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Young 한국경제신문'이 고교생들의 경제의식을 크게 바꿔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생글생글을 장기간 꼼꼼히 읽은 학생일수록 시장경제와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가 지난 9월 말 생글생글을 구독하는 전국 276개 고교 재학생 17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생 경제의식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경제를 어떻게,무엇으로 가르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청소년들에게 바람직한 시장경제관을 심어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 체제하에 살면서도 과도한 반기업·반시장 정서가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미래 주역들에 대한 제대로 된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설문조사 결과를 상세히 알아보자.


○생글생글로 경제를 배운다

'생글생글이 경제 이해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59.0%가 '그렇다',19.3%는 '매우 그렇다'고 답해 10명 중 8명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별 도움이 안 된다'는 평가는 3.4%에 불과했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가 2004년 고교생 777명을 조사한 설문에선 42.3%가 학교에서 배운 경제지식이 현실생활과 밀접하지 않다고 본 것과 비교하면 생글생글이 부족한 학교 경제교육을 보완하는 데 큰 몫을 한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생글생글에서 가장 선호하는 지면(복수응답)은 △글로벌이슈(585명) △포커스(568명) △커버 스토리(563명) △대입컨설팅(485명) △한국의 CEO(480명) △경제뉴스(302명) 등의 순이었다.


○고교생 경제관이 바뀌었다

먼저 기업의 의의와 목표를 묻는 질문에 고교생 10명 중 9명(87.0%)이 '이익 창출과 일자리 제공'을 꼽았다.

'이웃돕기 등 사회봉사'는 9.1%에 그쳤고 세금납부(2.8%),환경보호(1.1%)란 응답도 미미했다.

일반 국민 사이에 기업을 여전히 '사회적 공기(公器)'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상황에서 고교생들의 이 같은 답변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에 앞서 삼성경제연구소가 2003년 6대 도시 중·고생 1275명에게 '기업이 해야 할 일의 우선 순위'를 물었을 때 절반(50.0%)이 사회기여를 꼽았고,고용유지(18.7%)와 이윤획득(11.8%)은 세금납부(19.1%)보다도 낮은 순위를 보였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그만큼 생글생글을 읽은 학생들이 시장경제와 기업의 본질을 깊숙이 이해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주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을 어디에 쓰는 게 좋느냐'는 물음에도 '기술개발과 투자'(49.3%)를 첫 손가락으로 꼽아 근로자 임금인상 및 복지(29.2%),이웃돕기(12.5%)를 크게 웃돌았다.

생글 독자들이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판단된다.


○오래 정독할수록 긍정적인 기업관

생글생글을 오랜 기간 정독한 학생일수록 긍정적인 기업 및 기업인관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생글생글을 읽고 나서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한 달에 1회 정도 읽는 그룹에서 24.5%에 그친 반면 한 달 2회 읽는 그룹은 36.9%,매주 읽는 그룹은 41.9%로 나타났다.

또 매주 읽으면서 지난 호를 모아뒀다 필요할 때 찾아 읽는 열독층은 이 비율이 54.2%로 더욱 높았다.

한편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단수 응답)으로는 빌 게이츠(295명),이건희(280명),정주영(142명),유일한(84명),안철수(35명) 등을 꼽았다.

워런 버핏(24명),스티브 잡스(16명)를 꼽는 학생들도 있어 해외 기업인에 대한 관심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FTA는 여전히 반대 많아

최근 사회 이슈가 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40.7%)가 긍정적인 견해(34.6%)보다 다소 우세했다.

국내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에 대해선 '정당하다'는 응답이 49.5%였지만 '지나치다'는 의견도 35.6%를 차지해 나름대로 균형감각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국가발전에 가장 좋은 사회 체제로 54.8%가 시장경제를 꼽았지만 유럽식 제3의 길(34.5%)을 택한 학생도 많았고,소수이지만 사회주의(8.3%)나 공산주의(2.3%)를 꼽은 학생도 있었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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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 64% "고교 평준화 반대" ]

이번 설문조사에선 학교 평준화와 관련,세간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교육정책 대상이자 수요자인 고등학생 3명 중 2명꼴로 현행 평준화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응답한 것.

'우리나라의 현행 교육평준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문제가 많아 반드시 바꿔야 한다'(24.1%)와 '문제가 많으므로 바꿔야 한다'(40.3%) 등 부정적 견해가 64.4%를 차지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하다'(2.6%),'바람직하다'(12.9%) 등 긍정적 견해가 15.4%에 그친 데 비하면 네 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동안 정부가 밀어붙여온 획일적 평준화정책이 학생들에게조차 환영받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학생들의 개성이나 학력차를 무시한 평준화는 실제 교육현장에서 공교육에 대한 복합적인 불신을 낳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역작용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대학입시에서 내신 반영 비중을 높였다지만 실제 주요 대학들은 변별력 없는 내신 대신 이른바 통합교과형 논술을 대폭 강화해 대응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입시부담만 가중된 학생들에게 평준화는 '이제는 문제가 많아 고쳐야 할' 정책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