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의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맥너니 회장(56)은 '재계의 노마드(유목민)'로 불린다.
18년간 제너럴일렉트릭(GE)에 머물렀던 것을 제외하곤 3~4년 꼴로 직장을 갈아치운 이력 때문이다.
1975년 하버드대 MBA를 마친 후 P&G에 입사한 그는 3년 만에 맥킨지로 이직했고 4년이 채 되기도 전에 GE로 둥지를 옮겼다.
GE에서 잭 웰치 후계자로 거론될 만큼 경영능력을 자랑하던 그는 2001년 '포스트 잇'으로 유명한 3M에 첫 외부 영입 CEO로 스카우트됐다.
또 4년 만인 지난해 7월 후임 CEO를 물색하던 보잉의 러브콜을 받아 보잉의 사령탑이 됐다.
○구조조정의 달인
그는 GE에 재직하면서 GE 라이팅 CEO,GE 아시아·태평양사업부 CEO,GE 제트엔진사업부 CEO 등을 두루 거쳤다.
항공엔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잭 웰치의 후계구도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 라이벌이었던 동료 제프리 이멜트에게 밀려 권좌에서 탈락,18년간 몸담았던 GE를 떠나게 됐다.
하지만 GE사단의 잘나가던 CEO 출신인 그를 원하는 회사는 도처에 널려 있었다.
한 번도 외부 CEO를 앉힌 적이 없던 3M의 신임 CEO로 취임하면서 그는 '전문 CEO'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3M에서 그는 '역전의 명수'로서 이미지를 쌓았다.
3M에서 GE의 합리적 기업 문화를 접목,'버릴 것은 버린다'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비효율을 타파해 나갔다.
6500여명의 직원을 잘라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회사 실적은 빠르게 호전됐다.
2004년 초 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맥너니가 3M 성과의 주역"이라며 치켜세웠다.
추진 가능한 목표 설정과 고객 위주의 경영 방식이 비즈니스 위크가 꼽은 성공비결이었다.
목표를 높이 잡더라도 추진이 가능한 범위 내로 설정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업무를 맡은 직원들을 직접 챙기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애사심을 끌어올렸다는 것.
○보잉의 구원투수
수익성 악화와 회사 안팎의 잇단 추문으로 곤욕을 치르던 보잉은 맥너니에게 수차례 구조요청을 했다.
그의 탁월한 경영수완과 항공업계에서 쌓은 관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003년 말에도 그에게 CEO를 맡아달라고 제의했지만 맥너니는 3M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보잉의 전 CEO였던 해리 스톤사이퍼가 지난해 3월 한 여성 임원과 부적절한 관계로 사임하자 재차 그에게 사령탑 자리를 부탁했고 결국 맥너니는 이를 수락하기에 이르렀다.
평사원으로 출발해 2001년 3M에서 '직업 CEO' 생활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3M보다 덩치가 2배나 큰 보잉의 조종간을 잡은 것이다.
보잉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곳을 마지막 일자리로 생각한다"며 추락 중인 보잉을 일으켜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장담대로 보잉은 조금씩 기수를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등에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고객은 직접 챙긴다
그는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 몇 시간씩 그들의 현황을 듣고 질문에 일일이 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회사 비용 감소를 위해서도 앞장선다.
회사용 소모품을 일괄 구입했으며 생산품의 불량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6시그마 운동을 펼쳐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야심과 방랑적 기질을 감안할 때 보잉이 마지막 정착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재계의 노마드'이자 '직업 CEO'인 맥너니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jran@hankyung.com
[ 787시리즈로 다시 뜬다 ]
◆ 보잉의 야심
'787로 다시 뜬다.'
한동안 유럽의 에어버스에 밀려 고전하던 보잉은 2008년부터 운행 예정인 연료절약형 첨단 여객기 787 시리즈가 인기를 예고하며 부활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787 시리즈는 보잉이 10년 만에 새로 내놓는 야심작.모두 80억달러를 들여 개발한 이 기종은 기존의 비행기 재질인 알루미늄 대신 15% 정도 가벼운 탄소 섬유를 사용했다.
따라서 항공기 연료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탑재할 엔진도 연료를 20%가량 절약할 수 있는 경제형으로 설계됐다.
이 같은 강점으로 787은 고유가 시대에 최적의 항공기로 꼽히고 있고 한국,중국 등 각국 항공사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해 이미 3년치 물량이 매진됐을 정도다.
보잉은 2000년 이후 수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미국 공군과 공중급유기 납품 계약을 따내기 위해 국방부 관계자와 검은 뒷거래를 했다는 추문이 퍼지면서 회사 이미지가 급락했고,2001년 9·11 테러 후엔 항공 업계의 수요 감소로 수익이 더욱 악화됐다.
이 와중에 최고 경영진의 성추문까지 겹쳤다.
이 틈에 최고 경쟁사인 에어버스는 신형 A380을 개발,판매하며 보잉을 앞서나갔다.
