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 시장경제 체험단' 대학생 최우수 논문 살펴보니…

'초·중·고교의 부실한 경제 교육이 반(反)기업 정서를 심화시키고 있다.'


대학생들이 파헤친 반기업 정서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한국 경제발전의 대표적 걸림돌로 꼽히는 반기업 정서의 뿌리를 중국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분석한 대학생들의 논문이 자유기업원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제1기 시장경제체험단'의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대상을 받은 류태하(중앙대 경제3),김정섭씨(중앙대 중어중문3)는 한국사회에 뿌리 깊은 반기업 정서의 주된 배경으로 초·중·고교의 '엉터리 경제교육'을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표방하면서도 시장경제 원리를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제 교육은 양적인 면에서 부족할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시장경제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논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


한국의 반시장적 국민정서의 원인규명

-한국과 중국의 시장경제교육 비교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반(反)시장적 국민정서를 해소하지 않고는 한국경제의 재

도약이 어렵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반시장적 국민정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주장이 다르다.


△잘못된 시장경제교육 △1970~80년대 정부주도 경제발전 과정에서 정부개입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역사적 요인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결과적 평등을 중시하는 문화적 요인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드러난 일부기업들의 불법적 사례로 인한 기업 내부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소년의 경제인식에 영향을 미쳤을 원인들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의 전경련에서 2003년 10월 실시했던 '초·중·고등학생 경제마인드'설문조사와 같은 문항으로 중국 상하이의 초·중·고등학생 4백14명을 대상으로 2005년 1월 설문조사를 했다.


경제발전의 가장 중요한 주체를 묻는 질문에 '기업'을 꼽은 중국 학생은 47%로 절반에 가까웠다.


'정부'가 가장 중요한 주체라고 대답한 중국 학생은 28.1%에 그쳤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의 학생 434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2003년 10월)에서는 같은 질문에 정부라는 응답이 32.7%로,기업이라는 응답(22.6%)보다 훨씬 많았다.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중국 학생들은 조사대상의 19.4%가 '높다'고 답했지만 한국 학생은 13%에 불과했다.


특히 기업에 대한 불신이 한국은 초등학교 때 33.7%에서 고등학교 때 62.7%로 높아진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52.4%에서 40.3%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기업의 목적에 대해 중국 학생들은 △이익증대(47.2%) △사회 기여(28.1%) △일자리 창출(15.0%) △소비자에 대한 봉사(9.7%) 순으로 꼽았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은 사회 기여(38.5%)와 이익증대(39.2%)의 응답비율이 비슷했다.


한국의 학생들이 중국보다 더 반시장적인 경제관을 갖게된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한국에서는 초·중·고등학교 전 과정에서 시장경제 작동원리의 기본개념부터 차츰 복잡한 개념으로 반복적으로 학습하지 않고 있다.


현행 제7차 교육과정의 경제교과는 중학교 1,2학년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사회 11개 선택과목 중 4과목을 선택하도록 돼 있는데,2005년 수능시험에서 경제교과를 선택한 학생의 비중은 8.5%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의 학생들은 사회주의 체제임도 불구하고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의 필수과정에서 시장경제 요소를 중점적으로 학습하고 있다.


둘째,경제교과서의 내용 측면에서 한국은 "기업이 사회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분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원래 목적이 이윤극대화라는 사실이 잘 인식되지 못하고,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교육되고 있다.


예컨대 디딤돌에서 발간한 사회교과(오경섭 외)는 "자유경쟁으로 인해 자본가들은 쉽게 부를 축적하였지만 임금노동자들은 더욱 가난한게 되었다(57p)"라고 기술하는 등 시장경제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청소년들은 교과 과정을 통해 기업의 본질과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배우고 있다.


중국 인민출판사가 발간한 경제교과서는 "시장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스스로 사람과 재화를 필요한 범위내에서 조절하여 분배한다.


그래서 시장경제는 사회화된 상품경제이고,기초적 자원배분기능을 한다"고 긍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셋째,한국의 학생들이 중국보다 대기업과 재벌기업에 대해 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언론매체의 역할과 학교 경제교육의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현상이다.


