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일어나세요."

"꿈이 없는 사람 앉으세요."

"꿈을 위해 목표를 세워본 사람만 서 있으세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은광여고 체육관.한국경제신문이 개최한 무료 강연회 '당신의 오늘을 특별한 내일로 만들어라'에 참석한 1000여명의 여고생 가운데 30여명이 선 채로 남았다.

"아직도 서 있는 여러분,꿈에 아주 가까이 가 있습니다."

강사로 나선 전미옥 CMI 연구소(커리어 컨설팅) 대표의 격려에 서 있는 학생들에게 박수가 쏟아진다.


이날 은광여고에서 김정열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과 1,2학년 학생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연회는 한경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자기계발 서적 '마시멜로 이야기'를 토대로 기획됐다.

중·고생에게 '마시멜로'를 모티브로 미래 목표와 삶의 가치를 고민할 동기를 부여하자는 취지.지난 1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경기 지역에서 강연회를 신청한 38개 중·고등학교에서 릴레이로 진행중이다.

접수 시작 후 3일 만에 신청이 마감되고 매회 300~1000명의 학생들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루고 있다.

전 대표의 강의가 이어진다.

"1960년대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월터 미셸 박사가 이런 실험을 했어요.

4살짜리 꼬마 600명을 한 명씩 다른 방에 배치하고 방에는 먹음직스러운 마시멜로 캔디를 한 개씩 놓아줬죠.그리곤 15분 동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으면 상으로 한 개 더 주겠다고 제안했어요.

자,그리고 10년쯤 지나 마시멜로 실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을 다시 모았어요.

600명 중 한 200명 정도가 모였는데 이들의 10년 성장 과정을 비교하니 아주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지요."

학생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15분을 참았던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학업 성적이 눈에 띄게 뛰어났던 겁니다.

친구들과의 관계 또한 훨씬 원만했지요.

놀랍지 않아요?"

'마시멜로'는 '눈앞의 유혹'의 상징.작은 인내와 기다림의 차이가 인생의 성공을 갈랐다는 실험 결과에 학생들 사이에선 탄성이 터져나왔다.

'놀라운 이야기'는 계속됐다.

"두 가지 제안을 할게요.

제가 여러분에게 오늘 10억원을 줄 수도 있고 오늘 천원,내일 이천원 등으로 천원부터 매일 금액을 배씩 늘려가며 한 달 동안 줄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을 선택할래요?"

"10억원이요!"

학생들은 당연하다는 듯 '10억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오늘 천원 시작해서 두 배씩 늘려가면,한 달 후엔 무려 5000억원이 되는데도요?"

'마시멜로 이야기'에서 일화를 빌려와 시작된 강의는 '당장의 유혹'에 대한 인내와 기다림의 중요성에서 '나만의 마시멜로 증식법'으로 이어졌다.

"게임하는 시간,채팅하는 시간,수다떠는 시간을 20분씩 줄여서 하루에 1시간씩 만들어 보세요.

1년이면 365시간이 생깁니다.

15일가량의 '남는 시간'이 생기는 거지요.

이렇게 만든 시간을 자신의 꿈을 위해 투자하는 겁니다."

꿈과 비전을 위해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노력해야 한다는 50분간의 강의 동안 학생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빛냈다.

이 학교 2학년 서인영양은 "눈 앞에 있는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고 장기적인 비전을 세워 노력하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진로상담 부장인 이영수 교사도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미래의 꿈과 목표를 그려보고 동기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현재 9개 학교에서 강연회가 진행됐다.

상명여고 등에서는 강연을 듣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2차 강연을 요청하거나 학부모를 위한 강연회를 신설해달라는 제안이 잇따를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경BP의 김병은 차장은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호응이 예상외로 높아 오는 9월 2차 순회 강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역도 수도권에서 전국의 6대 광역시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혜수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