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시대가 열렸다.'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8년6개월 만에 바뀌었다.
버냉키 신임 FRB 의장(52)이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뒤를 이어 지난 1일 '세계의 경제대통령' 자리에 오른 것.
FRB는 미국의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곳이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가 세계의 기축통화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세계 경제에 미칠 버냉키의 영향력은 '경제대통령'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막강하다.
버냉키 FRB 체제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FRB,14차례 연속 금리 인상
그린스펀은 지난달 3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4.25%인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연 4.5%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이 회의를 끝으로 그는 18년6개월간의 임기를 마감했다.
연방기금 목표금리는 2004년 6월부터 14차례 연속 올랐다.
당시 연 1%에 불과하던 미국의 금리는 연 4.5%로 3.5%포인트나 인상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로 들어온 외국 자본이 달러화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국내 자금도 고수익을 좇아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콜금리 목표치(연 3.75%)가 미 연방기금 목표금리보다 0.75%포인트 낮아졌기 때문에 국내에 있는 돈이 달러로 바뀌어 해외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버냉키 리스크,어떻게 불식시킬 것인가
버냉키가 취임 이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의장 교체기에 나타나는 시장 불안을 불식시키는 일이다.
시장에선 이를 '버냉키 리스크'라고 부른다.
그린스펀이 1987년 8월 취임한 이후 1년간 주가와 달러 환율은 각각 17.5%,6.2% 떨어진 반면 금리는 1%포인트 올랐던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작년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1.1%로 급락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셈이다.
모건스탠리라는 증권회사의 유명한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버냉키는 준비되지 않은 면이 많고 시장의 신뢰가 그다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취임 초기의 리스크가 어느 의장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냉키의 첫 시험대는 오는 3월28일 열리는 FOMC 회의가 될 전망이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했고 주택경기의 거품 붕괴 논란이 거센 데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등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금리 인상 흐름을 끊을 것인지 주목된다.
◆FRB 민주적 운영
버냉키는 금리정책,쌍둥이 적자(경상적자와 재정적자) 해소,인플레이션 타기팅(물가목표 관리제) 도입 등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린스펀이 남겨놓은 7000억달러가 넘는 경상적자와 3000억달러의 재정적자라는 '어두운 유산'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심사다.
인플레이션 타기팅은 물가 안정을 책임지는 중앙은행이 명시적인 물가 목표치를 정해 물가가 이보다 낮을 경우 금리를 올리고 높을 경우 인하하는 일종의 자동화된 규칙을 말한다.
버냉키가 이 같은 과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선 조직 장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린스펀은 스스로 쌓아올린 권위를 바탕으로 조직을 휘어잡았다.
반면 버냉키는 좀 더 깊은 토론과 여기서 발생하는 합의(컨센서스)를 통해 조직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버냉키가 특유의 민주적 의사 결정 시스템을 도입해 이런 난관을 극복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 ====================================================================
■ 벤 버냉키 누구인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신임 의장은 조지아주에서 태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딜론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영어 철자 맞히기 대회인 '스펠링 비(spelling bee)' 주 챔피언을 차지하고 미국 대학입학 수학능력적성검사(SAT)에서 1600점 만점에 1590점을 받은 수재다.
고등학생 때 혼자 미·적분학을 공부했던 그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4년 만에 박사학위를 땄다.
학문적으로는 대공황 연구에 심취했으며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를 거쳐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과장을 지냈다.
지난해 6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에 발탁됐으며 10월 앨런 그린스펀의 후임자로 지명됐다.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8년6개월 만에 바뀌었다.
버냉키 신임 FRB 의장(52)이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뒤를 이어 지난 1일 '세계의 경제대통령' 자리에 오른 것.
FRB는 미국의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곳이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가 세계의 기축통화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세계 경제에 미칠 버냉키의 영향력은 '경제대통령'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막강하다.
버냉키 FRB 체제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FRB,14차례 연속 금리 인상
그린스펀은 지난달 3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4.25%인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연 4.5%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이 회의를 끝으로 그는 18년6개월간의 임기를 마감했다.
연방기금 목표금리는 2004년 6월부터 14차례 연속 올랐다.
당시 연 1%에 불과하던 미국의 금리는 연 4.5%로 3.5%포인트나 인상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로 들어온 외국 자본이 달러화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국내 자금도 고수익을 좇아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콜금리 목표치(연 3.75%)가 미 연방기금 목표금리보다 0.75%포인트 낮아졌기 때문에 국내에 있는 돈이 달러로 바뀌어 해외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버냉키 리스크,어떻게 불식시킬 것인가
버냉키가 취임 이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의장 교체기에 나타나는 시장 불안을 불식시키는 일이다.
시장에선 이를 '버냉키 리스크'라고 부른다.
그린스펀이 1987년 8월 취임한 이후 1년간 주가와 달러 환율은 각각 17.5%,6.2% 떨어진 반면 금리는 1%포인트 올랐던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작년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1.1%로 급락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셈이다.
모건스탠리라는 증권회사의 유명한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버냉키는 준비되지 않은 면이 많고 시장의 신뢰가 그다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취임 초기의 리스크가 어느 의장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냉키의 첫 시험대는 오는 3월28일 열리는 FOMC 회의가 될 전망이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했고 주택경기의 거품 붕괴 논란이 거센 데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등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금리 인상 흐름을 끊을 것인지 주목된다.
◆FRB 민주적 운영
버냉키는 금리정책,쌍둥이 적자(경상적자와 재정적자) 해소,인플레이션 타기팅(물가목표 관리제) 도입 등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린스펀이 남겨놓은 7000억달러가 넘는 경상적자와 3000억달러의 재정적자라는 '어두운 유산'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심사다.
인플레이션 타기팅은 물가 안정을 책임지는 중앙은행이 명시적인 물가 목표치를 정해 물가가 이보다 낮을 경우 금리를 올리고 높을 경우 인하하는 일종의 자동화된 규칙을 말한다.
버냉키가 이 같은 과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선 조직 장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린스펀은 스스로 쌓아올린 권위를 바탕으로 조직을 휘어잡았다.
반면 버냉키는 좀 더 깊은 토론과 여기서 발생하는 합의(컨센서스)를 통해 조직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버냉키가 특유의 민주적 의사 결정 시스템을 도입해 이런 난관을 극복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 ====================================================================
■ 벤 버냉키 누구인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신임 의장은 조지아주에서 태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딜론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영어 철자 맞히기 대회인 '스펠링 비(spelling bee)' 주 챔피언을 차지하고 미국 대학입학 수학능력적성검사(SAT)에서 1600점 만점에 1590점을 받은 수재다.
고등학생 때 혼자 미·적분학을 공부했던 그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4년 만에 박사학위를 땄다.
학문적으로는 대공황 연구에 심취했으며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를 거쳐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과장을 지냈다.
지난해 6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에 발탁됐으며 10월 앨런 그린스펀의 후임자로 지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