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제시문 1]

1-1

동물이 인간이나 동물로부터 어떤 물건을 얻으려고 한다면,그 사람 또는 그 동물의 호의를 얻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어떤 설득 방법이 없다.

강아지는 어미에게 꼬리를 치며 아양 떨고,애완용 개는 먹을 것을 원할 때 온갖 아양을 떨어 식사 중인 주인의 주의를 끌려고 한다.

사람들도 자기의 동료에게 이와 같은 수법을 때때로 사용한다.

남들로하여금 자기의 기분에 맞게 행동하도록 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을 때,사람은 남들의 호의를 얻기 위해 온갖 아첨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은 언제나 이렇게 할 만큼의 시간 여유를 가지지 않는다.

문명사회에서 그는 항상 무수한 사람들의 협력과 원조를 필요로 하지만 그는 평생에 몇 사람의 친구를 만들 수 있을 뿐이다.

거의 모든 다른 동물류에서 각각의 동물은 성숙하면 완전히 독립하며,자연 상태에서는 다른 동물의 원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항상 동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데,이것을 오직 동료의 자비에만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자기의 이익을 위해 동료의 이기심을 자극하고 자기의 요망 사항을 들어주는 것이 그들 자신의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낫다.

타인에게 어떤 종류의 거래를 제의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렇게 하려고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나에게 주면,너는 네가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이러한 모든 제의가 의미하는 바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으로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호의의 대부분을 상호 간에 얻어낸다.

우리가 식사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양조장 주인,빵집 주인의 자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인간성에 호소하지 않고 그들의 이기심에 호소하며,그들에게 우리 자신의 필요를 이야기하지 않고 그들의 이익을 이야기한다.

-애덤 스미스,『국부론(國富論)』

1-2

물론 스미스는 인간이 오직 이기적 본능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는 하지 않았다.

스미스는 다만 이기적 본능이 친절성,박애심,희생정신 같은 것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인간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고 했을 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인간 심성의 고귀한 측면에만 사회를 맡기고 미래를 의지할 수 없다.

그보다는 인간의 본능 중 가장 강한 본능인 이기심을 어떻게 하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잘 활용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자기 나름대로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우리 사회는 마치 신호등이 고장나 버린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처럼 혼란스럽게 되어 버리지 않을까? 각자의 이해관계가 부딪칠 때 우리는 자동차들의 연쇄충돌 소리를 듣게 되는 건 아닐까? 교통정리하는 경찰관 없이는 도로가 안전할 수 없듯이 중앙에서 경제활동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사람 없이 사회가 존속해 나갈 수 있을까?

그렇다.

그냥 생존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어떤 중앙경제기획 체제를 가진 사회보다 훨씬 더 번영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사회야말로 투철한 박애심에 기초한 사회들보다 생산량은 물론이요 사회적 화합이나 단결과 같은 측면에서도 앞선다는 사실이다.

- 토드 부크홀츠,『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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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시문 2 ]

살펴보건대 혼란은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가? 서로 사랑하지 않는 데서 일어나는 것이다.

신하와 자식이 그의 임금이나 아버지에게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하는 것이 이른바 혼란이다.

자식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아버지는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버지를 해치고 자신을 이롭게 한다.

아우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형은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형을 해치고 자신을 이롭게 한다.

신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임금은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임금을 해치고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한다.

이것이 이른바 혼란이다.

만약 아버지가 자식에게 자애롭지 않고 형이 아우에게 자애롭지 않고 임금이 신하에게 자애롭지 않는다면 이것 역시 천하의 혼란이다.

아버지는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면서 자식은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식을 해치고 자신을 이롭게 한다.

형은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면서 아우는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우를 해치고 자신을 이롭게 한다.

임금은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면서 신하는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신하를 해치고 자신을 이롭게 한다.

이것은 무엇 때문인가? 모두가 서로 사랑하지 않는 데서 일어나는 것이다.

천하의 도적들도 역시 그러하다.

도적은 자신의 집은 사랑하면서도 다른 집은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집의 것을 훔쳐 자신의 집을 이롭게 한다.

도적은 또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고 남은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을 해치고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한다.

이것은 어째서인가? 모두가 서로 사랑하지 않는 데서 일어나는 것이다.

대부(大夫)들이 서로 남의 집안을 어지럽히고 제후들이 서로 남의 나라를 공격하는 데서도 역시 그러하다.

대부들은 각기 그의 집안은 사랑하면서도 다른 집안은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집안을 어지럽혀 자신의 집안을 이롭게 한다.

제후들은 각기 자신의 나라는 사랑하면서도 다른 나라는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나라를 공격하여 그의 나라를 이롭게 한다.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들은 모두 여기에 원인이 있다.

이것이 어디에서 일어나는가를 살펴보면 모두가 서로 사랑하지 않는 데서 일어나는 것이다.

-묵자,『겸애(兼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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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 ]

문제 1

<제시문 1>과 <제시문 2>에 나타난 각각의 핵심적 주장은 무엇이며,또 가장 중요한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지를 300자 내외로 기술하시오.


문제 2

<제시문 2>의 관점에서 <제시문 1>의 입장을 논하고,<제시문 2>의 문제점도 포함하여 5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문제 3

<제시문 2>의 입장을 실현시킬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에 대해 400자 내외로 논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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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시와 정시 논술에서는 하나의 논제에 대해 서너 개의 문제를 주고 각각 300~400자의 짧은 논술문을 작성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서너 개의 문제들은 긴 논술문에서 작성해야 할 논지 구성을 각 단계별로 구분해 각각 하나의 답안으로 작성할 것을 요구한다.

