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글 독자 여러분.오늘 함께 할 인물은 '칼 포퍼'입니다.

인류의 대재난이었던 2차 세계대전의 원인으로도 지적되는 전체주의적 정치 체제를 비판하고,사회 구성원들의 합리적인 비판과 토론이 살아있는 '열린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한 과학철학자입니다.

플라톤,헤겔,마르크스를 비판했으며 소위 이상사회를 건설한다는 관념적 이념 지상주의가 역설적으로 인류사회 비극의 씨앗이 된다는 점을 냉철한 언어로 비판한 철학자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대부분 열린 사회로 이행하고 있지만 북한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여전히 독재적 권력에 의한 닫힌 사회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굳이 북한의 실례가 아니더라도 포퍼의 열린사회론은 서구 사회에서조차 여전히 유효한 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열린 사회는 무엇이며 닫힌 사회와 무엇이 다른지 지금부터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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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칼 포퍼의 '비판적 합리주의'

비판적 합리주의는 칼 포퍼가 제시한 과학철학의 방법론이다.

이 방법론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원리'에 대한 이론 확증 방법을 예로 들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원리'를 증명하기 위해 1919년 개기일식 때 중력장에 의해 빛이 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만약 관측이 틀리다면 자신의 이론이 거짓으로 판명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관측 결과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을 확증받았고,세계적인 과학자로 인정받았다.

포퍼는 이런 아인슈타인의 이론 확증 방법이 바로 '과학을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즉 자신의 주장이 진리가 아닐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 과학을 하는 기본이라는 것이다.

반증 가능성이 없는 것은 종교이거나 처음부터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마르크시즘이나 나치즘이 바로 그런 반증 가능성이 차단된 정치 종교라는 것이 포퍼의 지적이다.

이런 과학 방법론이 바로 '비판적 합리주의'다.

비판적 합리주의는 인간의 이성이 완벽하지 않고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이성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성은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의 비판을 허용하고 반증을 통해 점진적 방법으로 나아가야만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

한마디로 비판적 합리주의는 반증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행착오를 통해 진리로 도달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합리주의는 이성을 중시하는 것이지만 방법적으로만 이성을 중시하는 것일 뿐 인간을 초월한 '이성' 그 자체에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이성을 관념화하지 않으며 이성의 절대성을 부인한다.

단순히 여러 가지 과학적 사례들을 검증하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반증하는 것으로 과학적 명제를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 포퍼의 반증론이며 비판적 합리주의다.

이는 포퍼의 과학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다.

◆원문 읽기

역사주의의 핵심적 원리란 역사는 특수한 역사적 법칙이나 진화적 법칙에 의해서 지배되며 그 법칙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인간의 운명을 예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주의의 가장 오래되고 단순한 형태는 선민사상에 의해 잘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상은 유신론적 해석,즉 신을 역사의 무대에서 공연되는 연극의 작가로 해석함으로써 역사를 해석하려는 시도의 하나다.

이런 사상에서는 역사적 발전의 법칙은 신의 의지에 의해 세워진다.

이것이 유신론적 역사주의와 다른 형태의 역사주의를 구별 짓는 차이점이다.

자연주의적 역사주의는 역사 발전의 법칙을 자연의 법칙으로 취급하며 정신적 역사주의는 역사 발전의 법칙을 정신적 발전의 법칙으로 취급하고 경제적 역사주의는 역사를 다시 경제적 발전의 법칙으로 취급한다.

여러 종류의 역사주의가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해석 ; 위 글은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의 개요 부분 발췌문이다.

역사에 대한 예측은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예측과 다르다는 점에서 역사주의 전반에 대해 포문을 열고 있다.

역사에 대한 예측은 마치 점을 치는 것과 같아서 맞으면 맞기 때문에 알아야 할 필요가 없고 틀리면 틀리기 때문에 역시 알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예측하는 자의 예측이 곧바로 예측을 빗나가게 하는 요인이 된다는 논리도 된다.

내일 물가가 100%나 뛸 것이라는 예측이 정확하다면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당장 물건을 사재기 하면서 내일이 아닌 바로 오늘 물건 값이 100% 이상 뛰어오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예측이 스스로를 기만하기 때문에 사회와 역사에 있어서는 소위 과학적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도 된다.

칼 포퍼는 반증 가능성이라는 바로 이 과학의 조건을 들고 헤겔과 마르크스를 해부하기 시작한다.

공산주의가 도래할 것이라든가 게르만 이상국가가 도래할 것이라는 나치즘 역시 바로 역사주의적 오류에 빠져있다는 것이 포퍼의 면도날 같은 지적이다.

2.'열린 사회'와 '점진적 사회 공학'

포퍼는 과학철학의 방법론인 '비판적 합리주의'가 '사회공학'의 원리로 확장돼야 함을 주장하며 사회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이뤄지는 '열린 사회'로 나아가야 함을 제시했다.

나치즘이라는 전체주의에 의해 세계가 전쟁의 불길에 휩싸여 있을 때,포퍼는 전체주의가 제시하는 이상국가 혹은 유토피아가 과학적 예측이 아닌 허구와 공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며 나치즘의 이념을 비판했다.

플라톤으로부터 시작된 유토피아적 사회 공학은 헤겔과 마르크스로 이어지면서 서양 지성사의 한 축을 형성해왔다.

물론 포퍼가 볼 때 이는 매우 잘못된 예측에 기반하고 있다.

포퍼는 유토피아적 사회 공학이 "인간의 역사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해진 법칙대로 진행된다"는 일명 '역사주의'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필연주의적 역사관은 그 자체로 비과학적 오류임은 물론 인간의 창의적 활동을 시들게 하고 개인의 자유의사를 묵살하는 '닫힌 사회'를 만들게 한다.

모든 역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법칙은 존재할 수 없으며,역사에 대한 판단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합리적 이성에 맡겨야 함을 포퍼는 강조했다.

규범이나 가치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필요에 의해서 언제든 개선시켜 가야 하는 인간의 과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의 진보는 합리적인 비판을 통해서 점진적인 개혁으로 달성되는 것이지 하나의 모델을 정해놓고 역사를 두드려 맞추는 방법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진적인 사회 공학을 실현하는 사회가 바로 비판과 토론이 허용된 '열린 사회'라고 정의했다.

한산동 생글생글i 연구원 hansandong@ed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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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포퍼(Karl Raimund Popper,1902~1994)

과학철학자.빈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2차 대전이 발발하자 1937년 뉴질랜드로 망명했다가 1946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런던대학 강사를 거쳐 논리학,과학 방법론 교수를 지냈다.

첫 저서 '탐구의 논리'에서 과학은 합리적인 가설의 제기와 그 반증을 통해 점진적으로 성장해간다는 '비판적 합리주의'를 제창해 현대 지성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열린 사회와 그 적들: 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은 그가 뉴질랜드 망명 시절인 1938년에 히틀러의 오스트리아 침공 소식을 듣고 집필하기 시작해 1943년에 완성했으며 1945년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