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 문제로 국제사회가 시끄럽다.

이란이 핵 연료 연구를 재개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EU3'(유럽연합의 핵심인 영국 프랑스 독일)는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며 강경대응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경우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가 능사는 아니다"며 안보리 회부에 반대하고 있다.

이란 핵 문제는 북핵 문제와 닮은꼴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이란 핵 사태의 원인은 무엇인지,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최근 Q&A 형식으로 보도했다.

알기 쉽게 정리된 글이어서 생글독자에게 소개한다.

Q:이란 핵 문제는 왜 불거졌나.

A: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18년간 숨겨왔다고 2003년 밝혔다.

이란 핵문제는 여기서 비롯됐다.

서방 국가들은 이란에 대해 핵 농축 프로그램을 '영구 동결'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했을뿐만 아니라 '임시 동결' 조치마저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서방국가들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이란을 안보리에 회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그러나 "현재 NPT를 준수하고 있으며 이 조약에 따라 IAEA 사찰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Q:이란의 핵 연구 재개가 의미하는 것은.

A:이란은 지난 2년간 핵 연구를 자발적으로 중단했으나 앞으로 이것이 재개된다는 것이다.

IAEA는 이란이 나탄즈 핵시설에서 '소규모' 우라늄 농축 재개를 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서방 국가들과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Q:서방국가들이 이란의 핵 연구 재개를 우려하는 이유는.

A:이란이 비밀리에 핵폭탄을 개발하거나 적어도 핵폭탄 제조 능력을 갖게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방국가들은 이란을 믿지 않고 있다.

Q:이란은 왜 독자적인 우라늄 농축을 고집하나.

A:농축 우라늄은 핵 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된다.

이란은 에너지 다변화를 위해 농축 우라늄을 직접 생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입김에 휘둘릴 수 있는 다른 나라를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마후므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UN 연설에서 "이란의 핵 에너지 생산권은 절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고 말했다.

이란 의회도 "만약 이란 핵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될 경우 IAEA 사찰을 거부하겠다"고 결정한 상태다.

Q:안보리가 이란을 제재할까.

A:아직은 명확하지 않다.

IAEA가 이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할지 조차도 현재로선 분명치 않다.

비토(거부권)세력인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과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구입하고 있고 러시아는 이란의 핵 발전소 건설을 돕고 있으며 향후 핵 연료를 공급할 예정이다.

Q: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생각이 있을까.

A:이란은 핵무기 개발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이 언젠가 핵무기를 만들 의도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란이 일단 핵무기 개발 능력만 확보한 뒤 실제 개발은 뒤로 미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Q:농축 문제가 왜 중요한가.

A:NPT에 따르면 어떤 국가든 IAEA의 사찰 아래 핵 연료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는 그렇게 하지 않고 엄격한 규제 속에서 일부 국가에서 농축 우라늄을 수입하고 있다.

핵심은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기술이 핵무기를 만드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서방국가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기술을 확보한 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실제 핵무기를 만드는 데는 5~6년은 족히 걸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Q:NPT란?

A:1968년 체결된 핵확산금지조약이다.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 등 5대 핵 강국을 제외한 제3자의 핵무기 보유를 금지하는 것이 이 조약의 골자다.

단 IAEA의 사찰을 받을 경우 평화적 목적의 핵 에너지 개발은 허용된다.

핵 강국들도 향후 핵무기를 없애나가기로 약속했지만 이 같은 약속은 실제 실현되지 않고 있다.

또 핵무기 개발 능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인도,파키스탄은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북한은 NPT에서 탈퇴해 현재 핵무기를 보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주용석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hohoboy@hankyung.com