독자들의 경제인식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현행 초·중·고 경제 교과과정을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의뢰를 받아 청소년 2008명(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경제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6.7%가 '시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자율적 경제문제 해결 가능성(시장의 작동 여부)'을 묻는 질문에 10명 중 4명가량이 '가능성이 낮다'고 답한 것이다.

시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16.2%에 그쳤다.

(보통 47.1%)

청소년들은 또 경제활동에 있어서 효율성보다 형평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조금 못 살아도 평등하게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문항에 43.7%가 '그렇다'고 응답,형평성을 우선시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4.0%였다.

'성장'과 '환경보호' 중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환경보호(57.5%)의 손을 들어준 청소년이 더 많았다.

기업의 목표에 대한 인식도 왜곡돼 있었다.

청소년들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이윤창출(32.6%)보다 사회공헌(36.6%)을 더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일자리 창출(17.3%) △소비자에게 봉사(13.5%)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이같이 이념 편향적인 경제 인식을 갖게 된 요인으로 현행 교육 과정과 경제 교과서를 꼽았다.

서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학교 경제교육,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좌파편향 교육의 확대로 청소년들의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은 약화됐다"며 "눈높이에 맞고 현장감이 있는 경제교과서와 보조교재를 개발해 공교육 현장에서 시장경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영 강원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도 주제발표에서 "최근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교사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5%가 학교의 경제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이들 교사의 56%는 경제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과정과 경제 교과서의 내용을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현행 경제교육이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얘기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