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거래 막아야 도용 문제 근절

한국에서 온라인게임의 성공을 위해 도입된 아이템 현금거래라는 '독약'은 명의 도용뿐만 아니라 해킹,사기 등 추가적인 범죄까지 誘發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템 현금거래 중 95%가 해킹에 의한 것이라는 경찰의 발표나 사이버 범죄의 절반이 게임 아이템 현금 거래에서 발생했다는 사이버범죄수사대의 조사 결과만 봐도 이런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아이템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킹이나 사기 등 범죄행위에는 모두 도용된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이 사용됐다.

나도 모르게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사라진 다음에 남는 건 도용당한 사람들의 이름과 주민번호뿐이다.

그러면 아이템 거래를 根絶할 방법은 없을까.

이것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명의 도용과 사기 해킹 등의 문제를 막는 가장 빠른 길이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업체들이 누구도 선뜻 아이템 현금거래를 적극적으로 막는 장치를 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인 게이머들이 아이템에 中毒돼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템 현금거래를 중단하면 게이머들이 떨어져 나갈 테니 그런 결정을 내릴리 만무하다.

정부는 업체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공급확대도 해결 방안 될 수 있다"

해답은 의외로 게이머들로부터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월17일 인터뷰했던 리니지 성주(혈맹의 맹주)인 K씨는 "아이템을 누구나 부족함 없이 가지도록 확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이머들의 주장은 需要와 供給의 논리를 담고 있다.

공급을 갑자기 늘리면 稀少性이 떨어져 가치가 줄어들 것이란 주장이다.

아이템 현금거래가 결국 아이템의 희소성과 절대성에 있으니 문제의 원인이 됐던 부분을 없애면 된다는 논리는 일견 설득력이 있다.

중앙대학교 상경대 위정현 교수는 "최근 WOW의 성공과 캐주얼게임의 도약은 유저들이 점점 아이템 거래 일변도의 리니지류 게임에 식상해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게임업체들이 먼저 변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것을 찾게 마련인 유저들이 앞장서 다른 성향의 게임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