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53호(6월19일자)에 실린 제6회 '실전!글쓰기'에서는 과천여고 3학년 이송희 학생의 글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됐습니다.

6회 글쓰기에는 참여가 다소 저조해 우수작은 5편만 선정했습니다.

학생 여러분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 바랍니다.

총평 전문과 우수작 5편은 '생글생글i' (www.sgsgi.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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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회 논제 : 우리나라의 월드컵 열풍과 응원문화

▶ 학생글 : 이송희 (과천여고 3년)


월드컵은 전 세계인의 축제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에서 주최국임과 동시에 이변의 주인공이 됨으로써 국내의 월드컵 열기는 한층 1거세졌다.

한국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단연 독특한 응원문화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수만의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은 외국의 훌리건과 대조되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과열되면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응원문화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대립된다.

첫번째 관점은 월드컵의 사회 통합 기능에 주목한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국가 대항 스포츠를 응원하면서 민족주의가 건전하고 개방적인 방향으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와해되었던 공동체 의식이 되살아나면서 2 사회 구성원들에게 동질감과 소속감을 주는 3기능을 하기도 한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사회 전반에 나타난 화합지향적,개방적 변화와 국가에 대한 자긍심의 고취는 월드컵 응원문화의 순기능을 잘 보여준다.

반면 월드컵으로 나타나는 국가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주장도 있다.

국가 대항전의 성격상 상대국을 적으로 규정하게 되는데 여기에 범국민적인 응원과 열기가 더해지면서 파시즘적 요소가 나타나게 된다.

즉 경기 결과에 따라 특정국가를 우방국 내지 적대국으로 여기고,국내에서도 월드컵 열기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거나 반대 의견을 내놓는 사람을 비애국자로 몰아가게 된다.

이때 언론이나 정부도 선동적인 표현으로 애국심과 국가주의를 불러일으키는데,이는 부조리한 정치 권력이나 사회 구조를 유지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02년 한국은 분명 이전에는 볼 수 없던 건전한 응원문화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2006년 현재 월드컵 열기는 지나치게 달아올랐다.

온 나라가 붉은 물결로 뒤덮였으며 학생과 직장인들은 새벽에 열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밤을 꼬박 새고,'월드컵 폐인'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이다.

하지만 월드컵은 축제일 뿐이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개인적·사회적 차원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며 축구에 빠져 손을 놓고 있던 기간 동안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현실을 잊을 정도로 월드컵에 빠져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

지상파 3사에서 일률적으로 외국경기까지 중계를 하고 뉴스와 신문도 온통 월드컵 소식뿐이다.

경제적 유인이 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언론이 월드컵 일색의 보도를 하는 사이에도 국내외의 문제는 산적해 있다.

국민들이 그런 문제에 대해 눈을 감아 버리면 이 나라의 민주정치는 어떻게 되겠는가.

응원문화도 그렇다.

2002년의 성숙한 응원문화는 상업주의와 결탁해 흐려졌다.

시청앞 광장은 쓰레기로 넘쳐나고 한국전이 벌어지는 날에는 일대에 큰 혼란이 일어난다.

단체 응원이 공동체 의식의 부활이라고 하지만 진정한 공동체 의식의 전제는 질서이다.

질서 없는 대중의 열기는 소란일 뿐이다.

응원열기가 4지나쳐지며 월드컵에 관심을 5기울이지 않는 사람을 비애국자 취급하는 것도 다원주의라는 현대 사회의 필수 덕목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며 전체주의의 악몽을 불러 일으킨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스포츠를 적절히 즐기는 것은 일상의 활력이 되지만 지나치면 국민의 눈을 흐릴 뿐이다.

시민들의 눈을 돌리려는 목적에서 로마의 황제가 건설한 콜로세움이나 히틀러의 베를린 올림픽 유치를 잊어서는 안 된다.

축제는 축제답게 즐겨야 한다.

축제에 빠져 현실을 잊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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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삭 지도

1 '거세졌다'는 '몹시 거칠고 세차다'라는 뜻으로 앞뒤 문맥상 너무 거친 표현입니다.

'뜨거워졌다'처럼 중립적인 느낌의 단어로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2 "무엇이?"에 해당하는 주어가 빠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월드컵 응원이'가 들어가면 어떨까요?

3 앞 문장 끝이 '~된다는 것이다'라고 분명한 어조로 끝났습니다.

그러므로 다음 문장도 '한다는 것이다'라고 써야 할 것입니다.

4 '도를 넘어서'

5 번역식 표현이므로 '두지'로 바꾸는 것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밑줄친 부분은 문장이 너무 길어 주어를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문장을 다음과 같이 두 개로 나누어봅시다.

'응원 열기가 도를 넘어서,월드컵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을 비애국자로 취급하는 것은 현대 다원주의 사회의 필수 덕목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도한 응원 열기는 전체주의의 악몽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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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허균 (서울 영동고 교사)
이번 논술 문제는 찬·반 또는 긍정·부정 논의형이다.

하나의 관점을 정하고,그 관점에 의거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논제다.

평소에 여러 가지 읽기자료나 독서를 통해 많은 관점과 시각을 접해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꾸준한 연습과 훈련이 지속된다면 자신의 세계관을 정리하고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가치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송희 학생 글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평가 기준에 제시하고 있는 글자 수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송희 학생의 글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한 이유는 가장 돋보이는 문장 구성과 글의 흐름으로 완성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글의 구성상 결론 부분이 너무 간단하게 정리되었지만,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명료한 문장으로 자신의 관점과 주장을 논리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는 점이 가장 돋보였다.

더욱 많은 자료 읽기와 현실 경험을 통해 글을 더 살 찌울 수 있기를 바란다.

※ 논제 및 글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생글생글i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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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회 평가결과

■최우수작
이송희 (과천여고 3년)

■우수작 (가나다순)
박민욱 (목포 홍일고 3년)
이상혁 (태장고 3년)
이시현 (민족사관고 1년)
이종준 (대연고 3년)
최민석 (제물포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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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전! 글쓰기에 도전하세요

격주로 운영되는 '실전! 글쓰기'는 매회 최우수작 1명과 우수작 10명을 선정해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첨삭 지도를 해드립니다.

최우수 논술 한 편은 총평과 함께 지면에 게재합니다.

나머지 참가자 전원도 한경 논설위원들의 첨삭 지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생글생글i의 해당 코너에 글을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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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제

제7회 논제는 대전 대성고 유지후 선생님이 출제하신 '미래 한국사회의 인구변화 모습과 바람직한 대응방안'입니다.

관련 제시문은 지면 사정상 '생글생글i' (www.sgsgi.com)에만 올립니다.

기말고사를 감안해 21일(금)까지 글을 접수하며 결과는 7월31일자(월) 생글생글과 생글생글i에 동시 게재됩니다.

[논제]

다음의 자료(가)~(사)는 최근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인구문제에 대한 것이다.

1.자료(가)에 나타난 인구문제의 특성을 볼 때, 자료(나)~(마)를 통해 예상되는 미래 한국사회의 인구 변화 모습을 정리하시오.(500자 내외)

2.자료(바),(사)를 참고하여 이러한 변화에 따른 바람직한 대응방안을 제시하시오.(800자 내외,사회 문화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으로 나누어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