긴 논술문이든 짧은 논술문이든 제시문에 대한 분석과 비판적 관점,대안 제시 등 논리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는 필수 요건이다.

논제를 분석할 때 단순하게 형식적인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

논술은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다.

어떤 현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가 논술의 관건이다.

논술을 간단한 글쓰기 정도로 생각하는 풍토 때문에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적인 글쓰기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제시문을 살펴보자.



<제시문 1>은 인간이 자신의 이익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는 인간의 이기심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애덤 스미스가 발견한 인간의 공통적 욕구 혹은 성향은 '모든 인간은 보다 잘 살고 싶어한다'라는 것과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을 남의 것과 바꾸고 싶어하는 욕구를 지녔다'는 것이다.

<제시문 1-1>에서 애덤 스미스는 이러한 두 가지 인간의 공통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자비'가 아니라 '이기심'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이익 추구에 대한 욕구와 교역에 대한 욕구가 인간을 더욱 행복하게 하며,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애덤 스미스의 인간에 대한 이해는 마키아 벨리와 홉스를 바탕에 두고 있다.

<제시문 1-2>는 이러한 애덤 스미스의 주장에 대한 상술인데,애덤 스미스가 '오직' 이기심에 의해서만 인간의 행복이나 전체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친절성,박애심,희생정신'보다 '이기적 본능'이 '더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인간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기적 본능'에 충실한 사회가 '투철한 박애심'에 기초한 사회보다 '사회적 화합이나 단결'에서도 앞설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제시문 1>은 인간의 이기심이 갖는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제시문 2>는 '사랑'을 핵심어로 파악할 수 있다.

인간이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은 자신의 이익,자기 가족만의 이익,자기 나라만의 이익을 생각하는 이기심 때문이다.

타인을,다른 가족을,다른 나라를 자신의 몸과 같이 생각하는 '사랑'이 전제될 때 인간은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 1>

<제시문 1>과 <제시문 2>에서는 인간의 행복 혹은 인류의 통합적인 발전을 이루는데 전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 1>은 인간의 이기심을,<제시문 2>는 사랑과 박애심을 강조하고 있다.

두 제시문 모두 인간에게 '이기심과 이타심(사랑)'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과연 어떤 본성이 더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한 입장은 서로 다르다.

<제시문 1>에서는 인간이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는데 '친절성, 박애심, 희생정신'과 같은 인간 심성의 고귀한 측면에만 의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인간의 '이기심'에 의존하는 것이 더 큰 사회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시문 2>에서는 인간의 이기심은 '혼란'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며,이러한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이기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문제 2>

<제시문 2>에서는 사회 혼란이 발생하는 원인을 사랑이 없는 상태,즉 인간의 이기심에서 찾는다.

좁게는 나와 부모님의 갈등,친구와의 경쟁,넓게는 세계 곳곳의 심각한 기아 문제,환경 오염 문제,전쟁 등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많은 갈등과 혼란이 왜 발생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제시문 2>를 옹호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들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물론 인간의 이기심이 경쟁을 유발하고,생산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제시문 1>에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없는 경쟁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그런 점에서 <제시문 1>은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제시문 2>에서 주장하는 '사랑'이 다소 이상적이라는 측면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

또 이타심과 이기심이 모두 인간의 본성이라면 어느 것은 좋고,어느 것은 나쁘다는 가치의 문제로 이타심과 이기심을 바라보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

이타심과 이기심이 모두 인간의 본성이라면 어느 것 하나만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기심에 대한 배제가 아니라 이해의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문제 3>

<제시문 2>에서 주장하는 '사랑'의 실천이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에서 다소 어려운 일일 수 있다.

자칫하면 상투적이고 추상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앞 선 두 문제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제시문 2>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랑'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신뢰에서 출발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인간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은 허황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개인이 자신의 이익보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신뢰가 바탕이 되는 사회 구조를 생각할 수 있다.

포퍼의 열린 사회의 개념을 도입할 수도 있으며,그러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버마스의 공론장 형성을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사회 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언급하면서 함께 사는 사회의 필요성과 희망을 제안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왜 함께 잘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제시하는 대안 역시 공염불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박미서(초암논술아카데미 논술강사) dolpul@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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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술 tips ]

많은 학생들이 수능을 준비하는 것과 논술을 준비하는 것을 별도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배경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가 별도로 필요하다는 생각들을 한다.

그래서 논술이나 구술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음을 하소연한다.

그러나 논술은 말그대로 통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독립적인 과목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일상적인 생활과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과정,수능을 준비하는 과정 모두가 그 자체로 논술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 영역에서 비문학 제시문만 제대로 읽어도 실제 논술고사에서 제시문에 대한 요약,분석,비판이 충분히 가능하다.

경제 시간에 졸지만 않아도,불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기술,가정 시간에 수학 문제를 풀지만 않아도 논술고사에서 요구하는 배경지식을 쌓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반 친구들은 영숙이를 왜 그렇게 미워하는지 야자시간에 한 시간만 수다를 떨어도 현대인에 대한 문제 의식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낯선 일은 아니다.

논술은 필요에 의해 일부러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일상의 문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