하지만 보잉은 제임스 맥너니를 새 CEO로 영입,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하면서 명예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유력 신문인 뉴욕타임스(NYT)는 "보잉이 2008년 내놓을 신형 787 드림 라이너가 항공 업계의 일대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18년간 제너럴일렉트릭(GE)에 머물렀던 것을 제외하곤 3~4년 꼴로 직장을 갈아치운 이력 때문이다.
1975년 하버드대 MBA를 마친 후 P&G에 입사한 그는 3년 만에 맥킨지로 이직했고 4년이 채 되기도 전에 GE로 둥지를 옮겼다.
GE에서 잭 웰치 후계자로 거론될 만큼 경영능력을 자랑하던 그는 2001년 '포스트 잇'으로 유명한 3M에 첫 외부 영입 CEO로 스카우트됐다.
또 4년 만인 지난해 7월 후임 CEO를 물색하던 보잉의 러브콜을 받아 보잉의 사령탑이 됐다.
○구조조정의 달인
그는 GE에 재직하면서 GE 라이팅 CEO,GE 아시아·태평양사업부 CEO,GE 제트엔진사업부 CEO 등을 두루 거쳤다.
항공엔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잭 웰치의 후계구도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 라이벌이었던 동료 제프리 이멜트에게 밀려 권좌에서 탈락,18년간 몸담았던 GE를 떠나게 됐다.
하지만 GE사단의 잘나가던 CEO 출신인 그를 원하는 회사는 도처에 널려 있었다.
한 번도 외부 CEO를 앉힌 적이 없던 3M의 신임 CEO로 취임하면서 그는 '전문 CEO'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3M에서 그는 '역전의 명수'로서 이미지를 쌓았다.
3M에서 GE의 합리적 기업 문화를 접목,'버릴 것은 버린다'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비효율을 타파해 나갔다.
6500여명의 직원을 잘라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회사 실적은 빠르게 호전됐다.
2004년 초 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맥너니가 3M 성과의 주역"이라며 치켜세웠다.
추진 가능한 목표 설정과 고객 위주의 경영 방식이 비즈니스 위크가 꼽은 성공비결이었다.
목표를 높이 잡더라도 추진이 가능한 범위 내로 설정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업무를 맡은 직원들을 직접 챙기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애사심을 끌어올렸다는 것.
○보잉의 구원투수
수익성 악화와 회사 안팎의 잇단 추문으로 곤욕을 치르던 보잉은 맥너니에게 수차례 구조요청을 했다.
그의 탁월한 경영수완과 항공업계에서 쌓은 관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003년 말에도 그에게 CEO를 맡아달라고 제의했지만 맥너니는 3M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보잉의 전 CEO였던 해리 스톤사이퍼가 지난해 3월 한 여성 임원과 부적절한 관계로 사임하자 재차 그에게 사령탑 자리를 부탁했고 결국 맥너니는 이를 수락하기에 이르렀다.
평사원으로 출발해 2001년 3M에서 '직업 CEO' 생활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3M보다 덩치가 2배나 큰 보잉의 조종간을 잡은 것이다.
보잉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곳을 마지막 일자리로 생각한다"며 추락 중인 보잉을 일으켜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장담대로 보잉은 조금씩 기수를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등에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고객은 직접 챙긴다
그는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 몇 시간씩 그들의 현황을 듣고 질문에 일일이 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회사 비용 감소를 위해서도 앞장선다.
회사용 소모품을 일괄 구입했으며 생산품의 불량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6시그마 운동을 펼쳐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야심과 방랑적 기질을 감안할 때 보잉이 마지막 정착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재계의 노마드'이자 '직업 CEO'인 맥너니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jran@hankyung.com
[ 787시리즈로 다시 뜬다 ]
◆ 보잉의 야심
'787로 다시 뜬다.'
한동안 유럽의 에어버스에 밀려 고전하던 보잉은 2008년부터 운행 예정인 연료절약형 첨단 여객기 787 시리즈가 인기를 예고하며 부활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787 시리즈는 보잉이 10년 만에 새로 내놓는 야심작.모두 80억달러를 들여 개발한 이 기종은 기존의 비행기 재질인 알루미늄 대신 15% 정도 가벼운 탄소 섬유를 사용했다.
따라서 항공기 연료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탑재할 엔진도 연료를 20%가량 절약할 수 있는 경제형으로 설계됐다.
이 같은 강점으로 787은 고유가 시대에 최적의 항공기로 꼽히고 있고 한국,중국 등 각국 항공사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해 이미 3년치 물량이 매진됐을 정도다.
보잉은 2000년 이후 수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미국 공군과 공중급유기 납품 계약을 따내기 위해 국방부 관계자와 검은 뒷거래를 했다는 추문이 퍼지면서 회사 이미지가 급락했고,2001년 9·11 테러 후엔 항공 업계의 수요 감소로 수익이 더욱 악화됐다.
이 와중에 최고 경영진의 성추문까지 겹쳤다.
이 틈에 최고 경쟁사인 에어버스는 신형 A380을 개발,판매하며 보잉을 앞서나갔다.
하지만 보잉은 제임스 맥너니를 새 CEO로 영입,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하면서 명예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유력 신문인 뉴욕타임스(NYT)는 "보잉이 2008년 내놓을 신형 787 드림 라이너가 항공 업계의 일대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