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으로 생활하는 직장인 사이에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금융상품이 있다.

바로 '자산관리계좌(CMA)'다.

생글 독자 여러분에겐 다소 생소하겠지만 직장인들은 'CMA'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큼 보편화됐다.

신문이나 방송,심지어 TV드라마에서도 CMA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할 정도다.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CMA로 용돈을 관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음관리계좌는 뭐고 자산관리계좌는 뭐지?

CMA(Cash Management Account)라는 이름은 본래 '어음관리계좌'로 부르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일컬었다.

어음관리계좌는 종합금융사(종금사)라는 금융회사만이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국공채나 CP(기업어음)에 투자해 올린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요즘 흔히 말하는 CMA는 이 상품에 월급 통장을 접목시킨 것이다.

직장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보통예금 통장은 수시로 돈을 넣고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자율이 연 1%에도 못 미치는 단점이 있다. 반면 CMA는 금리가 최고 4% 안팎으로 보통예금보다 훨씬 높다.

이 점에 착안해 CMA상품에 자동납부,자동이체,인터넷 뱅킹 등 은행의 부가서비스를 덧붙인 'CMA통장'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다른 은행 창구나 CD기에서도 출금이 가능하다.

예금을 CMA에 투자해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으면서도 기존의 월급통장(보통예금통장)처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직장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종금사에서 CMA통장을 속속 출시하자 증권사들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증권사들은 CMA상품을 취급하지 못하는 대신 MMF(머니마켓펀드)라는 단기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RP(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의 상품도 나왔다.

증권사들은 새로 선보이는 상품을 종금사 CMA통장과 차별화하기 위해 AMA(자산관리계좌)라고 부른다.

따라서 CMA는 어음관리계좌에 투자하는 상품이고,AMA는 MMF나 RP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비슷한 기능의 상품들이 이곳저곳에서 판매되면서 언제부터인가 두 용어가 섞여서 쓰이게 됐다.

현재는 CMA,MMF,RP에 투자하는 상품을 통칭해 CMA 또는 자산관리계좌라고 부른다.

○같은 값이면 CMA

CMA로 목돈을 만들기는 힘들다.

하지만 어차피 월급통장을 계속 사용하는 직장인들에게는 한푼이라도 이자 수익을 올려주는 상품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간접투자 상품처럼 운용되기 때문에 10만원 이상의 잔액에 대해 연 0.1~0.2%가량을 붙여주는 보통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월급통장 평균 잔액이 500만원 선이라면 보통예금의 경우 1년간 이자수익이 5000원 안팎인데 반해 CMA통장이라면 20여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단기금융 상품에 투자해 운용되는 만큼 하루를 맡겨도 이자가 지급된다.

입금이나 이체,출금 등의 각종 수수료 측면에서도 은행에 비해 낫다.

영업시간 수수료는 은행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시간 외에는 오히려 은행보다 싸다.

상품 초창기만 해도 CMA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

이자가 조금 많을지 몰라도 부가서비스에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애용하는 마이너스 통장(대출) 기능이 없는 데다 전기·수도·인터넷·가스·보험료 등 각종 공과금을 자동이체하는 통장을 바꾸기도 번거롭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CMA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고 부가 서비스도 늘어나면서 CMA로 옮겨가는 직장인들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04년 이후 현재까지 약 37만명이 월급통장을 CMA로 갈아탔다.

특히 올 들어 CMA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한화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5961개였던 계좌수는 5월 현재 2만5000여개로 급증했다.

1540억원이던 잔액도 4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월급 생활자나 그날 번 돈을 그날 예치하는 자영업자,주식매수 대기자금을 예치하려는 주식투자자 등이 주 고객이다.

각종 모임의 회비를 넣어두기에도 적당하다.

적금 붓기가 부담스러운 학생들도 용돈을 넣어두고 수시로 입출금하면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CMA를 이용할 만하다.

고경봉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kgb@hankyung.com


[ 제휴은행 제외하곤 CD기 통해 입금 못해 불편 ]

◆ 증권사별 서비스 다양

위에서 언급했듯이 CMA는 증권사별로 투자하는 상품이 조금씩 다르다.

종금사 업무를 겸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은 CMA(어음관리계좌)에 투자한다.

삼성증권은 MMF에,한화증권이나 현대증권은 RP에 각각 투자한다.

증권사별로 금리와 서비스도 다양하다.

우선 동양종금증권은 연 3.4~4.3%의 금리를 제공한다.

MMF에 투자하는 삼성증권 등은 연 3.5% 내외다.

CMA나 MMF 모두 실적 배당형 상품이므로 금리는 조금씩 변한다.

RP에 투자하는 증권사들은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한화증권은 연 3.75%다.

현대증권은 30일 미만일 경우 3.6%,90일 이상이면 4.0%의 이자를 준다.

이 밖에 증권사별로 공모주 청약자격을 부여하거나 각종 우대금리 상품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면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도 하며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보통예금에 비해 몇 가지 제약이 있다.

우선 동양종금증권을 제외하고는 은행과 달리 원금 보호가 안 된다.

물론 이들 증권사가 실제 파산할 확률은 극히 적고 투자상품의 원금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또 한 가지 불편한 점은 출금의 경우 일반 보통예금처럼 CD기를 통해 자유자재로 할 수 있지만 입금은 제휴은행을 제외하곤 CD기를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불편도 증권업계가 은행권의 금융결제망에 단체 가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만큼 조만간 개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