양국 모두 각 경제주체에 대한 이미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언론매체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학생들이 중국보다 대기업과 재벌기업에 대해 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중국보다 언론매체의 영향은 높고 학교 선생님의 영향은 낮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분석 결과를 종합할 때 한국의 시장경제교육 문제점은 형식적인 면에서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자세히 반복하여 학습하지 않고,내용적인 면에서는 기업의 본질에 대해 교과과정에서 학습이 부족해 학교의 경제교육이 취약하고,언론매체의 영향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반시장적 국민정서 해소에 관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교육과정에서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 경제에 대한 지면분량을 늘려 복잡한 개념을 반복 학습하고,현재 선택과목인 경제교과서를 필수과정에 포함시켜 시장경제 요소를 중점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경제교과서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부문은 수정하고,기업의 본질과 활동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이윤에 대해 교과과정에서 잘 학습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시장경제교육에 언론매체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언론매체 스스로가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고 노력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언론매체의 압도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균형적인 관계를 위해 학교에서의 시장경제교육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시장경제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건호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leekh@hankyung.com




한국의 반시장적 국민정서의 원인규명


-한국과 중국의 시장경제교육 비교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반(反)시장적 국민정서를 해소하지 않고는 한국경제의 재도약이 어렵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반시장적 국민정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주장이 다르다. △잘못된 시장경제교육 △1970~80년대 정부주도 경제발전 과정에서 정부개입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역사적 요인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결과적 평등을 중시하는 문화적 요인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드러난 일부 기업의 불법적 사례로 인한 기업 내부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소년의 경제인식에 영향을 미쳤을 원인들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의 전경련에서 2003년 10월 실시했던 '초♥중♥고등학생 경제마인드' 설문조사와 같은 문항으로 중국 상하이의 초♥중♥고교생 414명을 대상으로 2005년 1월 설문조사를 했다.


경제발전의 가장 중요한 주체를 묻는 질문에 '기업'을 꼽은 중국 학생은 47%로 절반에 가까웠다. '정부'가 가장 중요한 주체라고 대답한 중국 학생은 28.1%에 그쳤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의 학생 434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2003년 10월)에서는 같은 질문에 정부라는 응답이 32.7%로,기업이라는 응답(22.6%)보다 훨씬 많았다.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중국 학생들은 조사대상의 19.4%가 '높다'고 답했지만 한국 학생은 13%에 불과했다. 특히 기업에 대한 불신이 한국은 초등학교 때 33.7%에서 고등학교 때 62.7%로 높아진 반면,중국은 같은 기간 52.4%에서 40.3%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기업의 목적에 대해 중국 학생들은 △이익증대(47.2%) △사회 기여(28.1%) △일자리 창출(15.0%) △소비자에 대한 봉사(9.7%) 순으로 꼽았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은 사회 기여(38.5%)와 이익증대(39.2%)의 응답비율이 비슷했다.


한국의 학생들이 중국보다 더 반시장적인 경제관을 갖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한국에서는 초♥중♥고교 전 과정에서 시장경제 작동원리의 기본개념부터 차츰 복잡한 개념으로 반복적으로 학습하지 않고 있다. 현행 제7차 교육과정의 경제교과는 중학교 1,2학년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사회 11개 선택과목 중 4과목을 선택하도록 돼 있는데,2005년 수능시험에서 경제교과를 선택한 학생의 비중은 8.5%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의 학생들은 사회주의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의 필수과정에서 시장경제 요소를 중점적으로 학습하고 있다.


둘째,경제교과서의 내용 측면에서 한국은 "기업이 사회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분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원래 목적이 이윤극대화라는 사실이 잘 인식되지 못하고,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지나치게 강조돼 교육되고 있다. 예컨대 디딤돌에서 발간한 사회교과(오경섭 외)는 "자유경쟁으로 인해 자본가들은 쉽게 부를 축적하였지만 임금노동자들은 더욱 가난하게 되었다(57쪽)"라고 기술하는 등 시장경제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청소년들은 교과 과정을 통해 기업의 본질과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배우고 있다. 중국 인민출판사가 발간한 경제교과서는 "시장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스스로 사람과 재화를 필요한 범위 내에서 조절하여 분배한다. 그래서 시장경제는 사회화된 상품경제이고,기초적 자원배분기능을 한다"고 긍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셋째,한국의 학생들이 중국보다 대기업과 재벌기업에 대해 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언론매체의 역할과 학교 경제교육의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현상이다. 양국 모두 각 경제주체에 대한 이미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언론매체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학생들이 중국보다 대기업과 재벌기업에 대해 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중국보다 언론매체의 영향은 높고 학교 선생님의 영향은 낮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분석 결과를 종합할 때 한국의 시장경제교육 문제점은 형식적인 면에서 초♥중♥고교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자세히 반복해 학습하지 않고,내용적인 면에서는 기업의 본질에 대해 교과과정에서 학습이 부족해 학교의 경제교육이 취약하고,언론매체의 영향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반시장적 국민정서 해소에 관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교육과정에서 초♥중♥고교 과정에서 경제에 대한 지면 분량을 늘려 복잡한 개념을 반복 학습하고,현재 선택과목인 경제교과서를 필수과정에 포함시켜 시장경제 요소를 중점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경제교과서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부문은 수정하고,기업의 본질과 활동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이윤에 대해 교과과정에서 잘 학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시장경제교육에 언론매체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언론매체 스스로가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고 노력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언론매체의 압도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균형적인 관계를 위해 학교에서의 시장경제교육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시장경제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건호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