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타고 와서 "스크린쿼터 사수" 왠지…

스크린쿼터 축소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영화계 인사들은 아쉬움과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극장에서나 볼 수 있던 배우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했고,영화배우 최민식씨는 자신이 받은 훈장을 문화관광부에 반납하기도 했다.


스크린쿼터제는 주기적으로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됐던 문제다.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제 축소방안 얘기가 나올 때마다 "우리 문화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켰다.


한국영화의 상영일수가 40%를 넘긴 지 6년째가 되는 2006년 정부는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스크린쿼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8년 전에 비해 달라졌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예술인의 손을 들어줬던 과거와는 달리 대부분 사람들은 스크린쿼터 사수 주장을 영화인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달에 최소한 다섯 번은 극장에 간다는 대학생 이성주(23)씨는 "솔직히 말해 외제차 타고 나타나서 스크린쿼터 사수하자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배우들을 보면 어이가 없다"며 "배우들의 그런 행동은 우리문화 사수가 아닌 자신들의 밥그릇 사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우리문화가 고작 조폭코미디밖에 안되지 않느냐.할리우드 영화랑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스크린쿼터로 인해 보고싶은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영화인이 꿈이라는 김모(18·강원 춘천시)군은 "지방에서는 스크린쿼터 때문에 대부분 한국영화가 상영된다"며 "보고싶은 외국 영화를 극장에서 못 볼 때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영화 스태프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문제도 제기됐다.


연봉 40만원으로 대변되는 이들에게 스크린 쿼터 사수는 더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스크린 쿼터를 폐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영화산업 내의 '정당한 분배'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스크린쿼터가 지켜진다고 해서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가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고,이 문제는 경쟁력을 갖춘 한국영화가 스크린쿼터와 관계없이 풀어야 할 숙제다.


스크린쿼터 축소는 우리 영화계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와 경쟁하기 위해 우리 영화는 더욱 강해질 것이며,치열한 경쟁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도 있다.


한국영화 관객 1000만 시대로 기본은 확고히 다져졌다.


이젠 고질적인 문제들을 개선하고,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강해지는 한국영화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정민 생글기자(강원 춘천고 3년) puhaha2000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